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인민제일주의’라더니 이제는 ‘국가제일주의’라고?

북한 근로자들, 군인들, 학생들이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하는 모습.
북한 근로자들, 군인들, 학생들이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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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당 간부 여러분의 걱정이 분출하는 가을입니다. 김정일 시대보다 김정은 시대가 더 나아졌다는 인민대중의 평가가 나올 수 있을지 바로 이 먹는 문제, 정보당 1톤 증산여부가 판명나는 이 계절, 가을걷이는 제대로 실행되고 있습니까? 그동안 로동당 수뇌부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투쟁구호로 제시하며 인민생활향상에 전력한다고 했는데, 코로나 방역투쟁도 승리로 맺었다고 하니 더욱 더 인민생활 향상이 당의 우선과업으로 제시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먹는 문제 해결, 이것이 초미의 과업으로 제시되는 바로 지금입니다.

그런데 당 간부 여러분은 느닷없이 새로운 투쟁구호에 접했습니다. 바로 ‘국가제일주의’입니다. 지난 9월 초부터 여러분 당은 “국가제일주의를 전면으로 구현해 나가자. 세상에 단 하나, 존엄높은 조국의 위대함을 심장에 새기자”라는 구호로 당 간부 여러분의 사업방향이 전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우리국가제일주의’가 상호 양립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도 되는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국가제일주의’라는 구호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통해 실현되어야 할 것인데 여러분 당 수뇌부가 이렇게 이해하고 제시하는 것인지 의문이 갑니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핵개발과 미사일 생산에 국민총생산의 25~30%를 사용하고서는 인민대중제일주의의 실현은 부지하세월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의 말대로 국가제일주의를 실현해 나가는데 있어 첫째 조건은 “우리 집을 우리 손으로 세상에 보란 듯이 훌륭하게 꾸려나가는 것”으로 입증되어야 하는데 과연 지금 여러분 당은 이런 신념으로 경제건설사업을 수행하고 있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해외관찰자들의 의심은 지난 9월 9일 정권수립 74주년을 맞이하여 채택한 '핵 무렵 법령'을 보면서 더욱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9월 9일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라고 보도한 핵무력정책 11개 항목을 보면 "핵무력은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침략, 공격으로부터 국가주권과 영토완정, 인민의 생명 안전을 수호하는 국가방위의 기본역량이며 적대세력으로 하여금 북한과의 군사적 대결이 파멸을 초래한다는 것을 명백히 인식하고 침략과 공격 기도를 포기하게 함으로써 전쟁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침략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핵무력을 보유할 것임으로 미국을 비롯한 어떤 국가가 핵포기를 요청해도 "천만에, 이것은 오판이고 오산이며 백날, 천날, 십년, 백년을 제재해도 결코 우리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김정은의 얘기인즉 "나라의 생존권과 국가와 인민의 미래의 안전이 달린 자위권을 포기할 우리가 아니며 그 어떤 극난한 환경에 처한다 해도 그 어떤 조선반도의 정치 군사적 형세 하에서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김정은의 철통같은 위지가 표명된 이상 미국을 비롯한 자유세계 특히 이 동아시아에 위치한 일본이나 남한 그리고 핵전쟁의 결과가 어떤 것인가를 숙지하고 있는 유럽제국, 심지어 여러분 당의 우호국가인 중국이나 러시아까지도 깊은 우려와 경계심으로 대하며 여러분 당의 핵개발 진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정은의 얘기인즉 “우리 핵 무력의 전투적 신뢰성과 작전운용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게 전술핵 운용공간을 부단히 확장하고 적용수단의 다양화로 더 높은 단계에서 실현하여 핵전투태세를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전술핵무기로 이 지역에 배치된 미국의 군사역량과 남한이나 일본의 군사시설을 타격하도록 사용범위를 확대하고 선제적 공격도 불사하겠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한 것입니다.

과연 이런 김정은의 노골적인 핵 위협에 미국, 일본, 남한, NATO 가입국이 좌시할 수 있을까요? 결코 그럴 수는 없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 모두는 끝까지 여러분 당에게 핵 폐기를 종용할 것이고 이를 위한 협상의 창문을 열어 놓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지금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로 실행 중에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는 가일층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적대시 정책으로 여기고 이에 대한 대응조치를 취한다면 한미 양국은 물론 미, 일, 호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NATO가입국 모두는 여러분 당의 군사력을 일시에 절멸시킬 수 있는 최고 최대의 연합군사훈련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지난 8월 이후 진행되고 있는 이 지역에서의 한, 미, 일, 호주, 캐나다 등 여러 나라의 연합군사훈련을 여러분도 보고 있을 것입니다. 과연 인민군 장령 여러분, 인민군 최고 참모부 장병 여러분은 이들과의 대전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합니까? 대응할 수 있는 첨단 무기를 갖고 있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지금 미국을 비롯한 일본, 남한, 호주, 캐나다 등 아시아의 그 어느 국가도 북한을 침략하겠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단 한 나라도 없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21세기 이 대명천지에서 세습봉건 왕조국가로 대표되는 북한, 20세기 중 가장 반인도적 반인민적 독재체제를 유지했던 소련의 스탈린이나 독일의 히틀러보다 더 반인간적 반인도적 전제체제가 형성된 김씨 일가의 세습왕조를 침략해서 무슨 이득을 얻겠다고 나서겠습니까?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 아니 공산주의 종주국가로 행세했던 소비에트 연방이 스스로 무너짐을 목격한 자유세계가 무슨 이유에서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북한을 침략한다는 말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미국과 남한은 여러분 당과의 조건 없는 협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변함없이 스스로 핵 포기를 결심하지 않을 수 없는 기회가 도래할 수밖에 없다는 장기전망을 견지하며, 대화로 핵 폐기에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이 10년 걸리던 100년이 걸리던, 폐기할 수밖에 없는 막다른 지경으로 함몰될 수밖에 없도록 제재와 압박을 계속할 것입니다. 김정은의 망언에 정반대되는 방향으로 대응해 갈 것입니다

과연 어느 편이 승자로 남을까요? 당 간부 여러분은 스스로 판단해주길 바랍니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인민대중의 경제생활을 사상교양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여러분 당이 제시한 국가제일주의가 김정은에 대한 수령제일주의와 같은 개념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과연 북한의 지식인들, 세계의 동향을 보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이 슬로건의 참뜻을 모를까요?

국제정세는 변하고 있습니다. 북한 청소년의 인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수령제일주의로는 이들의 사상의식의 변화를 제어할 수 없습니다. 무모한 핵개발을 중단하고 진정한 인민대중제일주의로 환원하여 인민대중의 먹는 문제부터 해결하십시오. 세계는 여러분 당이 무모한 정책을 중단하고 지원을 요청한다면 즉시 응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전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