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차 당대회에서 채택한 5개년 경제계획 중 가장 시급한 생산과제는 무엇인가? 여러분도 절실히 느끼고 있는 대로 인민대중의 먹는 문제, 부족한 100만 톤 내외의 식량을 어떻게 보충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동안 개최된 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나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 당 세포비서대회 등 여러 회의와 강습회에서도 뚜렷한 결의내용이 없었습니다. 식량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농민들의 모임보다 청년동맹, 직업동맹, 여성동맹 등 비농민조직의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여 이러저러한 경제생산과 건설과제, 특히 삼지연시 건설 등에 열을 올리는 선전선동이 있었을 뿐입니다.
뒤늦게 금년에 들어와서 지난 달 1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 동안 평양에서 농업근로자 동맹 제9차 대회가 개최되었고 이 대회에서 김정은이 보낸 편지, 곧 1월 30일자 로동신문의 1면과 2면 전면에 기재된 이 편지에서 김정은은 심각한 식량부족을 어떻게 해결하려는가, 농민․농촌․농업에 대한 자신의 관점이 무엇이고 농촌발전과 식량증산을 위해서 기본 노선과 정책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대략 밝힌 바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 편지 서두에서 김정은은 “농업근로자는 언제나 변함없이 당과 뜻을 같이 하며 사회주의와 운명을 같이 하면서 농촌의 혁명진지를 굳건히 지키고 쌀로써 당과 혁명을 보위해왔다. 로동당은 사회주의 농촌건설이라는 목표를 새 시대 농촌혁명가를 키우고 온 나라 농촌을 세계가 부러워할 지상 낙원으로 전변시켜 준엄한 난국을 뚫고 사회주의 조국의 부강발전을 위해 헌신한 농업근로자들을 공산주의사회의 첫 어귀에 남 먼저 들어서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이런 김정은의 말이 진실성이 있다고 봅니까? 유토피아를 그린 어떤 공산당 소속 작가의 소설 같은 얘기를 하면서 “이상적인 지상낙원, 공산주의사회로 들어갈 때 맨 먼저 첫 어귀에 농민을 앞세워 들어가게 하겠다”고 하니 이런 엉뚱하고 허황된 말로 북한 농민들을 정보당 1톤 이상의 알곡증산에 매진할 수 있도록 추동할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빈 깡통 두드리는 요란한 소음처럼 들립니다.
당 간부 여러분! 북한 당국이 1958년 농민들의 토지를 집단농장에 쓸어 넣고 사회주의 지상낙원의 농촌을 건설한다고 주장한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인데 여러분 당이 농민에게 준 대가가 무엇입니까?
여러분 당은 농민들의 낮은 계급성을 도시공장 노동자 수준으로 높인다고 하여 농민이 아닌 ‘농업근로자’로 부른지 50여 년이 되는데 과연 농민의 의식이 프롤레타리아의 계급의식으로 바뀌었다고 봅니까? 전 시간에도 지적했습니다만 노동조건, 노동환경이 전혀 다른 도시공장의 노동자의 의식을 농민들이 가져야 할 이유가 무엇이며 이런 사상의식의 변화로 농업을 제대로 경영할 수 있겠습니까?
협동농장의 당 간부들은 “집단화된 농민들을 갖고서는 농업의 정상적 경영이 불가능하다. 집단 농장의 생산력은 개인농의 생산력을 따라갈 수 없다, 내 땅에서 내 가족을 위해 일하는 농민과 집단농장에서 일하는 농업근로자 간에는 천양지차의 노동생산성 차이가 있다”는 것을 소련, 동유럽, 중국, 베트남 등 이른바 사회주의 국가에서 이미 입증했는데 왜 여러분 당 만이 허황된 주체농법을 강요하며 집단 경영방식을 고수합니까? 농업을 정치사상으로 경영가능하다고 보는 여러분 당 수뇌부에 대한 모든 사회주의 국가 농업전문가들의 일치된 비판은 “경제, 그중에서도 농업은 정치사상으로 경영할 수 없으며 농민의 생산의욕을 추동할 수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농업생산은 자연기후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부단히 지력을 높이기 위한 비료 즉 유기비료이던 화학복합비료이던 간에 땅을 기름지게 하는 비료를 투입하며 농민들의 손끝이 끊임없이 자라는 농작물을 관리할 때 비로소 상응하는 소출이 생산되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농업생산증가는 투입한 농민의 물질적, 정신적 노력에 비례하는 수확물이 생산된다는 말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은 이 편지에서 “혁명전통교양, 충실성교양, 애국주의 교양, 반제계급교양, 도덕교양등 5대 교양을 참신하고 실속 있게 하며,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당과 수령의 위대성과 혁명업적을 심장마다 소중히 간직하고 길이 빛내이며 받아 안은 사랑과 믿음에 대를 이어 보답해 가는 열혈의 충신들을 키워내자”고 했는데 당 간부 여러분 자신도 이 말을 듣고 얼굴이 뜨거워짐을 느끼지 않습니까? 도대체 여러분 당이 농민들에게 해준 것이 무엇입니까? 비료를 제대로 공급했습니까? 필요한 농기계를 제때에 보내준 일이 있습니까? 아니 일상생활에 한시도 끊어져서는 안 될 전기를 제대로 공급했습니까?
본 방송자가 읽은, 웃지 못할 어이없는 기사를 인용해 볼까요? 지난 2월 6일자 로동신문에 게재된 ‘농촌문화 혁명수행에서 근본적인 개선을 가져오자’는 기사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김정은 동지는 우리 인민이 바라는 사회주의 문명국을 성과적으로 건설하고 농촌문제를 종국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촌에서의 문화혁명을 다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농업근로자들의 평양견학과 참관은 수도의 문화를 농촌으로 전파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된다.”
이 말은 농촌의 거주자, 농민들은 한평생 일생동안 평양나들이도 어렵다는 얘기지요. 참으로 웃기는 얘기가 아닙니까? 농촌과 도시 간에 도로가 정비되고 이동의 자유가 있고 자동차, 기차 운행이 원활하다면 농민들 스스로 자주, 자연스럽게 평양나들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1세기, 이 문명사회에서 그 어떤 나라 국민이 자국의 수도를 자유롭게 왕래하지 못하는 나라가 있다는 말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이 9차 농업근로자대회에 보낸 편지의 앞부분을 읽은 본방송자는 사회주의 혁명이니 공산주의 사회건설이니 하는 낡은 선전선동이 농민의 사상의식이나 농촌의 문화발전을 추동하는 최선의 무기이듯이 떠드는 것을 보면서 식량증산의 첫 관문이 막혀버리는 실망감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아무리 과학영농, 종자혁명, 농촌경리의 현대화를 떠들어도 농민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집단농장을 해체하고 밭갈이 하는 농민에게 땅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식량증산의 첫 관문임을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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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