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가 밝은지도 20여 일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국가사업이 제시되었으니 계획수립단계부터 어려움이 많을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는 먹는 문제, 부족한 식량증산문제일 것입니다. 작년 말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특별보고 “우리식 사회주의 농촌발전의 위대한 시대를 열어 나가자”를 내놓았다는 것 자체가 여러분 당 초미의 경제과업은 바로 식량문제임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김정은의 보고는 “향후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추진하면 알곡생산목표와 축산물, 과일, 공예작물, 잠업 등의 비약적 발전을 기할 수 있고 협동농장들이 지고 있는 빚도 다 탕감되며 북한의 농촌이 부유하고 문화적인, 사회주의 이상촌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전 시간에 여러분 당의 농촌건설목표 “온 나라 농촌을 주체사상화하고 농업근로자들의 사상의식 수준을 높이는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농민의 의식은 농촌의 자연적인 환경, 농업이라는 특수성 즉 공장노동자들이 물건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나 광부들이 각종광물이나 석탄을 캐내는 방법과는 판이함을 지적했고 농민은 농민으로 대해야지 공장노동자들처럼 대해서는 안 됨을 지적했습니다. 벼나 강냉이, 보리, 밀 등을 심던, 남새를 심던 일정기간이 지나야 그 수확을 보장받을 수 있고 만약 도중에 예상할 수 없었던 나쁜 자연, 기후조건에 직면하면 모든 수고가 무위로 돌아가는 그런 산업이 바로 농업이기 때문에, 농민들의 사상의식은 속도전이나 생산경쟁으로는 농업생산의 획기적 증산을 기할 수 없음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상의식의 고취를 최우선 과업으로 제시하는 농촌발전 전략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은 말끝마다 “혁명적 관점에서, 사상의식의 관점에서 농촌발전을 추동하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1958년에 착수하여 오늘에 이르는 60여 년 간의 사회주의 농촌건설 즉 ‘농민의 농업근로자화 등 사회주의 농촌건설에 쏟아 부은 결과’를 몽땅 때려 부수고 말 그대로 농촌에서 새로운 혁명을 추진하겠다, 선대들이 취한 사회주의 농촌건설을 전면 부인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혁명이 아닌 개량, 개선으로 간다는 얘기지요. 이미 60여 년 동안 농민을 주체사상으로 무장하고 사회주의에 대한 신심을 심어주기 위해 전력해 온 여러분 당이 어떻게 선대의 유훈을 일거에 때려 부수는 농촌혁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아직도 선대가 추진해왔던 농민들의 사상의식이 주체사상화되지 않고 사회주의에 대한 신심이 굳혀지지 않았다면 또한 그 사상의식의 변화를 통한 농촌의 사회주의건설은 ‘물 건너갔다, 그 실현가능성이 없다, 주체농법 가지고는 알곡생산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없다’고 인정했다면 이제부터 어떤 방법이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북돋는 방법인가, 사상의식이 아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의 물질적 지원을 주어야 하는가, 집단적 생산관리방식을 어느 정도 축소할 것인가 등 현실 문제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지 않습니까? 이런 관점에서 본 방송자는 사상문제를 논할 것이 아니라 농민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이를 해결해주는 체제적, 구조적, 생산관리의 변혁 즉 여러분 당의 언어로 표현한다면 대담한 수정주의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농업의 현대화, 농촌의 문화화, 농민의 부유한 경제생활을 보장하는 방법은 말 그래도 공업생산물이 자연스럽게 농촌으로 흘러들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농촌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한다면 농촌의 모습은 일거에 달라집니다. 매 농가마다 TV, 세탁기, 또는 각종 전기용품이 보급되어 농민의 문화생활이 일거에 바뀝니다. 암모니아 비료, 카리(칼륨), 린 이렇게 3대 비료가 충분히 공급된다면 농민들의 생산노동을 크게 감퇴시키면서 알곡이나 남새 생산을 배가할 수 있습니다. 비닐박막이나 플라스틱 등 농기 자체가 제대로 공급된다면 남한이나 일본의 농촌처럼 추위에 구애받지 않고 연중 농산물을 생산해서 모든 도시근로자들에게 싱싱한 남새를 먹게 할 것입니다. 엄동설한에도 토마토, 딸기, 참외, 오이, 가지, 애호박 등 모든 남새공급이 가능한 농촌이라면 이들 농민의 과학기술적 수준, 문화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가늠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마도 김정은의 목표는 남한이나 일본 또는 선진국 수준처럼 농촌을 만들어보자는 의욕을 표출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과연 이런 농촌의 새 시대를 열어 가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물질, 기술적 방조를 아낌없이 대담하게 농촌에 보내는 것입니다. 과연 이것이 가능한가? 여러분의 지금 형편에서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판단하십니까?
당 간부 여러분! 해외의 북한관찰자들은 대단히 비판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 바로 지난 1월 6일과 11일 여러분 당이 자랑스럽게 발표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화성8호’의 발사사건 같은 일들 때문입니다. 저 화성8호 탄도미사일 한 발 값이면 수십 개소의 협동농장에 필요한 농기자재와 농기계 공급이 가능했을 터인데 과연 이런 무기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 무슨 여유가 있어서 농촌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혁명적 조치를 추진할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의 미사일 발사는 단순히 빈약한 경제력과 관련된 것만은 아닙니다. 이런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면 할수록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여러분 당의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은 더욱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뿐입니다. 분명히 강조하지만 농촌의 현대화는 인민생활을 편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평화산업의 발전 속도와 비례하여 정해집니다. 물질적 지원 없이, 현대과학기술의 농촌보급 없이 여러분 당이 시도하는 알곡생산의 자급자족은 불가능합니다. 과거 60여 년 동안 사회주의 농촌건설을 이루지 못한 역사적 원인을 고려할 때 김정은이 제시한 향후 10년 동안에 농촌의 현대화는 결코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이 점을 깊이 생각하고 당 경제건설 계획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선군정치의 경제건설 전략을 포기하십시오. 그리고 국방과학 투자를 줄이고 평화산업의 발전과 기술재건에 전력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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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