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8월 10일 개최되었던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김정은은 “이제는 방역전쟁에서 승리했으니 인민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고 사상최악의 코로나 비루스 위협을 퇴치한 그 기세로 금년도 생산 건설계획을 완성할 뿐만 아니라 8차 당대회가 밝힌 5개년계획 목표달성에 총진군하자”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선언으로 북한 내에서 이동의 제한이 풀리고 압록강, 두만강, 국경봉쇄도 해제되었으니 중국이나 러시아 기타 우호국과의 경제무역도 재개되어 자력갱생의 무거운 짐을 벗어날 수 있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런데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은 아직도 여러분 당이 요구하는, 정상적인 무역거래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인즉 내달 10월 16일에 개최될 제20차 중국공산당대회에 지장을 주는, 변방에서의 코로나 확산이 재연될까 경계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북한 내 사정도 순탄치가 않습니다. 무엇보다 여러분 당의 초급당위원회 간부당원들, 시군당위원회 간부당원들이 전례 없는 사상검토, 당 조직 생활에서의 과오를 범했다는 이유로, 나아가 북한 전역 각급단위 생산현장에서 일반 당원들이 당 규율이 이완되었다는 이유로 검열을 받는 등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협동농장을 지도하는 간부들은 산간 농경지 확장공사를 위해 몇 주일간 현장을 떠나있었다는 이유로 또는 작은 수력발전소 건설과 도시살림집 건축을 지도하던 간부들은 건설자재의 자급자족이 어려워 건설사업 진전이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는 수령의 지시관철을 위한 충성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심한 비판과 당적 처벌을 서슴지 않고 있어 건설생산 사업 자체가 중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이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가? 올해 당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 온 힘을 쏟아 부어 농사를 결속하기 위한 투쟁에 전력해야 할 가을걷이가 한참 진행되어야 할 시기인데, 그 일선에 서 있는 간부들이 사상검열, 조직생활 검열에 걸려 처벌대상이 되고 있다니 과연 이 중차대한 혁명투쟁 즉 정보당 1톤 증산을 누가 감당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런가하면 2021년 12월, 당의 농촌혁명 강령을 실천하기 위해 탄원했던 청년들, 탄광과 광산 등 가장 힘든 생산현장에 스스로 지원했다던 그 청년들이 가을 인민군 제2차 초모에 응하라는 도군사위원회 명령에 따라 징발되고 있다니, 가뜩이나 부족한 농촌과 탄광, 광산의 노동인력은 어디에서 보충하고 누가 맡아줄 것입니까? 들리는 말로는 향후 약 10만 명을 모병해서 건설공병대에 배치하고 이들을 러시아의 침공으로 치열한 전투를 전개 중에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지방, 러시아군 점령지역, 친러세력이 건설했다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공화국에 건설대 혹은 러시아의 고용병으로 보낸다고 하는 얘기가 있으니 예정된 가을걷이와 금년도 생산 건설계획을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하기야 외화벌이가 되어야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수 있으니 이런 무리한 계획을 추진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과연 이런 방법으로 여러분 당의 수뇌부가 인민대중제1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지난달부터 로동신문은 ‘조선로동당원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기획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지난 7월에 개최되었던 각급 당위원회 조직부 당생활지도부문 일꾼 특별강습회에서 한 김정은의 언급을 실천하기 위해 계획된 교양자료라고 보이는데, 당 간부 여러분은 이 기사에서 모범적인 로동당원으로 거명된 연형묵 자강도 당위원장이나 룡강군 옥토협동농장 관리위원장 림근상처럼 맡은 바 임무수행을 해낼 수 있습니까? 여러분 당 경제전문가들이 고백한 것처럼 고난의 행군시기 때만 하더라도 북한에는 잉여자재, 잉여경제여력이 남아있었습니다. 관점을 바꾸고 여기저기 손대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남아있었습니다. 거기에다 연형묵 자강도 당위원장은 압록강 건너편 중국군 군부와 협력하여 상당한 지원을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중소형 수력발전소를 건설했습니다. 룡강군 옥토협동농장의 림근상 위원장의 경우 새로운 땅을 찾아 씨앗을 파종하면 지력이 좋아 알곡 500kg 증산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경제적 여유가 당 간부 여러분이 지도하는 그 지역 그 경제부문에 남아있습니까? 지난 20~30년 동안 남아있는 경제적 여력을 몽땅 찾아내 썼습니다. 지금은 인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도 나올 것이 없습니다. 마른 수건을 다시 짜고 또 짜는 형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지금부터 60여 년 전 김일성이 했던 당조직 지도사업에 대해 언급했던 ‘교시’를 떠올립니다. 김일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 조직지도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당과 인민대중과의 혈연적인 관계를 끊임없이 강화하는 것이다. 대중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기본조건은 간부들과 당원들 속에서 인민대중에 대한 혁명적 군중관점을 확립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인민대중 속에서 혁명적 군중관점을 확립했습니까? 이미 북한인민은 군중의 단계를 넘어서 사회주의 혁명투쟁을 40~50년 동안 추진해왔습니다. ‘고깃국에 이밥, 비단옷에 기와집, 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물론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물질을 무상으로 공급받는다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회건설이 과연 가능한 이상인가?’, ‘한갓 그림의 떡, 지배집단의 거짓 약속, 인민을 예속화하기 위한 혹세무민의 허황된 주술아닌가?’, 이렇게 차고 넘치도록 사회주의 사상계급교양, 주체사상 교양을 충분히 받은 세대가 오늘날 북한사회의 주류가 되었습니다. 여러분 당이 말하는 혁명투쟁은 수십, 수백 년이 지나도 계속되어야 할 구호라면 이 혁명구호에 지쳐 각 개인은 스스로 좌절할 수밖에 없음을 너무나 잘 아는, ‘깨어난 인민대중’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인민대중에게 낡아빠진 주체사상, 계급의식, 정치적 생명론 운운한다고 먹혀들겠습니까? 지금은 자력갱생의 경제생산방식을 지양하고 국제협력을 얻어 경제정상화를 기하는 것이 당의 최대 과업입니다.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인민대중이 생산한 귀중한 재화를 몽땅 쏟아넣는다고 해도 발전된 선진국가와의 군비경쟁이나 남북간의 체제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전무함을 인식하고,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경제제재를 완화하는데 전력할 시기임을 다시 강조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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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