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남북 체제경쟁 패배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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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남한의 정보당국은 여러분 당의 통일전선부 지령을 받고 활동하던 간첩 5~6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중에 경상남도 창원에서 ‘자주통일 민중전위’라는 4명의 간첩조직을 체포했는데 이들은 캄보디아나 중국에서 로동당의 대남공작원과 통일전선부 문화부원과 접촉하여 수만 달러의 공작금을 받고 활동하다가 남한의 보안당국에 걸려 일망타진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간첩들의 이른바 ‘혁명공작’이란 것이 기껏 남한 내의 좌익로동조합에 침투하여 반정부, 반미, 반일 또는 반자본투쟁을 선동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한의 건설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 또는 임의로 일어나는 사회적인 사건 등을 이용하여, 반정부 반체제구호를 제시하며 주민을 선동하여 반보수, 반정부, 소위 데모를 일으키라는 것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도 남한에서 지하당조직이 가능하다고 봅니까? 과거 김일성은 5차당대회에서 "혁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4대 군사노선에 의해 전 지역의 요새화, 전인민의 무장화가 완성되었으니 이제는 북한의 위력한 혁명기지를 근거로 하여 남한에서의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1970년대는 남한에서 중화학 공업시대로 진입하여 로동대중이 급속히 증가하던 시기이니 이들을 마르크스주의에서 말하는 프롤레타리아 무산 계급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선동하면 반자본, 인민민주주의 혁명이 가능하며 이 혁명을 반미 해방투쟁과 연계하면 또 다시 6.25 남침 직전의 사태로 남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김일성은 이른바 ‘통일혁명당'과 같은 "지하당을 조직하라", "특히 대학가의 지식청년들을 선동하라"고 지령했던 것입니다.

때마침 1980년대 남한에서 신군부정권이 등장하자 여러분 당 대남공작부서는 남한의 대학생, 지식청년들을 선동하여 주체사상을 전파하고 혁명정세조성을 위한 갖가지 반정부, 반체제, 반미구호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여러분 당의 대남공작은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일거에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바로 남북간 체제 경쟁에서 북한의 패배가 일거에 드러났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여러분 당이 1980년대 6차 당대회 때 제시했던 10대 경제건설전망목표를 90년대에 성취할 수 있었다면 그런대로 60년대 이후 20여 년간 제시했던 남조선 혁명정세에 관한 교양사업이 가능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 당은 이 10대 경제건설전망목표의 절반도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또 88 서울올림픽을 통해 남북간 체제경쟁에서의 패배가 드러났고 전 세계에 알려진 이 김일성정권의 패배는 만회할 길을 온전히 잃고 만 것입니다.

이에 더하여 1990년대 말 전 세계적 규모에서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었습니다. 체제경쟁에서의 패배는 곧 7,000만 민족에게 어느 체제가 인민을 행복하게, 풍요한 경제생활, 번영된 민족의 장래를 보장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것이었기에 여러분 당의 대남공작은 먹혀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1980년대 남한의 대학가 지식청년들에게 일시적으로 영향을 주었던 주체사상은 허구임이 입증되었습니다. 인민대중을 속이고 수령의 절대화 우상화를 위한, 사이비종교집단의 교주처럼 맹신하게 하는 무속신앙 같은 것이 바로 주체사상임을 알게 된 남한 지식인들은 주체사상을 완전히 외면했습니다. 수십만 달러 공작금을 받아 내 생활이 일거에 나아진다면 모를까 일말의 양심을 가진 자라면 저 거짓사회, 김씨왕조 세습체제를 찬양하는 선전선동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남한은 세계10대 경제대국입니다.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완전히 열린, 사회입니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실시간으로 전해들을 수 있는 개방된 사회입니다.

인류가 창조한 보편적 가치, 자유, 민주, 인권, 법치, 시장원리 등의 가치를 신봉하는 선진사회가 바로 남한 사회입니다. 그러다보니 북한의 실정을 낱낱이 듣고 보고 파악하고 있는 남조선 인민들입니다. 이런 남한 주민들이 그 몇몇의 간첩이 북한사회를 찬양하며 남한사회를 비방한들 그런 거짓선전에 속아 넘어가겠습니까? 더욱이 오늘의 남한은 친북 주사파로 규탄 받는 자들이 제거되고 인류가 창조한 보편적 가치를 신봉하는 자유, 민주 인사들이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아무리 여러분 당의 선전 선동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오늘의 남한 집권 세력을 약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 당이 주장하는 실현 가능성 없는 남북대화나 합의문 따위에는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 핵·미사일로 대남전쟁위협을 선동해도 흔들리지 않고 확장억제로 한미연합군사 대응태세로 한발 더 나아가 한·미·일·캐나다·호주·NATO가입국 등 전 세계 자유애호국가와의 군사적인 연합방위태세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남북 간의 체제경쟁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 기초에서 대남전략을 수립하고 전술적 과제를 제시하십시오. 본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이 흘러내리듯 높은 경제 문화국가에서 낮은 경제문화국가로 인민의 경제생활,문화생활이 유입됩니다. 작년부터 여러분 당은 반동사상문화 배격법이니 평양문화어보호법이니 하는 희한하기 짝이 없는 사회문화적 통제, 법률을 채택했습니다. 이런 법률제정 그 자체가 남한과의 체제경쟁에서 북한이 패배했음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의 대남공작은 더 이상 먹혀들 여지가 없습니다. 혹시 여러분 당 수뇌부는 남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노동쟁의나 사회적 분쟁이 대남공작의 결과라고 평가할지 모르나 턱도 없는 일입니다. 왜 김여정이 기를 쓰고 거품을 입에 물고 탈북자유인들이 전개하는 전단 살포를 비난했는가? 그건 바로 체제 위협 때문입니다. 왜 그처럼 체제위협을 느끼는가? 거짓사회, 인민의 저항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체제 경쟁에서 패배한 북한에 대한 남한 인민의 인식을 제대로 요해하고 대남공작을 전개해야 함을 지적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강인덕,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