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 9월 10일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명절인 추석이었습니다. “오늘만 같아라”라고 말할 만큼 풍요로움과 즐거움을 느끼셨는지요?
당 간부 여러분!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했던 사업총화보고에 못지않게 전국비상방역총회회의에서 길게 진행한 김정은의 보고는 그 말미에 “당이 준 임무에 대한 무한한 충성심,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 환자들에 대한 지극한 정성을 체질화했고 우리 제도의 우월성을 방역실천, 보건실천에 철저히 구현함에 성심을 깡그리 바치는 공산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역사적 대업을 힘있게 다그쳐 가자”라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코로나19 비루스와의 투쟁, 방역전쟁에서의 승리를 공고히 하고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더욱 믿음직하게 담보하며 금년도 경제생산 목표를 100% 초과 수행할 수 있는 마음의 결의가 다져졌습니까?
들리는 말로는 지난달 하순부터 중국과의 무역거래를 재개하기 위한 압록강 두만강 봉쇄를 풀고 8월 15일부터 신의주-단동간 화물열차의 왕래가 재개될 것이라는 세관당국의 통고를 받았는데 아직 그런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이 무역관계자들의 얘기입니다. 그 이유인 즉 10월에 개최될 중국공산당 전당대회에 혹시 변두리지역에서 코로나 감염이 극심해진다면, 전당대회 개최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고 중국당국이 화물열차의 운행 재개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의 대내 정치사정이 어떻든지 간에 당 간부 여러분은 하루 속히 중국과의 무역거래가 정상화되어 경제건설과 생산에 필요한 기자재가 들어와야 하고 특히 부족한 식량을 충당할 수 있는 쌀과 옥수수가 들어와야 한다는 시급성 때문에 불안해지고 있을 것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러시아가 얼마간의 통밀을 지원했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지난 봄 이후 여러분 당이 온 정성을 다해 추진해온 정보당 알곡 1톤 증수 목표가 달성될까 여부가 관건입니다. 로동신문은 8월 7일 특별상보를 크게 게재했는데 “농촌에 배치된 청년들이 알곡증산으로 조국을 받드는 애국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면서 “1970년 이후 2020년까지 청년들이 집단적 탄원을 내며 농촌으로 보내달라고 했는데, 이들이 청년분조운동을 전개하고 100일 전투를 벌이면서 1인당 별방지대에서는 20톤 이상 산간지대에서는 30톤 이상의 풀을 베어 풍년거름을 생산하고 알곡생산을 늘렸다”느니, “순천군 열두삼천리벌 농장 청년분조원들은 주체농법대로 농사를 지어 정보당 평균 9.5톤의 소출을 냈다”느니 등등 수십 개의 예를 제시하며 하방된 청년들이 당의 요구에 따라 알곡과 농축산 증산의 혁혁한 공훈을 세웠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청년들의 투쟁을 보도하면서 로동신문은 여전히 “올해 사업에서 제일 중시하고 힘을 넣어야 하는 것이 농사다. 비상한 각오를 안고 올해 농사결속을 위한 투쟁에 한사람같이 떨쳐나가자”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지방에서 사업하는 당 간부 여러분에게 부여된 최대과업은 바로 알곡소출을 높이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배관리를 보다 과학적으로 하고 가을걷이 준비를 예견성있게 하고 자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는 일입니다. 그 어떤 세포비서나 초급당위원회 간부가 이런 ‘농사제일’의 당 결정에 어긋나는 일을 하겠습니까? 모두가 온 정성을 다해 비상한 각오로 농사결속을 위한 투쟁에 떨쳐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보당 1톤의 알곡증수가 가능한가? 정치사상투쟁을 강력히 전개하며 협동농장 근로자들, 농민들을 동원하고 있지만 인력부족, 비료부족, 각종농기자재 부족, 이미 굳어버린 농토의 개량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에 더하여 가뭄과 장마 그리고 태풍이 심심치 않게 밀어닥쳐 농사일에 더 없이 큰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중동이나 아프리카 여러 나라 국민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하여 지난 3~4개월 동안 흑해에서의 곡물운반 선박의 항해를 막아 극심한 식량부족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 8월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 항구 일부가 해제되어 선박의 일부 항해가 풀렸고 우크라이나 곡물창고에 쌓인 수천만 톤의 밀과 옥수수가 반출되고 있지만 이미 극심한 식량부족에 허덕이는 이들 중동, 아프리카 국민에게 당장 식량공급이 전해질 수는 없는 것이어서 상당한 사람들이 기아와 영양부족으로 사망할 것이 예상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현상은 남의 일입니까? 바로 당 간부 여러분에게 닥친 재난이 아닙니까? 왜 여러분 당 수뇌부는 악화일로에 있는 북한인민의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습니까? 유엔식량기구를 비롯한 국제농업관계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북한이 자력갱생방법으로는 식량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외부로부터 북한에게 식량지원이 제대로 안 되는가? 바로 여러분 당 수뇌부의 그 알량한 체면 때문입니다. 없으면 있는 사람과 나누는 것이 인간사회의 상념이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부족한 식량에 대해 솔직히 밝히고 식량여유가 있는 나라로부터 지원받으면 됩니다. 바로 휴전선 넘어 남한이 있지 않습니까? 1980년대는 남한이 수재를 입었다고 10만 톤의 식량을 지원했던 여러분 당이 아닙니까? 반면 남한은 수시로 수십만 톤의 쌀을 북한에 지원했습니다. 그뿐입니까? 미국과 일본 등 자유세계와 유엔은 지금까지 700~800만 톤의 식량을 지원했습니다.
코로나 비루스 방역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원해주겠다는 것을 거부하며 굳이 자력갱생으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는 김정은의 억지, 이런 생각이 바로 인민대중을 ‘고난의 행군’으로 내모는 행위이며 독재자의 위신 유지를 위한 방편에 불과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현실을 직시하십시오. “오늘만 같아라”라는 추석의 풍요로움과 즐거움을 북한인민이 갖도록 이상적, 합리적, 온정적 정책을 택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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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