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한미 ‘워싱턴선언’ 깊이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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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줄 압니다만 지난 4월 하순에 남한의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국빈초청을 받아 5박 7일간의 미국방문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윤 대통령이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는 김여정의 비난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그 요지는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인 행동의지가 반영된, 극악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집약화한 산물”이라는 주장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성명과 특히 별도로 발표된 ‘2023 워싱턴선언’에 대한 비난이었습니다. 김여정의 논평인즉 “미래가 없는 늙은이” 즉 “바이든 대통령의 망언이며 너무나 무책임하게 용감했다. 너무나도 엄청난 후폭풍을 각오해야 하는 수사학적 위협”이라고 비난했고 윤석열 남한 대통령을 향해서는 “미국으로부터 빈 껍데기선언을 배려 받고도 감지덕지 하는 못난 인간”이라고 비하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왜 김여정은 원색적 비난을 퍼붓는가? 그 이유는 이번에 발표된 ‘워싱턴선언’이 그만큼 여러분 당 수뇌부의 심기를 크게 자극했고 실질적인 위협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 아닌가생각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김정은 일당이 북한 인민을 굶어 죽이면서 모든 자금과 자산을 끌어 모아 개발하고 있는 핵과 미사일의 효능이 일거에 무위로 돌아갈 것임을 직감하기 때문에, 이것을 사용할 경우 영락없이 김정은 정권 아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정권종말’이 올 것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으니 그래서 쏟아낸 발악적 언동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다시 강조하지만 워싱턴 선언은 빈말, 헛소리를 한 것이 아닙니다. 그 선언대로 여러분 당의 핵·미사일 개발은 그것을 사용하던 사용하지 않던 간에 ‘정권종말’을 자초할 수 있는 최고의 위험물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워싱턴선언은 핵 억제를 강화하고 핵 전략기획을 토의하며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핵 협의 그룹’ 설립을 결정했습니다. 이 새로 조직될 ‘핵 협의 그룹’은 뭘 하는가? 그 임무는 유사시 미국의 핵 작전에 대한 한국의 재래적 지원의 공동실행 및 기획이 가능하도록 협력하고 한반도에서의 핵 억제력 적용에 관한 한미 간의 연합교육 및 훈련 활동을 강화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환언하면 이를 위해 한미 양국군의 군사력 즉 미국의 핵전력과 남한의 통상적인 재래식 군사력을 어떻게 결합시켜 실제작전을 수행할 것인가를 협의하고 그 교본을 만든 후 실제적인 연합훈련을 실시하여 핵우산이 어떻게 펼쳐지는가를 보이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것이지만 미국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5개국과의 협정에 의해 전술핵을 유럽 곳곳에 갖다 놓고 실제 사용시 다자간 협의로 결정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강철 같은 한미동맹이 70년간 계속되어 강한 신뢰가 구축된 지금, 한미연합 군사작전태세가 형성되어 있으니 굳이 전술핵을 남한 때문에 갖다 놓지 않아도 한반도 주변에 포치하고 있는 미국의 핵·미사일 전략자산과 남한의 재래식 군사전력을 결합하면 충분히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을 억제할 수 있는 군사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유럽 NATO국가들과의 다자간 협의, 5개 국가와의 협의 같은 복잡한 협의가 아니라 한·미 양국 간에만 결정하는 단순 과정을 통해 핵억제전력의 구성과 사용에 합의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린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한미 양국 간의 뜻을 보다 명백히 하기 위해 미국은 전략 핵잠수함의 한국 항구에 보내 증명했듯이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인 B-52H, B-1, B-2와 같은 전략폭격기나 F-22와 같은 스텔스 작전기, 핵 항공모함과 그 전단 그리고 수중 깊이 은폐되어 작전하는 전략핵잠수함 등을 정기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하여 실질적인 북한에 대한 핵 억제력을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확장억제, 핵우산의 실제모습을 보여주는 의미에서 미국은 전략핵잠수함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1만 8700톤의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입니다. 이 전략핵잠수함에는 24발의 ‘트라이던트 2(D-5)’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1만 2000km입니다. 현재 미국은 17척의 이와 같은 전략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에 탑재한 핵미사일은 한발에 서로 다른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8~14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이 ‘트라이던트 2’ 미사일 24기의 위력을 보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600발의 위력에 버금가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북한을 이 지구상에서 없애버릴 정도의 위력입니다. 그리고 이 전략핵잠수함 17척 중 ‘트라이던트 2’ 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이 14척인데 이 14척 중 8척이 현재 태평양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들, 폭격기들이 북한 땅에 수시로 들락거려도 여러분의 인민군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습니다. 하물며 동해바다 깊이 잠행하고 있는 전략핵잠수함을 찾아낼 수 있겠습니까? “300톤 급의 미사일 탑재잠수함을 침수시키겠다”, “수중발사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쏴 올렸다”고 떠든다고 미국이 눈이나 깜빡하겠습니까?

재래식 군사력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남한이 갖고 있는 재래식 군사력의 위력을 여러분도 제대로 평가해야 합니다. 왜 폴란드나 동유럽 국가들이 남한의 K-2전차, K-9자주포를 앞다투며 수입하고 있는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공 이후 1년여가 지나는 동안 남한의 전차 ‘K-2’가 100년의 전차 제조기술을 가진 독일제 레오나르도 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무엇인가? KF-50전투기가 왜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에 수출되고 있는가?

그 만큼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전은 최첨단, 과학기술이 총 결합된 신형 무기의 생산과 보유 여부로 판가름 납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4월 26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남한의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2023 워싱턴선언’을 깊이 검토해야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있는 “힘의 관계에서 열세한 자는 패할 수밖에 없다”는 격언을 되씹어봐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강인덕,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