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인민을 꼭두각시 취급하면서 강성국가를 건설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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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2021년 한 해가 지나갔습니다. 이처럼 한해를 끝맺는 12월이 되면 어느 누구나 또 어떤 국가, 어떤 집단이나 이 한해 동안 무엇을 했는가? 이 해가 시작되던 정초에 계획했던 일 중 어느 정도 성취했는가를 스스로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런데 해외에 있는 북한 관찰자들도 지난 1년 동안 북한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나름대로 평가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각 보도기관 또는 북한연구기관에서 선정한 ‘10대 뉴스’라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발생한 사건 또는 사업 중 10가지를 선정한 것입니다. 금년에는 대체로 다음 10가지를 간추려 내놓았습니다. 첫째는 올해 초 개최되었던 8차 당대회, 둘째는 각종 전략·전술 무기 개발의 공식발표와 시험발사, 핵무기 소형화, 극초음속무기개발 등등, 셋째는 임시화폐라고 할 수 있는 5,000원권 돈표 발행, 넷째는 지난 3월 중국 단동과 연결된 평안북도 의주 비행장에 대규모 방역시설 건설, 다섯 번째는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했던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제2차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대북제재완화 중 그 무엇도 얻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했던 직후 그 분풀이로 당해 6월 일방적으로 끊었던 남북 간 통신선을 13개월 만인 7월 27일에 복원한 사건, 여섯 번째는 8차 당대회에서 치산치수가 만년대계 사업이라고 규정한 이후 실시한 제방, 호수, 강, 하천, 벌, 해안, 방파제 공사 등을 기관· 공장기업소·인민반 등이 동원되어 실시한 것, 일곱 번째는 8기 3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발표한 ‘주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특별명령서’ 여덟 번째는 1월 14일 8차 당대회 축하 군 열병식과 10월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여 전개한 주야간 군 열병식 그리고 한해에 두 차례 실시한 인민군 열병식, 아홉 번째는 2012년 12월 김정일의 후계로 등극한지 김정은의 집권 10년간 공적을 찬양하며 자신을 새로운 수령으로 호칭하게 된 개인숭배사상의 고취, 마지막 열 번째는 압록강, 두만강 국경지대에 2m가 넘는 방벽건설 사업을 10월 10일까지 군부대와 돌격대가 동원되어 완성할 계획이었지만 자재와 인력부족으로 60대의 노인 및 여맹원들까지 동원했다는, 국경봉쇄강화를 위한 방벽쌓기 등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위 ‘10대 뉴스’를 읽으면서 본 방송자는 ‘지난 1년간 당 간부 여러분과 북한 인민 2400여만이 너무나 힘겨운 한해를 보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문제는 이런 고난의 행군시기와 같은 암울한 나날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자력갱생이니, 40여년 전 김정일시대 즉 1970년대에 등장했던 사상·기술·문화의 3대혁명운동과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가?

지난 1년간의 여러분 당의 당보는 “단 하루도 긴장을 풀지 말고 당이 명령한 총동원태세를 유지하라”고 강조했습니다. 혁명투쟁, 간고분투, 적대세력의 침략, 반동사상문화의 침습 등등 선전선동 슬로건에 휩쌓여 그날그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특히 본방송자는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도록 자초한 핵·미사일 개발과 시험발사를 주목했습니다.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 극초음속 무기개발, 수중과 지상에서의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개발 호언, 핵잠수함, 무인정찰기 개발과 그 시험 등 김정은 자신이 높이 평가한 군수분야, 과학기술자들의 연구 활동은 말 그대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제재강화를 자초한 행동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금년에도 예외 없이 유엔제3위원회가 작성한 북한인권보고서가 이달 중순 유엔총회에서 가결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한마디로 이 보고서는 북한인민이 당하고 있는 긴장과 압제, 공포와 불안,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는 경제생활, 말 그대로 인간으로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와 인권을 박탈당한 그 처절한 현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일반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왜 북한인민은 누리지 못하는가? 그 원인은 단 한마디로 김정은을 비롯한 여러분 당의 반인권적, 탄압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그래서 그 책임자들을 국제사법재판소에 반인권 범죄자로 고발하여 처벌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강성국가는 이런 전체주의적 정치체제, 각 개인의 인권 아니 일상생활이 집단·국가에 예속되어 최고 수뇌의 명령에 따라 동물처럼, 꼭두각시처럼, 노예처럼 총동원된다고 이룩할 수는 없습니다. 적정한 인구와 영토가 있고 인간의 자유로운 활동의 보장으로 인민대중의 창조력이 발동되는 사회에서만 경제적 사회문화적 나아가 군사적 강성국가를 건설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금주에 예정되어있는 8기 4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외부의 북한관찰자들은 대강 짐작하고 있습니다. “8차당대회가 결정한 5개년 계획 첫 해의 건설과 생산목표가 성취되어 낙관적인 신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모든 성과는 위대한 수령 김정은의 탁월한 지도력 때문이다. 새해, 2022년도 수령의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당이 주는 사업수행에 일떠나서자”는 것이겠죠.

자력갱생으로 강성대국, ‘인민대중제1주의’를 실현하자면 최소한 식량의 자급자족과 에너지의 자급자족이 가능해야 합니다. 금년도 식량생산으로 북한인민의 먹는 문제가 충분한가? 국제사회의 원유나 정제된 연료의 수입을 규제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2397호 대북제재 결의가 더욱 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국제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내년도 여러분의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충분히 예상되고도 남는데 그 극복방안은 무엇입니까? 석유밀수로 충당할 수 있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은 보다 현명한 당 수뇌부의 정책결정을 건의해야 합니다. 긴장을 고조시키고 집단적 생산경쟁을 촉구한다고 해서 무너진 북한경제,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북한인민의 오늘의 생활을 풍요로 인도할 수는 없습니다. 송구영신의 뜻있는 날을 위해 여러분 당의 대담한 정책전환, 새판짜기를 기대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