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년 들어 지난 한 달 동안 로동신문은 거의 매일 ‘농촌진흥’과 관련된 기사와 논평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작년 말 개최되었던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했던 김정은의 보고, “우리식 사회주의 농촌 발전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는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러다 보니 농촌의 리당조직의 간부 여러분의 책무가 더 한층 무거워졌다고 하겠습니다. 김정은의 지령인즉 “리당위원회를 강화하고 그 기능과 역할을 높여야 농촌 당 세포를 공고히 하고 농업정책을 철저히 관철할 수 있다”고 했으니 불철주야 책무수행에 전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진행하는 3대혁명 수행으로 과연 현재 북한의 사회주의 농촌을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문화적으로 현대화된 농촌으로 진흥시킬 수 있을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지적한다면 현재의 제도와 정책을 그대로 두고 3대 혁명운동을 전개한다고 해서 과연 북한 농촌이 북한인민에게 풍요한 식량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알곡 생산, 남새 생산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당 간부 여러분은 당의 역사 학습을 통해 1958년 농촌의 집단화, 협동농장체제로 이행한 이후에 1960년대 초부터 김일성이 “북한의 모든 인민이 이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 살게 된다”고 호언장담했던 기록을 외웠을 것입니다. 그 후 60여 년이 지난 현재 북한 농촌은 어떤 모양입니까? 많은 협동농장이 빚을 지며 쇠락했습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수십만이 굶어죽는 고난의 행군시기를 겪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여러분 당의 과거와 현재를 대강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묻겠습니다. 여러분 당이 약속했던 농민, 농촌, 농업에 관한 테제가 액면 그대로 실시되었습니까? 아니면 경시 또는 거짓 약속이었습니까?
본 방송자는 처음부터 거짓 약속이었다고 단언합니다. 왜냐하면 1946년 3월 “밭갈이 하는 농민에게”라는 슬로건 하에 토지 개혁을 실시하여 소작농민에게 자기 땅을 갖게 하더니 곧장 당이 나서 감사의 표시로 농산물 헌납운동을 전개하여 수탈했습니다. 해방 당시 일제가 남겨 놓은 엄청난 기계공장, 화학공장, 비료공장이 있었지만 여러분 당은 농민의 노동을 경감시키거나 농업생산을 높이기 위한 농기계나 비료 생산에 주력하지 않고 6.25남침을 위한 군수품 생산에 전력했습니다. 1953년 휴전 이후 전후복구시기에는 인민대중의 생활안정을 고려함이 없이 경공업 투자를 외면하고 ‘혁명기지’ 재건이라는 명분으로 파괴된 군수공장과 광산 복구에 주력했고 1958년 농촌의 집단화로 이행한 이후에는 이른바 경제건설, 국방건설의 병진을 명목으로 총포와 탱크 생산에 주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4대 군사노선을 감행하며 농민을 노동적위대로 편성해서 군사훈련에 동원하였고, 전 지역 요새화를 구축한다는 명문으로 농민을 농촌의 산야에서 땅굴과 참호건설에 동원시켰습니다. 이처럼 김일성, 김정일 시대 여러분 당의 농촌, 농민, 농업에 대한 정책은 말 그래도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덮어 씌웠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김정은 집권 10년 동안 과연 농촌건설을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정치사상, 주체농업강화를 지령했을 뿐, 물질 경제적 토대구축은 여전히 외면했습니다. 핵·미사일 개발을 위해 투자한 그 막대한 재정에 비해 과연 농촌에 겹쌓인 난관을 해결해 주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홍수와 태풍 그리고 가뭄으로 북한 농촌이 심대한 타격을 입어 아사상태에 빠지자 비로소 농촌에 대한 관심을 돌렸을 뿐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과거 70여 년 여러분 당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노동당 수뇌부는 저 허황된 사회주의 건설을 강요하며 김씨 세습왕조를 유지하기 위한 개인숭배와 사회전반의 긴장을 고조하기 위한 선군정치, 군사강국 건설을 지향하며 북한 농촌을 여전히 수탈의 대상, 인간 개조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사상의식의 소유자로 농민을 학대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년에 들어와서 4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자행했습니다. 그 결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김정은은 이런 긴장고조를 통한 북한주민통제와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국제사회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대북제재를 강행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제재 하에서 자력갱생에 기초한 경제건설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감히 짐작할 수 있지 않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작년 말 당 전원회의에서 한 김정은의 “농촌발전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는 보고는 북한 농민들이 원하는 바와는 여전히 먼 거리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북한 농민의 입장과 염원이 다른 나라 농민의 염원과 다른 것이 있을까요? 어떤 나라의 농민이던 자기 땅에서 자신이 원하는 농산물을 심어 그 결실을 수확하여 시중에 팔아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사서 단란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소박한 염원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의 농민이던 나의 수입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농법이라면 나의 육체적 노동을 경감시키는 농사방법이라면 스스로 앞장서서 그 농법을 터득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전 농민들의 창조적인 과학, 기술적 농법 습득을 터득하기 위한 남한이나 일본의 농민뿐만 아니라 사회주의를 하는 중국이나 베트남의 농민들에게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더 이상 북한 농민들에게 3대혁명운동이나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 같은 집단적 경쟁을 선도하며 사회주의 농촌건설을 강제하지 말고 농민을 해방시켜 자기 땅에서 자신이 원하는 농산물을 심어 자신이 원하는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그럴 수 없다면 우선 핵·미사일 개발에 쏟아 붓는 그 막대한 예산을 줄여 농촌의 물질, 경제적 토대구축에 투자하십시오. 무엇보다 국제적인 대북제재를 완화시킬 수 있는 핵·미사일,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동결, 폐기하는 대담한 노선 전환으로 자력갱생이 아닌 국제협력을 얻어 북한 근로자들의 중노동, 강제노동의 경감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십시오. 이것이 부유하고 문화적인 농촌의 길임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