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혁명소조활동’으로 인민을 먹여 살릴 수 없다

0:00 / 0:00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달 11월 중순부터 여러분 당의 선전선동매체들은 지금부터 45~46년 전 전개했던 '3대혁명소조활동'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 3대혁명이야 말로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조선로동당의 기본노선"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1975년에 전개했던 3대혁명소조운동을 오늘날, 국내외 정세가 밑바닥부터 변한 이 시기에 또다시 부활 재생시켜 전 당원이 3대혁명수행에 달라붙으라며 강변하고 있는가?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지명되었던 그 때 여러분 당 내 노간부를 비롯한 중견간부들, 지식청년당원들 중에서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도대체 마르크스주의·프롤레타리아 정당이라는 로동당이, 자본주의체제를 타도하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최고의 진보적 계급정당이라는 로동당이, 어떻게 봉건왕조시대 즉 권력세습의 왕조시대로 되돌아가는가? 이야말로 역사발전을 역행하는 반동적 정치체제가 아닌가?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사회주의 국가와 자본주의국가에서 또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투쟁하는 공산당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당시 일본공산당은 "조선로동당이 일본 군국주의보다 더 반동적이며 비과학적, 반마르크스정당으로 퇴락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마르크스·레닌주의 또는 중공의 모택동주의와는 양립할 수 없는 반동 이데올로기 정당으로 규탄 받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기는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모든 나라에서 스탈린주의 적인, 중앙집권적인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모순이 누적되어 더 이상 경제성장이 불가능해졌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경제체제개혁으로, 자본주의 국가의 시장원리를 도입하는 대외개방으로 대전환을 이루던 시기였습니다. 이처럼 국내외 정세가 일대변혁을 기하던 시기에 김정일은 국내에서 권력세습에 이의를 제기하는 당 간부들을 제거하고 체제개혁과 대외개방의 거센 변혁의 물결이 북한으로 밀려드는 현실을 저지하기 위해 1975년 7월 사상, 기술, 문화 3대혁명을 슬로건으로 제시하고 이해 11월에는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이라는 자신의 신변 호위를 위한 정치 사회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노간부 여러분은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당시 '3대혁명소조'라는 청년조직을 만들어 각 지방에 파견하여 김정일 세습에 이의를 제기하는 노간부들에 대해 면전에서 규탄하고 이런 자들을 자기에게 직보 토록하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11월 중순 이후 발행되는 로동신문이나 당보를 보면 1975년 김정일이 직면했던 국내외정세와 오늘날 김정은이 직면한 국내외정세가 대단히 흡사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당시 김정일은 3대혁명붉은기운동을 제창하며 이른바 유일사상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10대원칙, 그 어떤 법률보다 그 어떤 당 결정보다 우위에 있는 이 10대원칙으로 당원과 인민대중을 김일성과 자신의 우상숭배와 공포정치, 사회통제로 내몰았습니다. 3대혁명 중 사상혁명과 문화혁명은 여러분 당이 지향하는 사회주의 사회건설이나 인민대중제1주의 실현과는 무관한, 김씨 세습왕조 건설을 위한 교조주의 보급과 권력세습 김씨왕조 건설이 목적이었습니다.

금년 11월 이후 발신되는 여러분 당의 선전선동매체의 주장인 즉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 그 자체는 인민에 대한 열렬한 사랑으로 진화시키고 인민을 위대한 존재로 키우며 그들의 자각적 열성과 창조적 지혜를 남김없이 발양시켜 혁명과 건설을 해 나갈 데 대한 우리 당의 숭고한 인민중시사상이 깃들여 있다"느니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 하고 공산주의를 건설해 나가는데서 우리 당이 일관하게 견지하고 있는 전략적 노선"이라느니 떠들고 있는데 도대체 이 사상, 기술, 문화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으로 무엇을 쟁취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이 운동으로 사회주의 사회 건설을 위한 엄청난 경제성장을 기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까? 아니 오늘 현재 북한인민이 직면하고 있는 식량부족, 경제적 빈곤, 부족한 인민생활 필수품의 생산보급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지금 북한인민의 기아와 빈곤, 코로나19비루스 침습에 대한 공포는 이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하물며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며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여러분 당의 선군정치를 어떤 나라가 순응하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하자고 나설 수 있겠습니까? 중국과 러시아, 남한의 문재인 정권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조치의 일부라도 완화시키자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여러분 당 수뇌부가 이런 제재완화요구에 부응하는 핵·미사일 개발을 동결 또는 중지하겠다는 건설적인 새 제안을 내놓지 않고 미국이 제안한 조건 없는 협상과 대화에 나오라는 요구조차 거부하는 마당에 어떻게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난관을 풀 수 있는 대책이 나오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코로나19비루스 방역을 빙자한 국경폐쇄로 인도적 물자의 교역을 비롯한 인민생활필수품의 수입길이 막혀있는 현실을 탄원과 자원으로 광산, 탄광, 농촌 벽지로 하방된 도시청년 수백 명, 수천 명의 노력으로 무너진 북한경제가 재건되겠습니까?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김정은에 대한 불신, 무지, 무능, 안하무인의 행태와 현지지도로 인민대중제1주의가 눈앞에서 무너지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의 여러분 당의 형편은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일이 직면했던 1975년 당시와 너무나 흡사합니다. 오늘의 현실, 고조되는 김정은에 대한 불신을 제거하기 위해 선대처럼, 친위돌격대로 3대혁명소조를 무어 북한사회에 공포의 삭풍을 몰고 오지 않을까, 북한의 인민대중과 해외 관찰자들은 염려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구태의연한 낡은 총동원 방식이 아니라 인민대중의 물질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순리적으로 정상적으로 새로운 사회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경제발전의 법칙, 인민대중이 신봉하는 보편타당한 합리적 방법으로 경제생산경쟁을 제기해야 합니다. 정치적 목적, 사회통제를 위한 인위적 경쟁으로는 그 어떤 긍정적 결과도 획득할 수 없음을 지적해둡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