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에 걸쳐 개최되었던 제7기 5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전황을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의 기사를 통해 잘 보았습니다. 장문으로 된 김정은의 사업총화보고 “조성된 대내외정세에서 우리 당의 당면한 투쟁방향에 대하여”가 바로 금년부터 몇 년간에 걸쳐 여러분 당이 수행해야 할 과업을 제기하고 있으므로, 굳이 김정은이 2020년 신년사를 별도로 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방송을 듣고 계실 당 간부 여러분 중에 몇 명이나 전원회의에 참가했는지 알 수 없으나 간부 여러분은 4일간이나 계속된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라는 점에서, 여러분 당이 직면한 정세가 얼마나 엄혹한 것인지를 실감했으리라 생각합니다. 61년 전 무력 남침전쟁을 결의했던 1949년 12월 4일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6·25남침으로 남한 땅의 대부분을 점령했지만 1950년 9월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보급로가 끊기고 낙동강 전선에서 참담히 패배한 후 저 압록강변의 만포에서 개최되었던 1950년 12월 3일의 전원회의, 전 세계적 규모였던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소련과 동유럽사회주의 정권이 일거에 무너진 후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개최됐던 1990년 1월의 전원회의 등 3일 내지 5일간 계속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처럼 엄혹한 국내외정세에 직면한 것을 의미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중앙위원이나 후보위원 250명만이 참가한 회의가 아니라, 도 인민위원장, 시·군 당위원장, 도농촌경리위원회 위원장, 중요경제사회부문과 단위책임일꾼, 무력기관의 주요 지휘성원등이 방청자로 참가하여 1000여 명이 참가했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직접 각 단위 각군 간부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를 듣고 주어진 과업을 완성하기 위한 이른바 혁명투쟁, 생산투쟁, 건설투쟁을 책임지고 수행할 것을 실감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짐작됩니다. 김정은의 보고를 보니까 ‘무엇 무엇을 할 데 대하여’라고 정리한 각 부분에 대한 과업은 열 가지나 됩니다. 첫째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정돈할 데 대하여’, 둘째 ’인민경제, 주요공업부문의 과업에 대하여’, 셋째 ’농업생산을 결정적으로 늘릴 데 대하여’, 넷째 ’과학, 교육, 보건 사업을 개선할 데 대하여’, 다섯째 ’증산절약과 질 제고운동을 벌릴 데 대하여’ 등의 경제 건설과 사회·교육·보건과 관련된 과제가 5가지였습니다.
여기에 여섯 번째로 이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것인데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 정치 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를 준비할 데 대하여’라는 핵·미사일 개발촉진, 통상적 군사력 강화를 위한 과업이 장황하게 제시되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아무것도 얻지 못했으며 ,그 분풀이를 토하듯 격렬하게 미국을 비난하며 해볼 테면 해보자는 식으로 핵·미사일개발을 더욱 하겠다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일곱째로 제기한 과업이 눈길을 끕니다. 바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화할 데 대하여’입니다. 이는 북한인민들 특히 북한 젊은 청소년들의 사상적 경향에 일대 경종을 울리는 얘기였습니다. 왜 반사회주의니 비사회주의니 하는 말이 나오고 이를 저지, 제거하기 위한 투쟁을 강화할 데 대하여, 김정은이 말하는가? 당 간부 여러분은 오늘의 북한 사회에 유입되는 해외정보를 무슨 방법으로 제어할 수 있는가?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볼 때 북한의 경제수준이 얼마나 뒤졌는가? 남한이나 일본과는 비교대상이 못되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20년 전만 해도 중국의 경제가 북한을 앞서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북한의 300여개 장마당은 온통 중국 상품이 뒤덮고 있지 않는가? 비록 컴퓨터가 매 가정의 일상생활용품까지는 아직 안됐지만 500만대의 휴대전화 보급으로 유포되는 해외정보가 당 간부 여러분의 자녀들, 젊은 청소년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었음을 직접 보고 있지 않습니까? 날이 갈수록 해외정보의 유입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십만의 외화벌이 노동자들을 귀국시킬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경향은 북한 땅을 뒤덮을 것인데 무슨 방법으로 이를 막겠다는 것입니까?
여덟 번째 ‘근로단체 사업을 강화하고 전 사회적으로 도덕기강을 세울 데 대하여’도 비사회주의와의 투쟁문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여 당을 속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북한 인민들이 아닙니까? 당 간부 인민위원회 간부, 보위부, 보안 간부들이 어떤 방법으로 살고 있는지 여러분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뇌물을 먹고 살지 않습니까? 기차표 한 장 구하는데도 뇌물을 괴어야 하지 않습니까? 농촌의 협동 농장원들은 수납곡물을 어떻게 줄이고 있습니까? 생산된 알곡을 정직하게 보고하고 국가 수납에 응합니까? 한 달 월급 가지고는 옥수수 10KG도 살 수 없는데 훔치고 속이고 뇌물을 주고받지 않고서는 생계자체가 유지되지 않는 형편이고 이런 방법을 쓰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데 무슨 사회주의 도덕을 어떻게 구합니까? 부정부패 만연 사회가 아닙니까?
아홉 번째 ‘당을 강화하고 그 영도력을 부단히 높일 데 대하여’ 그리고 열 번째 ‘당 간부의 역할을 높일 데 대하여’를 보면 조선로동당의 당원들이 앞으로 얼마나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하는가, 얼마나 인민들을 억압하고 쥐어짜야 하는가, 상상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의 보고를 들으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지금 가하고 있는 여러분 당에 대한 제재조치를 완화시킬 가능성은 100% 없을 것이 확실하니 핵·미사일 개발을 더욱 다그치겠다, 이제는 미국에 대해 공세적 대응조치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으니 미국이나 일본, 남한 등 자유세계가 여러분 당에 대한 제재조치를 완화될 수 있겠습니까? 금년유엔총회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여러분에 대한 제재조치 완화를 제의한 바 있었는데 과연 이런 제의가 미국을 비롯한 자유세계국가에 먹혀 들겠습니까? 이번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중국과 러시아의 체면을 손상시킨 결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자력, 자주, 강성대국, 경제총력집중 등 이번 김정은의 보고에서 강조된 그 말들이 한결같이 여러분 당원과 일반 북한 인민의 고혈을 짜겠다는 억압과 공포의 위협으로 들립니다. 이래서는 인민의 행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소련이 핵이 없어 무너졌습니까? 미국보다 더 많은 핵폭탄을 갖고 있었지만 사회주의라는 1당 독재라는 반인민적 폭압정치로 망했습니다. 이 역사적 교훈을 김정은은 곱씹어봐야 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