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진전없이 종전선언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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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달, 즉 8월에 들어와서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미·북 관계 나아가 주변 국가 간의 관계에서 미묘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남북관계는 8·15 광복 73주년을 맞이하여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파격적인 제안이 있었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의사를 밝혔고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도로 연결을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하였으며 나아가 남북한·일본·중국·러시아·몽골 등 동북아시아 6개국에 미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를 창설하면 동북아시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 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이며, 이렇게 되면 동북아시아 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문재인 대통령의 원대한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9월중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수뇌 간에 서로 얘기할 내용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희망적 장래의 구상이 합의되자면 무엇보다 앞서 당면과제로 제기돼 있는 북한의 비핵화문제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여러분 당이 주장하는 종전선언문제도 바로 이 북한의 비핵화문제가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북핵문제가 진일보하지 않는다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문제나 미국·일본 등 여러 나라가 실시하고 있는 개별국가의 대북제재가 조금도 완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미 들어 알고 있을 줄 압니다만 미국은 지난주에 러시아와 중국의 기업과 선박을 새로 제재대상에 올렸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인공위성에 의해 공해상에서 기름이나 기타 물품을 북한선박에 환적하는 장면이 찍혔기 때문에 더 이상 피할 길이 없게 되었습니다.

지난 8월 15일 미국 재무부가 새롭게 발표한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보면 담배와 술 밀수가 추가 되었습니다. 미국 재무부 발표를 보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담배 밀수가 북한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산 담배와 담배 원료, 주류(술)의 해외 불법 판매가 중국무역회사인 대련천보국제물류와 싱가포르의 자회사인 신에스엠에스를 통해 밀수가 계속되었다고 했습니다. 러시아 나홋트카항을 비롯한 러시아 극동항구에서 제재대상에 이미 올라있는 북한선박 예성강1호와 천명1호에 정제된 휘발유와 경유를 불법 선적하도록 도와준 항만 서비스 업체인 프로피넷회사와 이 회사 대표를 새로운 제재대상에 올려놓았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과거 북한 외교관들이 외교행랑을 이용하거나 해외 나들이 여행 형식을 빌려 미국이나 영국의 유명한 담배인 말보로나 던힐 등을 밀수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만 이들 외교관이 자행한 담배 밀수가 진짜 말보로나 던힐 담배가 아니고 모두 북한에서 생산된 위조담배였다는 사실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1990년대 중국이 국제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이전에는 이런 가짜 담배 밀수의 주범이 중국이었는데,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에는 북한이 바로 위조담배밀수의 주범국가가 되었습니다. 2002년에서 2005년까지 미국 내에서 북한산 위조 말보로 담배 적발건수가 무려 1,300배로 늘어났습니다. 금년에 들어와 또다시 과거처럼 북한의 위조담배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연간 10억 달러나 된다니 통탄할 일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미국의 여러분 당에 대한 제재명분은 더욱 명백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획기적인 제의를 내놓아도 여러분 당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조치가 계속되고 있는 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당은 미국이 제재조치를 계속하고, 우리 공화국을 경제적으로 압살하려 하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불법인 줄 알지만 밀수출, 밀수입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만 이런 여러분의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통할 리 만무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로켓 개발을 중단하지 않고 폐기하지 않는 한 미국을 비롯한 일본, 한국 등 주요 동아시아 주변국가의 안전은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핵과 미사일로 미국과 그 동맹국가를 위협하는 여러분 당의 태도가 조금도 변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적대적 행위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위적 노력’ 이라는 구실로 계속 핵 폐기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는 여러분의 태도를 어떻게 좌시하고만 있겠습니까?

미국의 대통령 국가안전보좌관인 존 볼턴이 분명히 밝혔습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개최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1년 내에 핵 폐기를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김정은의 약속이 조금도 지켜지지 않는데 ‘종전선언 우선’을 내세우며 일의 선후를 바꾸려 하면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겠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하며 김정은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한들 그 말이 통하겠습니까?

9·9절에 열병식이 거행된다고 해서 우리는 깊은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무기를 등장시킬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인공위성이 찍은 미림비행장사진을 보면서 대략 짐작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우리에게 대한 군사적 위협을 목적으로 한 것임은 부인할 길이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마십시오. 미국 유골 50여 구를 보낸 것과 비핵화 문제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런 것으로 기본적인 문제인 북핵문제를 지연시키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여러분 당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임을 알고 처신해야 함을 지적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