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로동신문은 지난 9월 8일 “금수산궁전광장에서 충성의 결의대회를 마치고 태풍과 홍수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홍원군 운포노동지구, 김포노동지구, 리원군 학사대리 등에 투입되었던 1만 2,000명의 수도당원사단원들이 70여일 간의 수해복구사업을 끝내고 평양으로 돌아왔다”고 발표했습니다. “80일 전투에 참가했던 이들은 70여일 간 맡겨진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여, 불타는 맹세를 안고 떠났던 그들이 당에 대한 온 나라 인민의 다함없는 감사의 정, 보답의 마음을 가슴 가득히 안고 돌아왔다. 이 최정예 수도당원사단이야 말로 평양의 아들, 딸들이다”라고 찬양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특히 지방의 당 일꾼 주민 여러분! 여러분도 이 말에 찬동하십니까? 이 글을 읽는 해외의 북한 관찰자들 특히 구소련과 구 동유럽국가의 인민들은 지난날 자신들이 겪은 공산당 귀족들이 일반 인민에게 자비와 은총을 베푼 듯 떠들던 그 선전, 공산당이 지배하던 그때의 자신들의 모습을 회상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수도당원들 아니 평양에 살고 있는 평양사람들, 이들이야 말로 북한의 지배계급이며 붉은 귀족의 반열에 다가선 사람들이 아닙니까? 이들이 과연 함경도, 양강도, 자강도, 아니 평안북도의 산간벽지에서 하루 세 끼 옥수수와 감자로 끼니를 때우는 광산 노동자와 집단농장 농민들의 처지를 알 수 있겠습니까?
한 평생, 평양을 구경도 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이들 벽지의 주민들, 80일 전투에 자원했던 수도열성당원 특히 청년당원들이 처음 가본 그 산간벽지, 검은 얼굴에 깡마른 영양실조의 노동자 농민, 그 중에서도 노인과 어린이들을 보고 이들 수도열성당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양심 있는 당원이라면 ‘과연 노동당이 인민에게 봉사하며, 인민을 위한 정책을 전개했는가? 과연 조선로동당이 정말로 위민정치(爲民政治)를 했는가?’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해외의 북한 관찰자들은 평양시민, 수도의 열성당원은 북한의 특수계급, 붉은 귀족, 구 소련의 용어로는 ‘노멘클라투라’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 노동신문이 그처럼 ‘수도당원사단’을 높이 찬양하는가? 이들이야말로 김씨 왕조와 한뜻으로 체제옹호에 멸사봉사하는 계급성원이라고 보기 때문이지요. 그처럼 귀한 지배계급에 속한 사람들이 듣도 보도 못한 산간벽지에 가서 70일간이나 험한 육체노동을 하고 왔으니 높이 찬양하며 위로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나 반면 이들 수도당원을 바라보는 현지 주민들은 더 없이 큰 좌절감, 피지배계급으로서의 서러움과 비참한 자기지위를 통감했을 것입니다. ‘과연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계급 없는 사회를 구현했다는 우리나라에서 어쩌면 나와 평양시민 간의 이처럼 심한 계급적 차이가 있을까?’
당 간부 여러분! 금년에도 유엔총회는 북한인민의 인권문제를 주요 의안으로 채택하고 여러분 당, 특히 김정은을 비롯한 노동당 수뇌부에게 엄중한 경고를 결의했습니다. 무고한 인민들을 반당분자로 몰아 정치범수용소에 수감했다는 이유뿐만이 아닙니다. 정당한 노동의 보상없이 노예노동으로 인민대중의 고혈을 착취하고 평양지배집단의 호의호식, 음탕하고 사치스러운 최고 간부들의 특권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북한 인구의 50% 이상이 노약자와 어린이들, 식량부족으로 영양실조상태인데 전기, 수도 등 주민의 일상생활에 절대 필요한 생활여건이 무시되고 보건 위생상의 위험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외부의 북한관찰자들이 금년 1월 이후 실시한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더 이상 평양에서의 근무가 불가능하여 철수한 외국대사관 직원들과 국제기관일꾼들의 보고를 듣고 있습니다. 코로나19바이러스 방역으로 국경이 봉쇄되기 이전까지 작년까지도 평양시내 외화상점에는 고객이 줄을 서고 고급식당에서는 한 끼 식사에 수백 달러를 펑펑 쓰는 젊은 패거리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들이야 말로 당 최고 간부의 자식들이거나 당과 군과 결탁하여 무역이나 외화벌이 사업을 하고 있는 특수집단원들이라고 했습니다. 고된 노동으로 일정 수입을 얻는 보통사람으로는 엄두도 못내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한 달 월급이 미국 달러로 1달러도 안되는데 한 끼에 수십 달러 수백 달러의 진수성찬, 한 병에 수백 달러 하는 외국제 포도주와 양주를 마실 수가 있겠습니까? 이런 자들이야 말로 평양의 귀족집단, 특수계급의 인간들이 아니었겠습니까? 부정과 부패, 뇌물을 받아 호의호식하는 당과 군부의 지배집단이 누리는 향락에 피땀 흘려 일하며 배곯는 인민대중이 왜 자기의 처참한 신세를 느끼지 못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내년 초에 열기로 예정돼 있는 8차당대회의 의정을 검토했다는 제7기 21차 정치국 확대회의의 논의사항 중에 “당 사상사업부문을 개선, 강화하기 위한 해당문제들을 심의하였다”고 했습니다. 왜 지금 이 시점에 새삼스럽게 내년 초 8차당대회에서 사상사업부문을 개선, 강화해야 하는가? 그 이유는 북한인민들 속에 특히 청년 학생들 속에 반사회주의, 반 김일성김정일주의, 특히 오늘의 김정은의 반인민적 탄압 행위에 대한 반발, 의식적 저항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반 사회주의 반당, 사회주의 윤리, 도덕에 대한 저항의식이 싹트는가? 그 이유는 여러분 당이 인민을 위한 정치, 인민의 경제 문화생활 향상을 위한 정책을 무시하고 오직 세습왕조체제를 옹호사〮수하라는 반인민적 탄압과 착취를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수도당원사단이 수해지역복구사업에 동원되어 당에 대한 신뢰, 김정은의 위민정치를 널리 선전 교양시켰다고 생각하는지 모르나 여러분 당의 괴멸을 촉진하는 새로운 붉은 귀족의 실체를 인민대중에게 피부로 와닿게, 실감케 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인민대중인 이상 자신이 처한 현실에 민감하지 않은 계층은 없습니다. 평양거주 특권계급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련함, 피착취자의 서러움을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를 조성한 것입니다. 공산당의 집단주의, 전체주의가 사상 유례 없는 노예노동을 강요하였음을 다시 한 번 80일 전투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인민경제를 위한 5개년 계획이 아니라 군수공업, 핵·미사일개발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위해 인민대중의 노동력을 착취한 결과가 바로 금년이 대재앙, 태풍과 홍수로 인한 수재였음을 다시 한 번 인민대중에게 입증하였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해외 북한관찰자들은 금년에 입은 북한의 수재를 보면서 과연 8차당대회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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