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 9일 개막했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날 무렵에 들어섰습니다. 그동안 90여 개국 2,900여 명 선수들이 영하의 추위를 녹이는 열전이 전개되었습니다. 물론 금, 은, 동메달을 딴 선수들은 더 없이 큰 기쁨이었겠지만 수상하지 못한 대부분의 선수들도 우의와 평화의 제전인 이 올림픽에 참가했다는 것만 가지고도 더 없이 큰 긍지를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특히 당초에는 참가 여부조차 희미했던 북한 선수들이 남한 당국의 노력으로 몇 개 종목에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단일팀 형성 덕택으로 남한 선수와 함께 경기에 임했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성과였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특히 본 방송자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을 ‘특사자격’으로 남파하여 세계 각국 보도기관의 각광을 받았다는 사실은 획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노동신문 1면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여러 장 게재된 것을 보면서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되었다고 평가한 일부 외신들의 보도가 나름대로 의미있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남한을 비롯한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 보도매체들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더없이 잘 이용한 여러분 당의 평화공세를 큰 성과로 평가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올림픽이라는 최대의 국제 체육행사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했다는 비난이 없는 것은 아니나 과거에도 몇 개 올림픽을 일부 국가가 정치적 이유로 불참하여 완전한 국제 행사를 치르지 못한 예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이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합의한 서유럽제국의 불참으로 오점을 남겼습니다. 1984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올림픽은 모스크바올림픽의 정 반대로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가 불참했습니다. 1972년 독일의 뮌헨올림픽은 팔레스타인 과격분자들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테러하여 9명의 선수가 사망했습니다. 물론 그 후 이스라엘측은 10년간 이 팔레스타인 테러분자를 추적하여 한 명도 남김없이 사살했습니다.
이처럼 국제최대의 스포츠, 체육 축전을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함으로써 체육을 통해 우호·친선·평화를 지향하는 본래의 목표가 훼손되는 예는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당 간부 여러분! 세계 각국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 선수단, 삼지연관현악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 무려 500명 가까운 인원을 남한에 보내 한마당 정치적 굿판을 벌린 것에 대해 그렇게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삼지연관현악단이나 응원단으로 온 젊은이들이 유별나게 한 모퉁이에 갇혀있는 듯, 행동이 제한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애처로운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습니다.
남한에 보낼 정도의 젊은이들이라면 출신 성분상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집안의 자식들일 것이고 또 각 개인 개인도 철저하게 주체사상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무장되었을 것인데 왜 저렇게 남한 사람들은 물론 외국 선수들과의 접촉을 금지당하고 행사가 끝나면 열을 지어 숙소로 몰아가는가? 이 올림픽 대회에 참가한 각국 젊은이들과 응원단, 관광객들이 한데 어울려 손에 손을 잡고 응원하며 즐기는데 왜 북한에서 온 응원단, 관현악단, 태권도 시범단은 별도로 파견된 감시원들의 거친 제재 하에 꼼짝도 못하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현상이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북한 응원단원들이 아이스하키 응원차 나오는 것을 보며 3~4살 정도의 어린 아이가 손을 흔들면서 “안녕!”하고 인사를 하니까 응원단원의 어떤 젊은이가 손을 흔들며 답하자 이 광경을 본 북한 남자 감시자가 그 어린 아이 앞을 가로 막았고, 그만 그 어린 아이가 울음이 터지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그 아이의 젊은 엄마 아빠 그리고 그 주변에 있던 관광객이 일제히 분노하며 비난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역시 북한 당국은 황색바람을 두려워하는 구나’하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서울에 머문 삼지연관현악단이 지정된 호텔에 들어간 이후 각 방에 있는 텔레비전을 켜지 못하도록 통제했다는 말까지 새어나왔으니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서울에 왔으면, 평창이나 강릉에 왔으면 단 몇 시간 동안이라도 이곳 주민들 또는 경기 관람차, 관광차 온 외국인들과 서슴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야 비로소 평화공세의 의미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황색바람이 두려웠으면 당초부터 보내지 말았어야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번 동계올림픽에 동원되어 남한을 다녀간 500여 명의 인원들이 북한에 돌아간 후 어떤 자아비판을 받을까? 과연 이들 중 과오를 비판받아 엄한 처벌을 받는 자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이 전혀 올림픽과 무관한 인원, 그것도 500명 가까이 남파시킨 그 목적이 무엇이었는가? 우리는 잘 압니다. 북한 내부정세를 감안하여, 남한 정세를 감안하여 그리고 국제정세를 감안하여 일거에 조성된 정세를 돌파해 보자는 목적에서 내보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3주간 평창과 강릉과 서울에서 보인 파견 요원들의 활동은 오히려 여러분 당이 기도했던 목적달성과는 거리가 먼 결과를 낳았을 뿐입니다. 4월 이후 과연 남북관계나 국제정세가 여러분 당이 목표한 대로 전환될 수 있을까요?
특히 남한 주민들이 “우리민족끼리”라는 선전선동에 놀아나 남북 간의 교류 협력의 길을 열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핵·미사일 개발 포기를 위한 성의 있는 자세를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남평화공세로 무슨 결과를 얻었던 시기는 먼 옛날이었음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변혁의 시대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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