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알곡증산을 위해서는 땅을 농민들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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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히 협동농장에서 활동하는 당 간부 여러분, 그 중에서도 황해남도 협동농장 지도에 임하고 있는 초급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재작년, 2020년 1월에 개최되었던 8차당대회 “식량자급자족을 실현하고 사회주의 건설을 다그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달성해야 할 국가적 과제”는 당이 제시한 알곡고지의 무조건 점령이라는 김정은의 절대명령이 있었고 1년이 경과하던 작년 12월에 당중앙위원회 8기 4차 전원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그 후 1년간의 결과를 총정리하여 금년 1월 농근맹 9차대회에 김정은의 편지에서 또 한번 강조되었으니, 금년 1년간의 농사일이야 말로 당 간부 여러분의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의 깊이를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협동농장을 담당하는 초급 당 세포 지도에 임하고 있는 간부 여러분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능히 당이 제시한 정보당 1톤의 알곡증산, 두벌 농사, 벼와 밀재배 면적을 늘리고 생산을 정상화시켜 인민들에게 백미와 밀가루를 공급하려는 당의 구상을 빛나게 실천해 나가도록 정치사업을 전개해야 할 것인데 과연 농민들이 주체사회주의 건설방식, 조선식 사회주의 농촌건설 방식으로 그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대로 작업반 중심 집단 관리로부터 분조중심으로, 나아가 포전담당제로 생산관리방식을 바꾼 결과 농민의 생산의욕과 창발성이 급속히 향상되고 지난날 뙈기밭에 정성을 쏟던 그 모습이 할당받은 포전의 생산량을 늘리는데 재연되어 정성을 배가하고 생산의욕을 발동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정보당 1톤 이상의 알곡을 증산하는 길, 농민 각자가 두벌 농사에 적극 나서게 하는 방법,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겨울철에도 싱싱한 남새를 공급하도록 격려하는 길은 바로 땅을 밭갈이 하는 농민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최상의 방법임을 알았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도 농민각자가 포전할당제 결정에 적극 호응하여 알곡생산에 달라붙는 것이 농민의 개인주의, 이기주의의 발로라고 봅니까? 그래서 농민에게 계급교양, 사상교양을 강화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전체주의, 집단주의 사상교양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런 사상성이 강조되는 한 정보당 1톤 증산이나 다수확의 일반화는 불가능합니다. 사상성이 농사를 지배할 수는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관점에서 본 방송자는 농민의 생산의욕, 창의력을 발동하기 위해서 농민을 위한 정치 즉 농업생산, 농촌발전을 위해 대담한 국가투자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은 우선적으로 농민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3대 7의 분배방식이 제대로 이행 되는가? 종자, 인민군지원 식량과 돼지고기의 수납, 농기계 사용료, 비료 공급비 등등 이것 떼고 저것 떼고 나면 농민들의 손에는 일년 식량이 태부족한 분배 몫을 받게 되니 농민들의 생산의욕이 일어나겠습니까?

지난 1월, 9차 농근맹대회에 보낸 김정은의 편지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농근맹원들이 누구나 농장의 주인, 나라의 주인이라는 입장에서 알곡을 부정처리하고 허풍을 치거나 국가가 보상해준 영농물자를 밀매하는 행위를 비롯한 위법행위들에 절대 말려들지 않게 하며 이러한 현상들과 강하게 투쟁해야 한다” 왜 이런 말이 김정은 입에서 나오는가? 그 이유는 현재 실시 중에 있는 분배방식으로는 농민들의 빈곤과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이 땅을 사랑하고 귀중히 여기며 땅에 진심을 바치도록 하는 길은 무슨 사상교양사업이나 당 수뇌의 명령지시로 이룩될 수 없다는 것을 협동농장 당 간부, 당원들은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최근 북한에서 들려오는 얘기는 협동농장 농민들에게 컴퓨터 사용방법, 흔히 말하는 IT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교육은 농민들의 또 하나의 고통, 질곡으로 되고 있다고 합니다.

남한을 비롯한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경우, 이미 농촌에는 컴퓨터가 보급된 지 10여년이 됩니다. 그렇다고 국가가 공급한 것이 아니라 농민 각자가 스스로 구입하여 교육받고 일상생활의 기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왜 이처럼 농촌에서의 컴퓨터 보급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졌는가? 그 이유는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시장에서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정보수집 또는 어떤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농민각자의 경제생활에 도움이 되는가, 수입을 늘릴 수 있는가, 그런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어떤 기자재로 어떤 생산구조로 어떤 종류의 비료를 사용해야 하는가 등등에 대한 정보획득을 위해서였습니다. 북한 농민들도 남한 농민들과 같은 생산문화, 생산구조, 시장원리의 적용 등, 자기 결정능력을 갖고 농사일을 수행하고 있습니까?

이런 환경조건이 마련되어야 컴퓨터, IT교육이 급속히 진전됩니다. 남한의 농가는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을 국내시장을 상대로 공급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고 이제는 일본, 대만, 동남아, 유럽 각국을 상대로 한 국제무역을 위해서 반드시 사용해야 할 기기가 컴퓨터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식량의 자급자족문제는 북한의 농경지면적과 기상조건을 고려할 때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최대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지난 4월 10일자 노동신문 5면에 크게 실린 사진이 있었습니다. 수십 년 전 김일성이 황해남도를 현지 지도했다는 지시, “황해남도에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농사에 큰 힘을 넣어야 한다” 이 평범한 말을 거대한 기념비로 세운 것이었습니다. 김정은도 9차 농근맹대회에 보낸 편지에서 “알곡증산투쟁에서 황해남도가 전국의 앞장에서 나아가야 농업전선에서 승리의 개가를 울리게 된다”고 했더군요. 그렇습니다. 1,300㎢의 면적을 가진 황해남도 재령군, 안악군 일대를 중심으로 한 재령강연안의 평야, 1,196㎢의 황해남도 남동부 바다 기슭의 청단 연안, 배천군 일대에 펼쳐진 연백평야는 한반도 최고의 농경지입니다. 따라서 온 나라가 나서서 힘껏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농민의 생산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집단경영방식의 해체와 포전담당제를 더 한층 발전시켜 농민에게 땅을 되돌려주는, 과단성이 있는 토지개혁이 우선해야 함을 지적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