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북한이 경제 생산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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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에는 시베리아 한랭전선이 한반도 전체를 덮어 영하 20도 이하의 추위가 3~4일 계속되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이 추위를 무릅쓰고 금년도 경제건설과 생산계획 완성을 위해 아침 꼭두새벽부터 현장을 누비고 있을 줄 압니다. 특히 농촌, 농민, 농업을 담당하고 있는 간부 여러분은 더욱 투쟁열의를 높여야 할 처지입니다.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8기 6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금년도 조선로동당이 제일 중시하는 정책적 과업으로 ‘식량 증산’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협동농장 지도관리를 담당하는 초급당 간부, 세포조직원들은 불철주야 이 추위를 무릅쓰고 손봐야 할 여러 부문을 찾아내고 있을 줄 압니다.

우선 예상 수확량을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관개구조를 요해한 후에 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물 부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반대로 침수지역은 어떻게 줄일 것인가, 하천정리, 관개시설 수리와 조정 또는 해안 방조제의 공사와 관리 등 기본적 문제로부터 시작해서 화학비료의 수급, 못 쓰게 된 농경지의 환원, 트랙터·종합 농기계의 작동 여부, 부속품의 확보와 수리, 이외에도 수동 농기계의 효과적 사용, 병충해의 예방 등등 할 일이 태산 같이 많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중앙당의 지시인즉 “인민생활의 실제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작업성과를 높이라”, “인민대중이 당과 제도를 고맙게 느끼고 감사하며 신뢰할 수 있도록 생활 향상을 기하라”, “인민의 진정한 권리옹호는 풍요한 식의주를 해결하는 것”, “생활용품의 생산·공급을 충분히 보장하도록 지방공업을 만가동하여 경공업생산품 생산을 배가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얼핏 듣기에 중앙당의 지시는 백번 들어도 옳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북한 농민들은 이런 지당한 당 지시에 적극 응답하지 않고 날이 갈수록 불평불만을 토로합니까? 당 간부 여러분은 그동안의 학습과 토의과정에서 이런 농민 아니 농업근로자들의 불평불만을 진지하게 논의하며 그 대책수립을 토의했습니까? 과연 그 결론은 무엇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해외의 북한 관찰자들은 6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12개의 건설투쟁고지에 농업 문제가 얼마나 상위의 우선 순위로 결정됐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전원회의 결정은 인민대중 제일주의 실현은 풍요로운 식의주 문제의 해결이라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농업부문 투자와 농촌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얼마만큼의 투자를 보장하고 농민의 문화적 생활, 농촌 어린이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이런 저런 조치를 취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는가? 그저 사상을 앞세우고 패배주의와 기술신비주의를 청산하기만 하면 가능한 듯이 주장하는가? 김정은은 “아직도 낡은 사상경향이 교묘히 외피를 쓰고 경제일꾼들 속에 고질병, 토착병처럼 계속 잠복해 있어 당의 지시를 외면하거나 거부하는 경향이 농후하다”고 힐책했는데, 과연 경제일꾼들 속에 잠재해있는 고질병, 토착병 때문에 당이 결정한 경제 생산목표 달성이 안 되는 것인가?

김정은의 보고에는 “새로운 농촌혁명강령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이 본격적인 시발을 떼고 전국 시군들에 농촌발전의 새 시대를 대표하는 본보기 살림집들이 일떠섰으며 경제 관리를 개선하고 국가적인 위기대응능력과 나라의 문명수준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적극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얘기입니까? 태풍과 홍수로 대재앙을 잃은 농촌에 살림집 수백 동을 지어주었다, 또는 온실농장 몇 곳을 짓기로 했다, 이런 말입니까? 농촌지도에 임하고 있는 당 간부 여러분은 현재 북한 전역의 농촌에서 일고 있는 식량부족 현상을 직접 보고 있지 않습니까?

인공위성으로 북한 농업 실태를 정밀히 보고 있는 해외 각국의 농업 전문가와 유엔의 식량농업기구 또는 식량계획기관 전문가들은 ‘작년도 북한의 식량생산이 어느 정도인가?, 부족한 식량은 얼마 정도이고 그 보충방법은 무엇인가?, 지금 북한 장마당에서 쌀이나 옥수수 등 식량의 거래 가격이 얼마인가?, 외국으로부터 수입한 식량은 얼마이고 이를 배급하는 식량관리소의 운영은 어떠한가?’ 등등을 수시로 조사,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지금처럼 핵미〮사일 개발에 전력하는 김정은의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북한 인민의 식량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 북한의 경제규모는 핵미〮사일 개발로 농업을 비롯한 인민대중의 생활 개선을 위한 경제건설과 생산에 투자할 여력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고 거기에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실시한 국경 폐쇄와 북한 내부에서의 왕래금지 조치로 치명적 타격을 입고 있어 김정은이 말한 인민대중을 위한 식량증산이나 생활필수품 증산 대책은 그 어느 하나도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사회 농업전문가들의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합니까?

당 간부 여러분! 60년대, 70년대 정신이란 것을 꺼내들고 사상강화와 자력갱생으로 인민대중의 식의주 문제를 해결하자? 여러분은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이미 사회주의적 생산방식, 전체주의 상호통제방법으로는 북한의 청소년, 새로운 세대의 당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가 없는 시기에 왔음을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나 평양문화어보호법 같은 법제정으로 물밀 듯이 밀려오는 21세기의 새 문명에 거대한 조류를 저지할 수 있겠습니까? 체제 우위로 경제 풍요를 누리고 있는 남조선 문화의 유입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본 방송자는 작년 12월 27일 소년단 9차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김정은의 편지라는 것을 읽으면서 ‘도대체 소년단 생활을 단 하루도 해본 적이 없는 김정은이 어떻게 저런 헛소리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보십시다. 김정은은 소년시절에 어디에 갔었습니까? 스위스에 유학 가 있었습니다. 북한의 어느 소학교, 어느 중고등학교에서 일반 소년단원이나 청년단원처럼, 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고 농촌돕기동원에 나선 적이 있습니까? 이런 자가 무슨 굉장한 교육자인냥, 어린 소년단원들에 대해 가져야 할 개인의 품성, 지켜야 할 도덕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 당이 농업, 농촌, 농민에 대한 언급은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식의주, 그중에서도 먹는 문제는 단 하루, 단 한끼도 건너뛸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 이상 더 중요한 과업이 없음을 알고 있다면 좀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공중에 날려버리는 예산을 줄이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서 인민대중의 식의주 문제를 논해야 여러분 당에 대한 인민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