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주체농법을 고집하는 한 식량증산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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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달, 5월 21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개최되었던 정치국협의회에서 김정은은 “비상방역전을 계속 강도높이 전개하는 것과 동시에 제8기 4차 전원회의가 포치한 당 및 국가정책집행정형을 지방별 부문별로 요해, 장악하기 위한 실무 지도소조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성원으로 조직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머지않아 제8기 5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소집될 것이고 그 회의에서는 지방별 부분별로 4차전원회의 결정의 집행정형을 현지에 나아가 지도 검열한 이 정치국성원 지도소조가 그 결과를 보고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이 각 지방 각 부분의 사업정형을 어떻게 평가해 주는가에 따라서 당 간부 여러분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지난 몇 주일 동안 모내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북한의 언론매체 그중에서도 로동신문은 연일 “모내기 제철에 와닥닥 다그쳐 끝냄으로써 올해 알곡증산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드센 공격전을 벌리라”고 떠들고 있는데 당 간부 여러분! 모내기를 성과적으로 보장하는데 있어서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질 보장도 중요합니다.

그 ‘질 보장’이란 무엇입니까? 평당 포기 수와 포기당 대수를 보장하는 것을 비롯하여 ‘주체농법’ 대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주체농법’ 자체가 무엇인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농법인지 아니면 수령이 즉흥적으로 제시한 정치 공작적 농법인지 불분명합니다. 1958년 여러분 당이 농업의 집단화를 실시해서, 1946년 토지개혁으로 농민에게 분배했던 토지를 몰수했고 협동농장과 국영농장으로 통합한 이후 지금까지 북한에서 식량부족을 겪지 않은 해가 없었습니다. 금년에도 북한에는 80만 톤에서 90만 톤 내외의 식량부족이 예상된다는 국제사회 농업전문가들의 예상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른바 ‘주체농법’으로 계단식 밭을 일구고 강냉이를 심어 식량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 김일성 선대수령의 지시가 나온 때는 196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나이든 농민 중에는 언 땅이 녹기도 전에 영양단지를 만든다고 강냉이 묘를 키우느라 온갖 노력을 다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높지 않은 야산뿐만 아니라 웬만큼 높은 산의 나무를 몽땅 찍어내어 밭을 일구고 묘판에서 자란 강냉이 묘를 심었습니다. 그 후 추수수확을 끝내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서 봄비가 내리면, 그 민둥산의 계단식 밭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 크고 작은 냇가와 강의 하상이 높아져 홍수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40~50년이 흘렀습니다.

그렇다고 여러분 당이 연중행사처럼 닥치는 식량부족 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고난의 행군시기 굶어죽는 노약자와 어린이, 근로자들, 수십만 명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대수령 김정일은 무엇을 했습니까? 선군정치로 국민총생산의 25~30%를 군비증강에 넣지 않았습니까? 농촌의 전기화, 기계화, 화학화, 수리화, 과학화는 그림의 떡 이외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김정은이 과연 식량증산을 위해 무슨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까? 협동농장 농민들은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울수록 헌신적 안목으로 작전을 짜고 들고 있는데, 무슨 화선식 정치사업을 한다며 ‘이동식 포전 방송 선전대’가 마치 농업 증산이 정치사업으로 가능한 듯 떠들고 있습니다.

지금 협동농장 농민들, 아니 당 세포원들이 요구하는 것은 필요한 비료와 각종 농기자재, 트럭, 콤바인 등입니다. 당장 정전되지 않게 전력을 공급해주어야 양수기를 돌려서 물을 퍼 올려 갈라진 논밭을 적셔 가뭄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풍족한 비료를 주고 가뭄이 들지 않도록 수로를 통해 물길을 만들고, 태풍과 홍수가 칠 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강한 볏대를 가진 품종의 곡식을 심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얼마 전 본방송자는 로동신문을 읽으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 기사는 “김정은이 보내주었다는 상비약품을 받은 황해남도 농민들, 황남 전역이 그 사랑, 그 은덕을 접해서 대하(큰강) 마냥 끓어 번지고 있다”고 하면서 황해남도 도당위원회 책임일꾼이라는 자가 “김정은이 보낸 의약품은 단순한 의약품이 아니라 사랑의 불사약이다. 위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하여 불사조마냥 억세게 일떠선 도 인민들의 기세는 지금 전례 없이 앙양되어 있으며 그 힘이면 이룩하지 못할 승리란 없다”고 말했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이런 식의 수령에 대한 우상숭배로 북한인민들, 농민들이 김정은을 우러러 보며 그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신명을 다 바쳐 농사일에 매진하리라 생각합니까?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없는 현상입니다. 지난 5월 15일자 로동신문에 “코로나 환자가 집에서 자체로 몸을 돌보는 방법으로 금은화(꽃)를 한번에 4~5g씩 또는 버드나무 잎을 한번에 4~5g씩 더운 물에 우려서 하루에 3번 먹는다”는 치료법이 소개된 기사를 읽었습니다. 아마도 이 기사를 쓴 의과학자는 진통제, 해열제인 아스피린의 핵심성분 ‘살리실산’이 버드나무에서 추출된 물질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버드나무 잎을 더운 물에 우려서 먹으라고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본 방송자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이것이 오늘 현재 북한의 의약품 생산실태를 입증하는 기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더 이상 정치선전선동, 김정은에 대한 우상숭배와 같은, 케케묵은 공산당의 낡은 사상교양사업으로 경제생산과 코로나 방역 작전을 전개하려 하지 마십시오. 전 세계는 여러분 당의 경제력, 통제력, 군사력 아니 북한 사회 저변 인민대중의 생활실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코로나 비루스 방역을 명분으로 한 국경 폐쇄, 왕래 차단의 실제 목적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인간의 자유를 억제하는 한 인간의 창조력, 생산력의 발휘는 불가능합니다. 농업은 농민에게 맡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토지를 농민에게 돌려주고 농민 스스로 자신의 소득증가를 위해 모든 창의력, 과학기술적 선진농법을 받아들이게 해야 합니다. 더 이상 신화와 같은 ‘주체농법’으로는 부족한 식량 증산, 두벌농사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생각으로 농업발전을 기하기를 다시 한번 권고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