해상에서 표류하는 민간인 사살행위는 패륜적인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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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년은 그 어느 때보다 남북관계가 악화된 것처럼 느낍니다. 작년 4월 김정은 자신이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사대근성, 외세의존,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하지 말고 제정신 가지고 제가 할 소리를 하는 당사자가 되라”고 공박하더니 금년 6월에는 노동당의 고위 상층 간부들 즉 김여정, 김영철 등이 직접 나서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상소리와 막말로 문재인 대통령과 남한당국 최고위 간부들을 비난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가 하면, “1200만 장의 대남용 삐라를 인쇄해 놓았다”느니 “최전방 30여 곳에 대남확성기 방송장비를 재설치했다”느니 전례 없는 군사적 위협을 가하면서 남북한에 설치됐던 여러 통신선을 일거에 차단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25일 남한의 청와대가 지난 9월 8일과 9월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에 교환된 서신을 공개했습니다.

9월 8일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김정은에게 보낸 편지에는 지난 9월 초 태풍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에 대해 걱정하면서 현지를 방문하여 수해복구사업을 현지지도한 김정은의 행동을 높이 평가하며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재난의 현장들을 직접 찾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로하고 피해복구를 가장 앞장서서 헤쳐 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깊은 공감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무너진 집은 새로 지으면 되고 끊어진 다리는 다시 잇고 쓰러진 벼는 일으켜 세우면 되지만 사람의 목숨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런 문재인 대통령의 편지에 대해 9월 12일 김정은은 이렇게 답하고 있습니다. “오래간만에 나에게 와 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 넘치는 진심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낍니다.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겠습니다. 나 역시 이 기회를 통해 대통령께와 남녘의 동포들에게 가식 없는 진심을 전해 드립니다.”

당 간부 여러분! 위에서 인용한 9월 8일 문재인 대통령의 편지와 이에 답한 9월 12일 김정은 답신을 보면서 지난 6월 이후 격화되었던 남북 간의 긴장상태 속에서도 ‘최고 통수권자인 문재인- 김정은 간에는 상호 개인적 신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구나. 마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처럼 개인적인 신뢰가 유지되어있고 이것이 그 어떤 긴급사태가 발생하면 문재인-김정은 간의 통신을 이용하여 어느 정도 완화, 복귀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었구나’ 하는 일종의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서신이 가고 온지 10여일 만인 지난 9월 22일 우리들 일반 인민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잔혹하고 패륜적인, 민간인에 대한 사살과 시체소각 사건이 북한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여러분도 이미 들어 알고 있을 줄 압니다만 남한의 서해 어업지도선에 승선하여 임무수행 중에 있던 공무원 1명이 실족에 의했던, 자진 월북을 시도했던지간에 바다 속에 추락하여 부유물에 의지하여 표류하다 9월 22일 오후 3시 30분경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 즉 등산곳 연안 NLL(북방한계선) 4~5km내 북측수역으로 떠내려 왔는데, 이를 북한 어로부업선이 발견하고 인민군 해군 경비정에게 알렸지만, 북한 해군은 이 표류한 남한사람을 구제하기는커녕 해상의 부유물에 의지하여 바다에 떠있는 비무장한 이 사람을 밧줄로 묶고 해상에 그대로 놔둔 채 신문을 하며 6시간이나 끌고 다니다가, 밤 9시 40분경 10여발의 총격으로 사살하고 그 시체를 40여 분간 해상에서 불태워 버렸다고 하니 이런 패륜적 비인간적 만행이 어디 있습니까? 도대체 비무장 민간인, 30여 시간 표류하다 기진맥진한 그 사람에게 몇 마디 신문하고 도망갈 것 같아 쏘아죽이고 방역을 이유로 시신을 불태워 버렸다? 이런 변명을 믿으라는 것입니까?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여러분 당 최고 수뇌부는 그 책임을 인민군 대위급 경비정장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남한 당국은 부업선이 발견하고 인민군 해군에게 알리고 경비정이 와서 신문하고 그 사실을 다시 상부에 보고하고 난 후 6시간 후에 상부의 답을 듣고 사살하고 시체를 태워버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도 불과 4~5km떨어진 전방에서 주고받는 전신 전화쯤은 언제나 상대방이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왜 이 엄연한, 천인공노할 만행을 일개 경비정 장에게 전가하며 김정은은 미안해하고 있다느니 변명하는가? 이에 더하여 “남한 당국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요구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을 쓴다고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 당 간부 여러분은 이런 통전부의 통지문이 옳은 답변이라고 생각합니까?

김일성도 이런 식으로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1972년 11월, 1968년에 벌어진 1·21사건이 지난지 4년이 되던 해이지만 김일성은 남한정부에게 “그것은 인민무력부장 김창봉, 총참모장 최광, 총정치국장 허봉학, 정찰총국장 김정태, 이 4명이 저지른 맹동주의 만행이라고 명백히 밝히고 철직시켰다고 말하며 “박정희 대통령께 사죄함을 전해달라”고 정중하게 직접 사죄했습니다. 1976년 김정일이 판문점에서 도끼만행사건을 저질렀을 때 4일 후 김일성은 인민군 총사령간의 명의로 유엔군사령관 앞으로 정중하게 유감, 사죄서신을 보냈습니다.

여러분 당이 저지른 이 만행은 이미 전 세계, 자유애호국가와 수많은 세계인권단체 특히 유엔사무총장까지 나서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반인권적 잔악행위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당 수뇌부는 악령에 지배받는 집단이 아니냐? 머릿속이 악독한 영혼에 의해 지배받는 사교집단 같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번 북방한계선 넘어 표류한 비무장 민간인, 기진맥진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쇠약한 민간인을 배위로 끌어올려 신문한 것도 아니고, 해상에 밧줄로 묶고 6시간이나 끌고 다니다 사살하고 시체를 불태워 버린 이 잔악하고 패륜적 만행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악령이 지배하는 집단이란 말을 듣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행위는 여러분 당에게 더없이 불명예스러운 일이고 두고두고 세계인권단체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에 생명권 침해자라는 최악의 범죄자로 고발될 것임은 불문가지임을 지적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