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로 가득 찬 김정은의 당창건기념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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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0월 10일 당창건 76주년을 기해 한 김정은의 기념강연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기에 맞게 당 사업을 더욱 개선 강화하자”와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한 그의 기념연설을 면밀히 분석 검토해보고 느낀 본 방송자의 소감을 솔직히 전하겠습니다.

한마디로 그간 여러분 당이 그처럼 강조한 ‘인민대중 제1주의’니 ‘위민이천’이니 하는 말은 8차 당대회에서 결의한 “북한인민대중의 고혈을 짜고 그것으로 김정은 세습절대 왕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핵미사일 개발에 쏟아 붓겠다”는 선언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명령하는 것은 진리이니 무조건 따르라. 특히 당 간부는 죽으나 사나 뼈가 부스러지고 생명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인민대중에 대한 사상사업 그 한 가지 방법으로 만약 말을 듣지 않으면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반동사상에 오염된 자로 가차 없이 제거하는 강한 투쟁의식으로 매사에 임하라!’는 뜻 같습니다. 이것은 당에 대한 충성심, 수령에 대한 끝없는 신뢰를 표시하라는 위협의 명령으로 들립니다.

당 간부 여러분! “새로운 발전기에 맞게 당 사업을 더욱 개선 강화하라”를 읽으면 어느 항목에도 새로운 발전기에 맞는 새롭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은 연설 첫 머리에 “온 사회를 주체사상할 데 대한 당의 강령은 만고불멸의 대명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이 귀에 못이 배길 정도로 듣고 되뇌고 있는 ‘주체사상의 원리’란 무엇입니까? “역사발전을 추동하는 힘은 인민대중이다. 그러니 인민대중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고 인민대중의 힘을 발동시키도록 하자”라는 사상입니까? 아니면 “인민대중은 스스로 역사발전을 추동할 수 있는 의지도 능력도 없으니 수령이 제시한 투쟁과업수행에 무조건 따라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까? “인민은 역사의 주인이다, 역사추동의 힘은 인민들로부터 나온다. 그러니 인민대중제1주의를 위해 투쟁한다”고 하면서 그 본체는 수령의 유일적령도체계, 수령절대주의, 수령의 우상화로 당 체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자체를 김씨 일가의 절대 권력에 복종하는, 봉건적 왕조 건설을 위한 지배논리가 바로 주체사상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 낡은 주술과 같은 주체사상의 생활화로 21세기 새로운 첨단과학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얘기입니다. 과연 가능하겠습니까?

김정은은 “새로운 계승기, 발전기에 혁명의 참모부, 향도적 력량을 강화하고 당 건설 사업을 심화하기 위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재정비했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김일성-김정일 주의로 인민대중의 먹는 문제, 입는 문제, 들어가 살 수 있는 주택문제, 인민대중의 일상생활의 그 어떤 부분이 해결되고 풍부화 되었습니까? 김정은의 연설 서두에 수령인 김일성이 1948년 8월 중앙당학교 1년제 첫 졸업생들에게 써준 친필이 “인민을 떠난, 인민과 이탈되고 인민에 의지하지 않는 당과 국가사업이란 있을 수 없다”라고 했는데 과연 여러분 당은 인민에 의지하여 인민이 생산한 막대한 재부를 탈취하는데는 전력하면서도 과연 인민을 위해 얼마만큼 썼습니까? 6.25 남침으로 수백만 명 민족의 생명과 천문학적인 민족 재산을 소실 시킨 전쟁이 과연 인민을 위해 했다는 말입니까? 휴전 후 수십억 달러 사회주의 국가의 지원을 받아 전후복구사업을 전개한다고 하면서 당중앙위원회 위원들의 반대를 테러로 진압하고 중공업우선정책을 감행하여 인민의 먹는 문제하나도 풀지 못하였고 제4차 당대회 이후에는 7개년 인민경제계획을 제 기간에 수행할 수 없어 3년간이나 연장하면서 4대 군사노선을 추진했는데 이것도 인민을 위해 한 일이었습니까? 1970년 제5차 당대회는 30년간 지켜온 당의 민주주의 중앙집권제를 무시하고 자기의 장남 김정일에게 권력세습을 강행함으로써 전 세계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의 조롱꺼리가 된 것도 인민을 위한 조치였습니까? 오늘의 김정은 세습도 인민을 위해 취했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김정은 집권 10년 동안 당 간부 여러분도 누구도 경험한 바 없는 가혹하고 철두철미한 인민대중 총동원 체제가 확립되었다고 인정할 겁니다. 이른바 국방건설과 경제건설을 병진시킨다는 명분하에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온전시키면서 핵·미사일, 대량살상병기생산에 온 경제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이런 김정은의 병진정책과 경제적 착취 하에서도 생존하기 위해 인민대중은 거리의 한 구석에 뙈기밭에서 키운 남새와 집에서 만든 두부 또는 돼지고기, 물고기를 내놓고 간이 장마당을 만들었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보안성원에게 이리 쫓기고 저리 쫓기면서 사회주의 상업과는 정면 대치되는 서적거리, 광주리 장사지만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 당은 이런 인민대중의 자연발생적인 비사회주의 경제활동을 금지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 이런 인민대중의 생존방법마저 억제하다가는 또 한 차례 고난의 행군을 면할 수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루마니아 당의 수령 차우셰스쿠 부부처럼 인민의 저항에 직면하고 급기야는 루마니아처럼 군에게 체포되어 처형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습니다.

북한 전역에 수백 개의 장마당이 생겨나고 중국의 생활필수품, 식량, 의류 등이 있는 압록강 두만강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밀려들어와 나름대로 인민대중의 일상생활이 다소간 안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코로나19 비루스라는 국제적 전염병의 침습 위험과 홍수와 태풍의 이상기후의 대재앙이 닥쳐왔습니다. 핵미사일 개발로 인한 북한에 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제재가 실시되는 와중에 일어난 이 두 가지 재앙은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인민의 경제생활을 더욱 강타하였고 피폐시키고 말았습니다.

이런 엄혹한 경제 환경에 처해있는 인민대중에게 50년 전의 천리마운동을 다시 꺼내든들 김일성, 김정일의 주체사상을 꺼내든들, 인민대중이 따라오겠습니까? ‘경제제1주의’는 반사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지 않습니까? 하부구조나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마르크스주의의 기본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사상사업으로 경제정상화를 기하자고 떠들지 말고 인민대중의 창의력, 경제생산의욕을 스스로 고취할 수 있는 물질적 자극 그리고 집단적 전체주의적 경제생산방법을 깨버리고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비사회주의, 장마당 경제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왜 이런 대담한 체제개혁을 제창하지 않고 낡은 집단주의, 전체주의를 강조합니까? 이런 김정은의 연설로 볼 때 향후 여러분 당 간부 여러분의 입장은 더욱 고단해질 것이 명백합니다. 공포가 지배하는 환경 속에서 과연 여러분의 임무수행이 온전하겠습니까? 인민대중에 대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감시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압제가 가중되면 이에 저항하는 반동, 튀어 오르는 힘도 그만큼 강해집니다. 사상성으로는 그 무엇도 해결할 수 없는 21세기 과학시대임을 알고 새 길을 택할 것을 권고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