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낡은 인민통제방법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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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년 들어와서 여러분 당은 하루가 멀다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대구경방사포 발사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분 당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당연히 미국,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는 물론 1950년 6월 여러분 당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해 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까지 연합해서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기야 작년 이후 여러분 당은 ‘2개의 조선’, ‘2개의 민족’을 공식화하고 핵을 사용해서라도 김일성 이래 80년간의 숙원인 국토완정을 위해 주체통일을 성취하겠다고 법제화했으니, 더 이상 핵 사용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자유세계도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여러분 당의 대외선전이 공갈 위협의 전투적 구호 일색으로 변화된 것은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으나 반면 정치사상 교양사업을 넘어 북한 인민대중 특히 여성들과 청년학생들에 대한 옷차림, 머리모양, 걸음걸이, 주고받는 말씨, 귀걸이, 목걸이 등등 겉모습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통제하는 선전선동 소조원들의 활동이 조선중앙TV 영상으로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이들 각급 당조직의 선전선동 소조원들이 전철이나 버스에 승차해서까지 승객을 상대로 ‘저런 위협적 선동 행위를 전개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기야 남한의 노래, 드라마, 옷차림, 머리모양, 유행어 등 이른바 퇴폐적 반동 문화가 급속하게침습하고 있으니 이를 시급히 저지하지 못하면 여러분 당의 인민통제가 무너질까 걱정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이는 그만큼 남한 사회에서 유행하는 문화현상이 여러분 당의 ‘핵’보다 더 무서운 ‘비대칭 무기’로 인식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동서고금 그 어떤 나라이던 정치, 경제, 과학기술의 변혁에 의해 그 나라의 사회문화와 국민의 일상생활이 바뀌고 발전되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가까운 예로 1960년대 중국의 문화대혁명의 전개와 그 후과가 중국 인민대중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당이 북한 인민에 대한 문화적 통제로 그들의 자유를 억압하면 그들이 여러분 당의 독재체제에 무조건 승복하리라 판단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요? 호기심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가까운 동무들과 함께 남한 영화나 드라마 등 불순녹화물을 봤다고 하여 인민재판에 회부하고 정치범수용소에 수감하는 공포정치로 여러분 당의 사회적 안정과 인민대중의 애국심을 고취하며 과연 김정은 중심으로 인민을 단결시켜 국토완정의 통일전쟁을 촉발시킬 수 있을까요?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의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제대로 보고 앞길을 판단해야 합니다. 여러분 당 수뇌부도 알고 있는 대로 21세기 세계 문명은 전자통신기기의 비약적 발전으로 디지털시대에 진입했습니다. 20세기의 문명과 21세기의 문명은 본질적인 차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의한 정보의 송·수신 없이는 그 어떤 나라도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지대한 영향이 가해졌습니다. 여러분이 보는 대로 오늘의 북한 어린이, 초·중등학교 학생들은 모두 컴퓨터 교육을 받습니다. 이런 교육체계는 정보의 공개를 불가피하게 만듭니다. 아무리 여러분 당이 정보를 통제하고 유일체제를 강화하며 조직별, 사상교육사업을 철저히 한다고 하더라도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다양한 정보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 아니 이러한 정보를 접하며 젊은이들이 창조적 열의를 발동해야 여러분 당이 제시한 경제발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이 기회 즉 디지털시대가 도래한 지금 과거 70여 년간 강조해왔던 여러분 당의 미의식 즉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인민대중 각자가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허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솔직히 얘기해봅시다. 김정은이 각종 행사 때마다 입는 옷차림이나 그의 아내와 딸이 입고 있는 옷, 들고 있는 손가방, 신고있는 신발, 그것을 보는 일반 북한 인민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특히 청소년들의 심정이 어떨까를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당의 고위층이나 장사해서 돈을 번 이른바 돈주들, 그 아내나 아들 딸들이 입고 있는 옷들 모두 북한 문화의 산물이 아닙니다. 모두 외국산 값비싼 물건이 아닙니까? 청소년들은 나도 갖고 싶다는 부러움을 갖지 않겠습니까?

‘김정은과 그 아내와 딸은 자본주의 퇴폐문화의 산물로 옷과 몸을 장식하면서 왜 우리에겐 절대금물, 반동문화사상의 오염자로 처벌하려 하는가’, ‘김정은과 최고당 고위간부들에게는 허용되고 인민대중은 안 된다? 이것이 계급 없는 사회주의 사회에서 허용될 수 있는 일인가?’ 이와 같이, 북한 사회의 특권 세력에 대한 적개심을 김정은 스스로가 부추기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의미에서 본 방송자는 북한 청소년들이 김정은을 비롯한 여러분 당 특수계급에게 불평불만을 갖지 않도록 ‘아름다움’에 대한 여러분 당의 규정을 폐기하길 권고합니다. 아름다운 것, 숭고한 것, 민족적인 것, 운운한 당의 통제규정을 내놓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당이 아니라 인민대중이 자주적으로 자유롭게 인식, 선택하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여러분에게 더 이상 반동사상문화배격법 같은 낡은 인민통제방법을 청산하고 21세기 디지털시대의 과학문명을 수용하면서 새로운 체제하에서의 인민통제 방법을 찾을 것을 권고하는 것입니다. 왜 소련공산당체제는 붕괴됐는데 중국공산당 정치체제나 베트남 공산당의 정치체제는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대외개방과 체제 개혁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함을 인식하고 낡은 인민통제방법을 포기할 것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