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선전선동사업 강화가 경제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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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히 지난 달 3월 28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되었던 제1차 선전부문강습회에 참가했던 선전선동부문 일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로동신문 보도를 보면 여러분 당 역사상 처음 개최된, 이 사상부문 일꾼 강습회엔 “도·시·군 당과 그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당 중앙위원회 조직부, 선전선동부 일꾼들, 각 성·중앙기관 당 책임일꾼들과 기관·공장·기업소·협동농장의 선전일꾼들, 혁명사적부문 일꾼들, 당 중앙위원회 해당부서 일꾼들이 참가했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중앙당 부서로부터 말단 초급단체의 사상·선전관련 일꾼들을 모두 불러다 놓고 자력갱생하의 엄중한 경제 건설과 생산과제를 실현하는데 북한인민 모두가 경제적 고통을 무릅쓰고 당 수뇌부의 지시, 명령 관철에 따르도록 정신적 자극을 강화시키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이 이 강습회였다고 평가됩니다.

본 방송담당자의 관심은 이 강습회에 보냈다는 김정은의 편지 “형식주의를 타파하고 당 사상사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데 대하여”, 여기에 있었습니다. 보고자 리일환 정치위원은 “혁명발전의 새로운 요구에 맞게 당 사상사업에서 혁신을 일으킴으로써 우리식 사회주의의 불가항력적인 일심단결을 백배하고 인민의 혁명열, 투쟁열, 창조열을 더욱 고조시켜 사회주의의 승리적 진전을 다그쳐 나가자는데 이번 강습회를 소집한 이 강습회를 소집한 당 중앙의 의도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말을 바꾸면 “코로나19비루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 현재 폐쇄한 국경선은 향후 상당기간 전반적인 개방이 불가능하고 벌써 몇 년째 계속되는 국제적인 대북제재가 해결될 기미가 없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자력갱생 방법으로 식량증산과 경제건설과 생산을 추진할 수밖에 없으니 마른 수건을 다시 짜듯 인민대중의 정신력을 자극하여 생산여력을 짜내는데 전력하라”고 지시한 것이 이번 강습회의 목적이라는 얘기지요.

당 간부 여러분! 지난 70여 년간 여러분 당은 끊임없이 인민대중에 대한 사상교양사업, 선전선동 사업을 실시해왔습니다. 1945년 10월 김일성이 북조선 공산당 창당을 선언할 때부터 소련 공산당의 사상·문화·선전·선동방식을 그대로 모방하여 계급 교양, 사회주의적 애국심교양, 특히 수령에 대한 절대복종교양 등 공산당 1당 독재체제의 건설과 강화를 위한 사상교양사업을 전개해왔습니다. 그러니까 공산당의 전통적인 이 사상교양사업이라는 관점에서는 김일성 시대, 김정일 시대 그리고 오늘의 김정은 시대에 목적 자체가 바뀔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문제는 지난 70여 년간의 여러분 당사를 보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신봉하는 공산당 본래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반 마르크스주의적, 반공산주의적인 사상과 이데올로기 체계로 바뀌다 보니 이에 상응하는 이론 개발이 필요했고, 이 변화된 반 마르크스적 반사회주의적 현상을 사회주의이론으로 덮어 이론화하여 인민대중을 교육하자니 상호 모순되는 논리를 새로이 조합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로동당 자체를 김씨 일가의 세습적, 봉건 왕조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면서 이를 공산주의, 사회주의 이론에 접목시켜 인민대중을 교양시키자니 스스로 논리적 모순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만들어낸 것이 이른바 ‘주체사상에 의거한 사회주의 건설이론’이 아닙니까?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이 보낸 편지에는 “사상의 위력, 선전선동의 위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혁명의 전진을 가속화해나가는 우리 당의 투쟁방식은 어제도 오늘도 일관한다”고 했습니다. 간부 여러분은 이 주장에 동의합니까? 김정은의 말대로 형식주의를 타파하고 당 사상사업을 혁신하면 북한인민들이 주제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신심을 바쳐 궐기하며 김정은과 김씨 세습왕조 수호에 벌떼처럼 달라붙으리라 생각합니까?

선전선동부문일꾼 여러분! 여러분이 건설현장과 협동농장에 나가 붉은기를 흔들며 목청껏 생산 투쟁을 호소할 때 현장에 동원된 근로대중, 협동농장 농민들이 적극 호응해 나섰습니까? 근로대중의 반응은 냉랭할 뿐만 아니라 조소와 비웃음으로 응할 뿐입니다. 왜 그런가? 주체사회주의 건설이론은 이미 거짓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민대중제1주의는 주체사회주의 건설로는 부지하세월입니다. 인민대중에게 차례지는 것은 가혹한 노동, 빈곤과 굶주림뿐임을 인민대중은 정확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비루스의 감염을 극복하며 경제건설과 생산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은 UN의 세계보건기구(WHO)가 책정해준 백신(예방약)을 받아 중국이나 남한처럼 방역대책을 강화하는 것인데 김정은은 반대로 국경선을 폐쇄하고 내외국인의 왕래는 물론 물자의 수출입조차 금지시켜 경제건설과 생산의 원천을 막았으니 어찌 건설·생산부문 일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특히 그나마 의지하여 생활필수품의 유통을 보장하던 장마당마저 폐쇄되었으니 인민대중의 일상생활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또 한 차례 ‘고난의 행군기’를 맞이할까 전전긍긍하는 형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선전선동, 사상교양사업, 출판사업, 각종 문화예술 사업을 혁신하는 것이 긴요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자면 여러분 당도 이 시대에 맞는 선전선동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새로운 선전선동수단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바로 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기자재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이런 기자재를 공급할 능력이 있습니까? 능력은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발생할 후유증, 후과를 극복할 자신이 있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오늘의 문명은 개방하지 않고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문명입니다. 폐쇄된 국가는 현대문명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아니, 아무리 폐쇄하고 통제하려해도 통제할 수 없는 것이 현대문명기기입니다. 국제사회는 여러분 사회를 손바닥 보듯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21세기 문명사회의 특성을 분명히 알고 체제유지의 논리를 제시해야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북한으로 유입되는 국제사회의 소식을 듣지 못하게 막을 수는 없습니다. 빈곤과 굶주림으로 생의 위협에 직면한 대중에게 빈소리와 거짓약속으로 그들의 창조적 생산의지를 추동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연후에 인민대중의 신뢰를 얻어야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