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당 간부 여러분들 중에는 수해복구 사업에 동원되어 구슬땀을 흘리며 돌격전을 전개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 들리는 소식은 검덕광산을 비롯한 수많은 광산과 탄광이 수몰되었거나 그 깊은 갱도에 차 있는 물을 퍼내지 못해 지하자원생산이 중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때문에 그동안 국제경제제재를 뚫고 밀수출로 얼마간의 외화를 벌어들이던 것 마저 중단되어 전례 없는 외화위기, 식량위기에 처했다고 하니 현재 추진 중인 수해복구 자재나 자금이 제대로 돌아갈지 의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동원된 돌격대원들의 노동 강도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 간부 여러분! 지난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전후에 당의 규제와 사상사업이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야밤에 등장한 괴물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탑재미사일, 각종 대구경방사포, 전차, 장갑차들의 사열행렬을 보고 난 후 더욱더 병진노선에서의 경제건설이 얼마나 추진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로동신문과 근로자 공동사설이나 정론은 “지정학적 및 전략적 지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으며 자주 정신과 자립적 경제력, 자위적 국방력과 민족인재양성을 기본으로 하는 자체의 튼튼한 발전 잠재력을 다져놓았다”고 하면서 당이 결정한 인민생활향상이라는 당의 첫째 과제는 반드시 실현할 수 있다고 주창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자신에 찬 큰소리를 하면서도 당 기관지 로동신문, 근로자는 전례 없이 정치적 생명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모든 당 조직과 당일꾼들이 사람들의 정치적 생명과 관련된 문제들을 친 혈육의 생사문제, 운명문제로 간주하고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는데 선차적인 힘을 넣고 있다. 경솔하고 초당적인 언행과 직권남용으로 사람들의 정치적 운명을 농락하고 치적 쌓기를 하려드는 사소한 경향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으신다. 학습과 사상전을 최대의 무기로 틀어쥐고 전당에 당 생활강화의 된 바람을 일으키시는 김정은 위원장의 영도는 모든 일꾼들과 당원들이 인민에 대한 멸사복무를 한생의 목적과 보람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김정은의 지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대꾸해서는 안 된다. 그가 말한 것은 바로 절대 수행해야 할 진리이고 명령이니 제멋대로 지시사업을 해석하지 말고 단어 한마디 한마디를 그대로 실천하라! 만약 제멋대로 해석하고 제멋대로 해결방법을 제시한다면 장성택처럼 된다’는 얘기지요.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미 수십 년 동안 10대원칙의 계명을 지켜온 사람들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한 가지 묻겠습니다. “김정일, 김정은의 지시대로 그의 교시를 한마디도 어기지 않고 주어진 과업을 해결하려 했더니 그대로 되었습니까?” 로동신문과 근로자, 공동사설 10월 3일 자는 “역사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원자탄은 결코 당과 인민을 갈라놓을 수 없지만 당 안에서 서식하는 제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는 당으로부터 인민을 떼 내어 버린다. 김정은 위원장은 당 안에서 인민위에 군림하여 호령하고 해를 끼치는 세도군과 관료주의자, 반인민적 부패분자들이 발붙일 자리가 없으며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소한 요소도 절대 용납되지 않고 있다. 온갖 반인민적 행위들의 사소한 싹도 제대로 장악하여 끝까지 추적하고 뿌리채 소탕해버리기 위한 맹렬한 공세전을 벌리고 있다”고 했는데 과연 이런 김정은의 언명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국가가, 아니 당이 보내준 자재와 자금가지고 수해복구사업을 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현지에서 조달하여 실시 중에 있습니까? 인민군 병사들은 군이 보유하고 있는 기자재를 동원하여 브로크 벽돌도 찍고 필요한 모래도 운반하고 군 자동차, 윤전기, 불도저, 포크레인 가지고 작업하고 있지만 지금 당 간부 여러분은 어디서 누가 보내주는 자재와 식량가지고 돌격전을 전개하고 있습니까? 모든 것이 자체해결이 아닙니까? 그러니 자신의 육체적 노동이외 자본이 없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무슨 관료주의니 세도니가 문제되는 것입니까?
이 방송을 하면서 2018년 7월 17일 김정은 위원장이 함경도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내각성원과 노동당 간부들의 사업태도를 강력히 비판했던 일을 회상해 봅니다. 당시 김정은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벼르고 벼르다 오늘 직접 나와 보니 말이 안 나온다. 내각이 국가경제사업의 중심을 바로 쥐지 못하고 있다. 내각에 맡겨 놓아서는 대(代)가 바뀌어도 결말을 보지 못할 것 같다. 내각의 책임일꾼들이 언제(댐) 건설장에 최근 몇 해간 한번도 나와 보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고 대단히 격노했다. 도대체 발전소 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건설현장의 노력과 자재가 보장되지 않아 건설이 중단되다시피 되었는데 왜 이지경이 되도록 내각이 대책을 세우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현장에 나와 보지 않으니 실태를 파악할 수 없고 실태를 모르니 대책을 세울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내각 책임일꾼들은 도에만 방임해 높고 전혀 관심을 돌리지 않고 있다. 더더욱 괘씸한 것은 나라의 경제를 책임진 일꾼들이 발전소 건설현장이나 언제(댐) 건설현장에는 한 번도 나와 보지 않으면서도 어느 발전소가 완공되었다고 하면 준공식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얼굴을 들이미는 뻔뻔스러운 행태이다“
당 간부 여러분! 얼핏 듣기에는 내각성원의 한탕주의를 비판한 듯이 들립니다. 그러나 한발자국 나아가 현실을 들여다보면, 내각성원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수 있지요.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인력공급이 불가능한 처지에서 김정은의 명령에 따라 발전소건설에 착수했으니 무슨 면목으로 무얼 가지고 건설현장에 갈 수 있겠습니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고 당의 일방적 결정으로 착수했으니 당연히 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가지 않는 것입니다. 내각의 전문가들은 무엇을 건설한다고 하면 당연히 설계, 자금, 자재, 인력, 수송수단, 주위에 미칠 영향 등등을 고려하여 건설계획을 세우는데 당은 그렇지 않지요. 입만 있을 따름입니다. 이렇게 하라는 명령뿐입니다. 정치적 생명가지고 건설 사업이 수행되겠습니까? 이제는 당 간부 여러분도 인민경제생활 향상이 안 되는 근본적 이유를 캐물어 봐야 합니다. 저 엄청난 군사력을 증강하는데 얼마의 돈이 들었는가? 저것을 본 자유애호국가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줄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자력갱생으로 인민생활향상이 가능한가? 지금이야말로 당 간부 여러분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할 때임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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