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엊그제 즉 5월 3일 일요일 오전 7시 41분 경 휴전선 내 한국군 GP초소에 북한군이 수차례 총격도발을 자행했습니다. 강원도 화살머리고지 근방 한국군 초소에는 4발의 총탄 흔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군 측은 교전지시훈련에 따라 경고방송을 한 후 두 차례 경고사격으로 대응했습니다. 이 총격사건 후 한국군은 북한군과 연결된 통신망을 통해 이 사실을 통고하고 자초지종을 해명할 것과 재발방지를 요구했는데 아직 북측의 회답이 없다고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과 이어 남북 양측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문서는 말 그대로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상태를 끝내고 신뢰의 바탕위에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자는 획기적인 문서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하고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 제1항은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해소로 이어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기술하고 “남과 북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백히 밝혔습니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의 1조 1항은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라고 기술했고 1조 2항에는 “지상에서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km안에서 포병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고 규정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솔직히 얘기해봅시다. 이번 총격사건은 우발적 사건입니까? 아니면 김정은의 명령에 의해 자행된 계획적 도발입니까? 남한 국민은 5년 전 북한군이 휴전선 내 한국군지역에 목함지뢰를 매설했던 도발사건을 회상합니다. 도대체 김정은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총격사건을 일으키는가? 1년에 4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위협해도 미국이나 자유세계가 대북제재를 완화시킬 생각을 하지 않으니 이제는 휴전선에서 직접 대남 무력도발로 위협해보자는 것입니까? 지난 4월 14일 이후 보름이상 공식행사를, 특히 4.15 이른바 태양절에도 할아버지 김일성의 묘소를 참배하지 않아 김정은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이 나오면서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하여 그 보복으로 자행한 도발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정치공학적 논리로 보면 독재자에 대한 국민의 비난이 고조될 때, 독재자는 이들의 불평불만을 완화 또 억제시키는 방법으로 그들의 불평불만을 국외로 분출시키는 방법을 사용해왔는데, 김정은도 비슷한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닌가 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들 외부관찰자의 눈에는 지금 북한의 군부와 당내 엘리트 간부들 또는 대학을 비롯한 각계 지식인들의 불평불만이 날이 갈수록 누적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을 떠받드는 북한 군부의 입장에서는 탄도미사일이나 핵개발에는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하더라도, 통상 병기부분에서는 날이 갈수록 남한의 군사력에 비해 열세현상이 급속히 증대되고 있다는데 우려하고 있습니다. 항공유 수입이 제한되어 전투조종사들의 비행훈련도 제대로 못하는 형편이 아닙니까? 일반 병사의 경우 식량공급이 제대로 안되어 가까운 협동농장에서 식량을 훔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장교들에 대해서도 하루 한 끼 식량이 공급될 형편이라니 군부의 불평불만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지요. 코로나19로 인해 장마당의 거래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 위원장도 통치자금이 급속히 줄다보니 당 간부, 군 간부에게 주던 선물도 줄일 수밖에 없겠지요.
이런 국내현실을 감안할 때 휴전선의 긴장고조는 당·군 간부나 인민에게, 허리띠를 졸라 매고 이 어려운 형편을 참도록 통제하는 좋은 명분이 될 것입니다. 한편 외부세계,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동맹국인 한국과 주한미군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를 계속 미룰 경우 155마일 한반도 휴전선에서 군사도발을 자행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남한의 문재인 정권으로 하여금 제재완화요구를 더욱 강하게 제기하는 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까?
대통령 재선을 위한 선거전에 열중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하겠다는 위협은 아닌가라는 관측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번 총격사건이 김정은이 계획적으로 자행한 것이던,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던 관계없이 김정은 정권에겐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당장 남한 내의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북제재완화를 떠들던 여론이 일거에 잠잠해졌습니다. 언제 북한이 약속을 지킨 적이 있는가? 문재인 정권이 판문점선언이다, 평양선언이다, 군사합의서다, 하면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가능한 듯이 주장했지만 1950년 6월 무력 남침 후 지난 70여 년간 한 번도 침략을 포기하지 않았던 북한정권의 정체가 다시 한 번 드러난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 지역에 대한 미군의 증강구실을 제공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김정은의 행태로 보아 ‘지금까지 실시해온 제재조치를 완화할 수 있겠는가’ 라는 국제여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9월 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는 여러분에게 유리한 합의서입니다. 그런데 자신들에 유리한 합의서를 스스로 뭉개버리는 우를 범해서야 어떻게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조치를 진일보, 옮겨놓을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탄도미사일발사를 뻔질나게 한들 그것으로 미국과 한국의 연합전력과 견줄 수 있겠습니까? 아니 남한의 통상전력과 북한의 통상전력만을 비교한다면 북한군 전력의 열세는 너무나 명백합니다. 만약 휴전선 상에서 무력도발을 자행한다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한미 연합군의 자세입니다. 더 이상 무모한 무력도발로 한미연합군을 위협한들 먹혀들지 않을 것이고 여러분 당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제재 뿐 아니라 군사적 제재로 확대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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