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외부정보유입으로 인한 변화를 구시대의 선전선동으로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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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연말이 가까이 왔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에게는 더없이 긴장된 나날일 것입니다. 특히 금년 한해 동안, 각급 당 간부 특히 초급 당 간부와 세포장들에게 수십 가지 새로운 과제가 떨어졌습니다. 자력갱생의 경제건설, 생산 과업뿐만 아니라 사상 교양, 충성심 교양, 계급 교양, 특히 언제나 책상 위 핵단추를 눌러 적대세력을 섬멸할 수 있는 핵 보유국으로 일떠 세울 데 대한 최고의 찬사를 보내는 우상화 사업에 전력해야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지난달, 11월 19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제5차 보위일군대회에 보낸 김정은의 편지와, 이 대회에서 한 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히용의 보고를 보면서 ‘역시 국내외 정세의 변화와 새로운 세대의 출현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계속된 낡은 학습방법, 교양사업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중앙당과 김정은 자신이 절감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국가보위성을 비롯한 각급 보위기관, 무력부문 보위기관의 지휘성원과 보안 일군, 여기에 사법, 검찰, 사회안전 일군들이 방청한 이 제5차 보위일군대회에서 한 리히용의 보고 요지는 “나날이 확대, 심화되고 있는 보위업무의 강화가 절실함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당의 사상과 권위를 백방으로 보위하는 것은 보위기관의 첫째 가는 사명이다. 혁명임무를 틀어쥐고 적들의 적대행위와 모략책동을 짓부시며 당과 대중의 일심단결을 철통같이 옹위하고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적 행위를 분쇄하기 위한 투쟁을 벌리는 과정에서 이룩된 성과 경험을 거울로 삼아서, 당 중앙의 유일적 영도에 대한 충실성과 절대복종하는 혁명적 기풍을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 보위일군들은 각자의 정치실무적 자질과 능력을 끊임없이 높이고 당성단결과 혁명화를 다그쳐 당의 보위대로서의 정신도덕적 풍모를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

당 간부 여러분! 이 5차 보위일군대회는 박정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국가 보위상 리창대, 사회안전상 박수일, 중앙검찰소장 우상철 등이 참가했다는 점에서 인민군을 비롯한 사회전반에서 일고 있는 반사회주의와 비사회주의 전반을 강력히 통제하고 위법자들에 대한 전반적 투쟁 즉 엄벌을 강화하기 위한 대회였습니다. 8차 당대회, 수차례의 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 초급당 간부 강습회, 세보장강습회, 직업동맹, 여성동맹, 청년동맹, 노농적위대 등 각종 각 부분의 간부들을 모아 놓고 그처럼 강조했던 수령 보위, 혁명 보위, 정책 보위, 제도 보위, 인민 보위 등을 다짐했지만 여전히 인민군대 내에서, 그리고 기업소, 생산공장 내에서 각급학교와 교육기관 내에서 소명되지 않는 이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를 박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 바로 이 5차 보위일군대회였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 5차 보위일군대회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본 방송자는 한마디로 불가능한 시기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21세기의 통신정보혁명은 지금까지 여러분 당이 고수해온 사상사업, 선전선동방법으로써는 스며드는 외부정보를 막을 수 없는 시대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선동원, 5호 담당선전원, 학습 강사, 강연 강사들의 선전선동사업이 허공에 메아리치듯 사라져 버리는 현장을 당 간부 여러분이 목도하고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의 아들, 딸들이 이런 선전선동원의 외침에 감동하고 있습니까? 학습현장, 강연현장에서 청중들의 태도가 어떠한지, 그 누구보다 간부 여러분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재작년 2020년 12월 남한에서 유행하는 노래와 유행하는 옷, 머리모양, 언어 등의 북한 유입, 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문화유입을 막기 위해 여러분 당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했습니다. 그후 이동통신, 컴퓨터 사용에 대한 철저한 통제를 실시 중에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최근에는 ‘가정경비법’이라는 것도 채택했습니다. 인민반별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취지에서 채택한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은 2020년 12월, 이동통신망의 현대적 완비, 이동통신의 다중화와 다양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면서 ‘이동통신법’을 채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자신이 “이동통신기술을 발전시켜 다음세대 통신으로 빨리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여러분 당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현재의 3세대 이동통신에 머무르지 않고 4세대, 5세대 등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발전, 이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 경제성장은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이동통신 이용자가 평양이나 나선과 같은 대도시에 집중되어 도시와 지방간의 극심한 편차가 있지만 이런 편차를 제거하고 북한 전 지역에서 골고루 이동통신이 가능하도록 발전시켜야 합니다. 손전화기를 단순한 통신수단을 넘어 오락, 금융,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로 그 용도를 확대시켜야 하며 그럴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경제사회 전반에서 이 손전화기의 용도가 다양해질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정보의 전달은 그만큼 속도와 양이 증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21세기 새 문명의 특징입니다.

이동통신망의 발전과 변화가 초래하는 대변혁을, 그 너절하고 낡은 선전선동 방법으로 막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여러분 당에서 운용하는 내부망, 국가망이나 ‘광명망’으로 젊은 새 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여러분 당이 남한의 TV극이나 노래를 들었다고 10대, 20대 청소년들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자로 체포하고 로동단련대에 보내고 심지어 대중앞에서 공개처형을 감행하며, 엄벌을 가해도 이 시대의 변화를 거역할 수는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새로운 과학문명을 받아들여 북한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는다면 여러분 당은 스스로 몰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종 통제 강화와 사상교양, 계급교양, 충실성 교양으로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라는 전체주의 체제를 강화하려 하지만 각 개인의 욕망을 전체를 위해 구속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인류의 역사는 세대를 쫓아 변화하고 문화의 대변혁은 그 어떤 정치세력으로도 저지될 수 없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여러분 당도 이 엄연한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 개혁, 개방으로 나가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 길만이 여러분 당의 생존의 길임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