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북한의 코로나 확산이 당 간부들의 책임인가?

0:00 / 0:00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12일 이후 1주일 동안 연거푸 정치국회의가 4번이나 개최되었고 매 회의 때마다 당 간부들의 무경각, 해이, 무책임, 무능을 힐책하는 김정은의 격노한 질타가 쏟아졌으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또 그 어떤 단위와 어떤 부문을 책임진 간부를 고사하고 모두가 긴장된 나날과 불안하고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2년 3개월 만에 북한 지역, 특히 수도권 일대에 코로나, 오미크론 비루스 BA-C2가 급속히 퍼진 책임이 당 간부들의 무능, 무책임, 무경각, 해이에 기인한 것인가, 아니면 당 중앙의 정책 잘못에 기인한 것인가,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 할 것입니다. 2년 3개월 동안 모든 국경선을 폐쇄하고 인적, 물적 왕래를 철저히 차단했는데 왜 4월 말 갑자기 수도권에서 유열자가 발생하고 하루에 10만여 명씩 감염자가 발생하여 200만 명이 넘었는가? 4월 15일, 4월 25일, 4월 26일, 평양시내에서 개최했던 축전과 인민군 열병식과는 정말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인가?

당 간부 여러분! 중국 우한에서 최초로 코로나19비루스가 발생한 이후 전 세계각지로 번져나갔고 수백만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 중 전 세계 의학, 방역 관계 과학자들은 이 병균을 퇴치하기 위한 예방약과 치료약 개발에 전념했고 급기야 미국, 남한, 유럽, 중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예방약과 치료약 개발에 성공하였으며 이미 이들 나라에서는 인민들의 일상생활이 회복되었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국내에서의 대중집회 뿐만 아니라 국내여행, 해외여행도 시작되었습니다. 유독 북한만이 예방주사를 거부하고 국경선을 폐쇄한 채, 과학적인 대책이 아닌 정치적 대책으로 이 대동란을 극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걷잡을 수 없는 대재앙을 초래한 것이 아닙니까? 이것이 사실이고 진실일진데 누가 그 책임을 져야 합니까?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비루스 예방약을 배정하고 무료로 받아 접종하라고 몇 차례나 권고했는데 이를 거부한 자가 누구입니까? 바로 김정은이 아닙니까?

5월 12일 8차 정치국 회의에서는 김정은이 “비과학적인 공포와 신념부족, 의지박약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하면서 전주민의 집중 검병, 검진을 진행해서 의학적 감시와 치료대책을 세워야 하며 사업공간, 작업공간, 생활공간의 구석구석까지 소독하여 전파근원을 차단, 소멸하라고 지시했습니다. 5월 14일 정치국 협의회에서는 김정은 자신이 자기 집에 준비해 두었던 비상의약품들을 중앙당 본부 당위원회에 바친다고 하면서 이 약을 어렵고 힘든 세대에게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중앙당 간부들도 각자 자기 집의 상비의약품을 내놓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문제는 과연 북한인민들이 얼마나 가정상비의약품(해열제, 소화제, 항생제 등)을 갖고 있을까요?

당 간부 여러분 어떻게 생각합니까? 다음날 5월 15일 개최된 정치국협의회는 “국가방역체계로 이행된 이후 전반적인 방역실태를 재점검하고 의약품 공급에서 나타난 편향들을 시급히 바로 잡기 위한 문제들을 집중 토의했다”고 했습니다. 5월 16일자 로동신문엔 김정은 자신이 평양시내 약국에 직접 들러 점검하는 사진이 여러 장 게재되었습니다. 김정은이 들른 약국은 평양에서도 규모면에서 가장 큰 약국인 것 같은데 그 약국에 진열된 약품이나 보관시설이 온전했는가, 그 반대로 김정은은 크게 실망한 것 같았습니다. 김정은은 5월 15일 정치국 협의회에서 “국가가 조달하는 의약품들이 약국을 통해 주민에게 제때에 가 닿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 직접적 책임자인 내각과 보건부문일꾼들이 현 위기 상황에 대한 헌신적 복무정신을 말로만 외우면서 발 벗고 나서지 않는데 기인한다”고 하면서 “이 엄중한 시국에서조차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중앙검찰소 소장의 직무태공, 직무태만 행위를 신랄히 질책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5월 16일 국방성에서는 “인민군대가 특별 명령을 받고 악성 비루스 격퇴전을 전개한다”고 하면서 “당중앙에 별동대를 편성했다, 의약품의 운송을 위해 나섰다”고 발표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김정은의 정치국회의 또는 협의회에서 한 언급을 보면서 본 방송자는 ‘지금 북한은 초긴장 상태를 넘어 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위기에 직면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김정은은 한 발에 1,000만 달러 이상의 값비싼 탄도미사일을 1주일이 멀다하고 발사하면서 왜 인민대중의 생명을 위협하는 코로나19비루스 방역에는 그토록 허술했는가?

이미 해외의 북한관찰자들은 북한의 의료, 방역체계가 얼마나 열악한지는 충분히 요해하고 있었습니다. 김정일 시대, 일시 북한 왕래가 빈번했던 2000년 이후 수년간, 많은 남한과 미국 또는 유럽의 의사와 의과학자들이 북한 병원 특히 평양의 중앙병원을 방문한 바 있었습니다. 본방송자는 지금도 이들이 찍어온 사진을 보고 놀란 기억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링거 병이 없어 맥주병에 주사약을 넣어 혈관주사를 놓는 장면, 거의 녹이 슬 정도의 주사기를 끓는 물에 소독하여 사용하는 장면, 병원에 약이 없이 환자가 스스로 항생제와 해열제같은 약품까지 사갖고 와서 의사의 진단을 받는 장면들을 보았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비루스와의 ‘대동란’은 어제, 오늘에 시작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미 북한의 의료, 방역체계가 무너진 지는 30~40년 전입니다. 선군정치가 시작되던 그때 이미 붕괴되었습니다. 만약 김정은이 선대의 유훈, 핵미〮사일 개발에만 집중하지 않고 보건, 의료, 위생, 방역 등 실제 인민 건강관리에 핵미〮사일 개발비의 1/10 아니 1/100만 투자했어도 오늘과 같은 ‘대동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5월 17일 개최된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도시〮군〮 또는 각급기업소, 협동농장간의 왕래를 완전 봉쇄한 상태에서 계획된 경제건설과 식량생산, 1만 세대 주택건설을 반드시 완성하라는 지령을 채택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이런 당중앙의 결의가 제정신을 가진 자들의 행태라고 봅니까? 앞으로 당 간부 여러분의 불안과 초조, 언제 닥칠지 모를 책임추궁에 대비하는 개별적 경계태세가 절실한 시대임을 각성하고 자구책 강구에 전력할 것을 권고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