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0월 15일 평양 김일성종합경기장에서 남북축구경기가 개최되었다는 사실을 당 간부 여러분은 잘 알고 있습니까? 무관중, 무응원의 괴이한 축구경기말입니다. 이 남북 축구경기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제2차 예선전이었습니다. 단순히 남북한의 친선경기가 아니라 국제축구연맹 FIFA회장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이 전세기편으로 평양까지 날아와 주재한 경기였습니다. 말 그대로 국제경기입니다. 세계의 눈이 모인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국제축구연맹이 주재하는 경기대회에, 북한관중이 단 한 명도 참관할 수 없도록 제한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남한의 기자단, 응원단의 입북을 완전 거부하여 말 그대로 무관중, 무응원, 무중계의 캄캄한 축구경기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다 알고 있는 대로 김일성종합경기장은 4만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입니다.
왜 태극기과 인공기를 게양했습니까? 국제경기행사의 규칙을 어기지 않기 위해서였습니까? 도대체 이런 축구경기를 개최하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무엇입니까? 세계 축구계는 너무나 한심해서, 왜 북한은 이처럼 졸렬하고 치졸한 모습을 보이는가 비난하기보다, 한탄하는 소리가 더 많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들도 축구를 좋아하지요? 북한주민들이 얼마나 축구를 사랑하는가? 북한에서 각 도 대항 축구경기만 열려도 4만 관중이 꽉 찼는데 남북한 최고의 선수가 모두 동원되어 최상의 묘기를 선보인 이 남북한 경기를 왜 무관중, 무응원, 무기자, 적막강산에서 선수들만이 뛰는 이런 현장을 보였으니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이런 월드컵 남북한 경기를 진행시킨 북한당국에 대한 심리적 분석이 각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그 주된 이유를 김정은 일당이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왜 이 축구경기가 김정은 일당에게는 두려운 사건으로 인식됐는가? 그 이유는 가뜩이나 김정은에 대한 북한인민들의 불평불만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남북한 경기에서마저 북한 팀이 패하면 이 역시 김정은의 탓으로 돌려 김정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얘기지요. 하기야 남북축구팀의 실력은 국제축구연맹의 평가로는 한국이 37위, 북한이 113위이니까 ‘아무래도 승리가능성보다 패할 가능성이 높다. 4만 명의 북한 관중 앞에서 북한축구팀이 패할 경우 가뜩이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많은 인민들이 얼마나 김정은을 비난할까?’ 강성대국 운운하는 여러분 당의 선전에 또 한 차례 먹물을 퍼붓는 결과가 나올까 두렵기 때문에 무관중, 무응원의 축구경기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또 다른 평론가는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다행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남북경기에서 북한팀이 패할 경우 북한 선수들은 응당 위대한 수령님의 권위를 훼손시켰다는 엄한 징계, 형벌을 받을 것인데 무관중, 무응원 경기를 진행시킴으로써 선수들을 일단 보호했다”고 평하기도 합니다.
고급당간부 여러분! 작년 남한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된 동계올림픽에 남한 당국은 여러분을 어떻게 맞이했습니까? 선수단, 응원단뿐만 아니라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 당국자들을 초청하여 극진한 대우를 베풀었습니다. 스포츠, 운동 경기는 이처럼 가릴 것 없이 서로 즐겁게 진행하는 것입니다. 축구경기에 이기고 지는 것이 그처럼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입니까? 운동경기가 그처럼 김정은 통치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번 남북한축구경기를 이처럼 괴이하게 치른 것이 혹시 남한 당국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습니까? ‘남북관계를 더 이상 중시할 이유가 없다. 문재인정권은 믿을 정권이 못된다. 4월 판문점합의, 9월 평양합의를 하고도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첨단전투기 F35A, F35B를 비롯한 각종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사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회담이후에도 계속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그렇다 할 조치를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정권과 손잡아본들 무슨 좋은 결과가 있겠는가?’
정치, 군사 부문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스포츠 분야에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자는 이유에서 무관중, 무응원 축구경기를 개최한 것이 아닙니까? 당 간부 여러분! 정말로 스포츠, 운동경기마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김정은의 불만표시에 이용했다면 이야말로 김정은에 대한 남한 인민의 지탄의 수위를 한층 더 높인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이번 무관중, 무응원 축구경기는 남한 인민의 분노를 샀습니다. 김정은의 광폭 정치란 것이 이 정도였는가? 남북한 관계를 개선하고 민족 자주적입장에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남한의 진보적인사들 마저 강한 보수진영의 비아냥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지도자와 어떻게 민족자주를 논하고 우리 민족끼리의 통일을 논할 수 있는가? 축구경기를 관람하러 가겠다는 남한 인민의 입북은 고사하고 기자들의 취재마저 거부한 저들과 무슨 정치문제, 통일문제를 논하라는 것인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경제의 균형발전, 평화경제를 외치며 개성공단재개, 금강산관광재개를 위해 노력한 것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5만 톤의 쌀지원으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조치를 완화시킬 수 있는 틈새를 만들어 보자고 애쓰는 한편 그처럼 국내보수진영, 미국 EU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릅쓰고 대북제재완화를 위해 노력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태도가 겨우 이정도인가?’ 남한의 친북진보적 인사들이 낯을 들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당의 통일전선사업은 물 건너 갔습니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남한 인민들이 다시 한 번 명백하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이 김일성종합경기장에서의 월드컵 남북 경기가 조성한 것입니다. 이런 여러분의 태도를 보면서 남한의 친북적인 보도매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스스로 입을 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남한 당국이 남북교류 재개를 위해 마지막까지 응원단 파견과 중계방송에 노력했지만 여러분 당 수뇌부의 거부로 좌절되었으니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지난 9월 남북체육교류협회는 평양실무회의에서 11월 중 평양에서 남북유소년축구대회를 개최키로 잠정 합의했지만 이런 친선경기마저 제대로 개최될 수 있을까? 회의적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여러분 당이 상식에 어긋나는 기괴한 행동을 되풀이하면 할수록 김정은에 대한 국제적 신뢰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북한인민들로 하여금 여러분 당이 그처럼 강조하는 수령의 권위와 위대성을 추락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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