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3월 5일과 6일, 이틀간에 걸쳐 평양을 방문했던 남측 특사 사절단이 서울에 돌아와서 그간의 평양에서 있었던 김정은과의 대화를 비롯한 방문 결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했습니다. “과거 어느 나라의 손님보다 극진하게 대우해 줬다. 김정은 내외가 직접 만찬을 베풀었고 허심탄회하게 남북관계와 미북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고 하면서 몇 가지 구체적 성과를 제시했습니다.
그 첫째는 4월말 판문점, 남한 측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 둘째는 김정은 자신이 비핵화의 의지를 밝히면서 북미 간 대화용의가 있고 대화를 지속하는 동안에는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한점 또 남한에 대해서는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셋째, 지난 2월의 평창올림픽을 통해 조성된 남북 간의 좋은 환경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남한의 예술단이나 태권도시범단을 북한에 초청하겠다는 등에 합의했다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런데 가장 중요하게 논의하고 합의했어야 할 핵·미사일 개발 중단 문제에 대해서는 지극히 애매모호하게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비핵화의 의지를 밝히기도 했으나 이를 중단하는데 대해서는 군사적 위협이 없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더 이상 핵을 보유할 필요가 이유가 없어진다는 김일성 김정일 시대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 말은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이 북한을 침략하려 하기 때문에 방어수단으로 핵·미사일 개발을 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하는 1994년 이후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 한데 불과합니다. 이에 더 붙여 대화를 한다면 그 기간 동안은 핵·미사일 실험도 중단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식의 언급으로 지금 여러분 당에게 가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당 간부 여러분! 물론 방북했던 특사사절단은 가능하면 여러분 당의 주장을 호의적으로 해석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을 방문하고 방북결과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설명하였습니다. 여러분 당이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의 논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때문이 아니라 북한에게는 물론 우리 남한에게 심대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 확실한 미국의 군사적 옵션, 즉 여러분 당의 핵개발을 완전 중단시키기 위해 군사적 수단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5, 6일의 방북 결과만 가지고는 미국을 비롯한 일본 당국을 설득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김정은이 밝혔다는 선대의 유지 운운하는 ‘비핵화의지’를 확실하게 입증할 증거가 보이지 않습니다. “적대세력이 북한에 대해 군사적 위협을 가하지 않고 북한체제의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말은 미국·한국·일본을 비롯한 온 세계가 수십 번 듣던 얘기입니다. 1994년 제네바합의 이후 25년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2002년 6자회담에서, 2005년 9·19합의, 2007년 2·13합의 등등 몇 차례의 합의를 끌어낼 때 마다 여러분 당이 주장했던 논리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사기’, ‘거짓’임이 입증되었습니다. 벼랑 끝 전술에 불과했다는 것이 미국 당국의 판단입니다. 더 이상 이 따위 주장에 속지 않는 다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판단입니다. 마찬가지로 남한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공통의 주장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방북한 남한의 특사단에 대해 김정은은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지만 그 말의 진위를 누가 알겠습니까? 이런 식의 언급으로 해소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노동당 수뇌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대화 기간에는 핵개발을 중단하고 미사일발사 실험도 안하겠다는 식으로 국제사회의 불신을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 현재 가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력이 이런 주장으로 완화될 수 있겠습니까? 안될 말입니다.
다시 한 번 권고하지만 더 이상 상대방을 속이는 술책을 쓰지 않고 진정성을 보이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행동대 행동이 아니라 김정은의 선차적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먼저 우리는 이렇게 핵 폐기 수순을 밟겠다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 한 현재 진행 중인 대북제재는 조금도 완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남한의 방북 특사단이 핵동결, 핵시설 폐기 그리고 만들어놓은 핵탄 폐기 등의 3단계 폐기안을 제시했다는 설이 있지만 국제사회는 무엇보다 북한당국이 스스로 자신의 폐기 계획을 제시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김정은으로서는 핵 폐기가 자신의 독재권력 붕괴로의 시작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며 가능한 회피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 간부 여러분! 국제사회 특히 미국이 김정은의 뜻을 고려해야 할 시간은 거의 종료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속임수를 다시 시작한다면 김정은의 핵폐기 의지가 있던 없던 관계없이 대북제재의 새로운 수단, 군사적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국제사회는 북한의 결심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우리들 남한주민들은 북한인민들의 처지를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우리민족끼리’ 협력하여 민족번영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전력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폐기의 진정성이 입증되고 그 폐기 수순을 밝기 시작했다는 사실만 입증된다면 전력을 다해 북한인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경제적,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또다시 기만전술로 농간하려 한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은 국제사회는 더 이상 속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제재의 고삐는 더욱 조여질 것입니다. 남한에 대해서는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병기를 사용한 공격도 아니하겠다는 이 말은 또 하나의 위협임을 남한주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위협은 통하지 않습니다. 시간은 여러분의 결단을 촉구할 뿐입니다. 김정은의 결단을 촉구할 것을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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