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농업근로자동맹 9차대회가 있은 후 가장 바쁘게 일해야 할 간부는 말할 것도 없이 농업담당간부들일 것입니다. 김정은의 지시는 “농민들에게 혁명사상으로 무장시키고 5대교양사업을 실속있게 벌려 농민들의 낡은 의식을 도시노동계급수준으로 높이면 그만큼 쌀로써 당과 혁명에 이바지하는 생산투쟁이 고양될 것이니 가장 시급한 문제는 사상으로 농업생산을 고양시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연 인류역사상 한 번도 성공한 예가 없는 김정은의 지시가 무슨 성과를 올릴 수 있겠는가 두고 볼 일입니다. 이미 무너진 사회주의 국가 역사에서 농업생산은 전체주의적 집단화 방식으로는 발전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된 지 오래입니다. 구소련의 ‘솝호즈’니 ‘꼴호즈’니 중국의 ‘인민공사’같이 집단적인 관리방식으로는 농민의 생산의욕을 고취시킬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무너진 소련, 동유럽 사회주의국가, 중국, 베트남 등 현존 사회주의국가에서 모든 집단농장을 해체하고 전체주의적·집단적 생산관리방식을 폐기했으며 개인영농방식으로 밭갈이하는 농민에게 농경지를 분배,할당하여 경영하도록 조치했다는 이 사실 하나로써 이미 공산주의 건설이니, 사회주의 건설이니 하는 이른바 혁명의식 고취로는 농업생산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이 명백히 입증되지 않았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이 농업의 현대화를 위해 수리화, 기계화, 화학화, 전기화를 제시했던 적이 언제입니까? 지금부터 50여 년 전인 김일성 시대였습니다. 김일성은 “농업의 기계화, 화학화를 적극 추진하고 과학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농업생산에서 나서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수없이 해결하고 있다.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 룡천군 신암협동농장, 재령군 삼지강협동농장, 함주군 동봉협동농장을 비롯한 여러 단위에서 과학농사의 본보기 단위가 꾸려졌으며 이미 일반화되었다”라고 발표할 때가 1980년대였습니다. 이른바 “주체농업의 요구에 따라 적지(地)적작, 적기(期)적작의 원칙에 입각하여 작물과 품종을 옳게 배치하고 그 재배관리를 과학기술적으로 하고 있다. 다수확품종의 우량종자들을 많이 육종했고 대규모의 토지정리와 농촌경리의 수리화도 이루어졌으며 농업의 모든 공정을 최신과학기술에 기초하여 공업화, 현대화, 과학화했다”고 선언한지가 40여 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지금 연간 계획수확량을 채우는 협동농장이 몇 곳이나 됩니까? 10%도 되지 않습니다. 그 원인이 자연재해 때문입니까? 농민들이 제대로 과학농사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까? 도대체 김일성, 김정일, 선대에 이미 수리화, 화학화, 기계화, 전기화 등을 실시하고 과학영농을 성과적으로 수행해왔는데 왜 지금도 정보당 쌀 생산이 4~5톤으로 여러분 당이 제시한 8톤보다 한참 뒤지고 있습니까?
지난 1월~2월 로동신문은 “과학농사를 일관하게 중시하면 두려울 것이 없다. 지난해 농업부문에서 160여 개의 다수확 농장, 2,400여개의 다수확 작업반, 9,900여개의 다수확 분조, 6만 8천여 명의 다수확자가 배출되었다. 그러니 올해를 대농의해로 빛낼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는데 과연 금년 가을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해외관찰자들은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어 더 이상 북한에서 식량부족으로 인민대중이 굶어 죽지 않게 된다면 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미 휴전선 남쪽의 대한민국 농민들은 연간 수십억 달러의 농산물, 과일과 남새를 외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금년부터 여러분 당이 “주곡중 강냉이(옥수수)를 밀과 보리로 바꾸기로 했다”고 하는데 이미 남한 국민들은 쌀과 밀가루가 주곡이고 여기에 강냉이, 좁쌀, 보리, 수수 등 잡곡이 부차적 식량이 된지 오래입니다. “쌀이 남아돌아서 보관 창고비가 너무 비싸다”라는 농민들의 얘기가 나올 지경입니다. 남한에서 식량부족이 말끔히 해소된 시기는 196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어떤 농업정책을 채택했기에 남한 농민들이 과학영농, 농촌의 문화발전을 일거에 이룩할 수 있었는가?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공업화의 결과를 신속하게 농업과 연계시킨 결과였습니다. 전 시간에도 지적했습니다만 농촌의 전기화는 농촌의 문화생활을 담보하는 기초일 뿐만 아니라 농민의 과학지식을 높이는 계기가 됩니다. 농촌에 전기가 들어가면 우선 양수장을 돌리거나 탈곡기의 가동이 쉬워지고 TV나 전기용품사용을 촉진시키며 농민의 문화생활과 과학지식 보급이 용이해집니다. 여기에 트랙터나 종합 탈곡기계, 콤바인이 공급됨으로써 파종, 모내기, 수확, 탈곡의 전 공정이 일시에 가능해졌습니다. 1970년대 초 남한에서 중화학공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김정은의 편지에서 강조한 농업의 수리화, 화학화, 기계화 그리고 전기화를 40여 년 전에 달성했습니다. 그러니까 남한의 농촌과 도시의 문화적 차이가 해소된 것입니다. 로동신문에서 “북한의 농업근로자들을 수도 즉 평양관광을 시키면 나라의 발전상을 알게 되고 평양의 문화를 농촌으로 전파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도대체 그 나라 농민이 자기나라 수도를 보고 싶은 관광대상으로 삼는다니 한심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은 고속도로, 고속철도가 건설되었고 여기에 더해 농가마다 자가용을 갖게 되어서 시골 농민들은 당일에 서울에 필요한 것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수도권과 농가의 1일생활권이 이뤄진 지 오래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의 9차 농근맹대회에 보낸 편지에서 강조한 농업의 현대화, 농민의 과학기술 교육 강화는 말로 떠든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사상을 앞세운다고 될 일은 더욱 아닙니다. 농업, 농촌, 농민의 개변은 지속적인 경제기반 구축을 통해서만 이뤄집니다. 자력갱생하의 경제건설이라는 빈약하기 짝이 없는 북한의 경제력을 고려할 때 한 달에 7번, 10여발씩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여러분 당의 군사우선주의를 계속 고수하는 한 무슨 여력으로 농업을 위한 기반구축이나 농촌의 문화발전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농민의 불평, 불만이 왜 가시지 않는가? 왜 여러분 당에 대한 신뢰심이 고양되지 않는가? 그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지 않습니까? 무모하기 짝이 없는 전쟁준비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자금은 바로 농민과 도시근로자들의 피, 땀으로 마련된 기금이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자신들의 삶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이 귀중한 재화를 무모한 전쟁준비와 김씨 봉건왕조의 체제유지를 위해 사용된다고 보기 때문에 인민의 불평, 불만이 고양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당 간부 여러분도 피부로 느낄 텐데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하지 않겠습니까?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