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서울-브라보 마이 라이프] 남북 사람을 잇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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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남북통합문화센터 자원봉사단 2기 발대식이 4월 중순 열렸습니다. 주말 하루를 함께 보내며 1년 동안 함께 활동할 동료들을 알아가는 시간! <여기는 서울>에서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 그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현장음)이제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팀을 정할 거예요. 손 들어주세요. 봄 팀에서 활동하고 싶은 분~~

50 명의 봉사단원은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4개 조로 나눠 활동하게 됩니다. 본인이 희망하는 조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조별로 활동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신중하게 고민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조를 선택한 뒤엔 조별로 모여 앉았습니다. 조원끼리 점심 도시락을 먹고 서로의 연락처를 나누고 또 발대식 때 진행할 타임캡슐을 만들며 한층 더 가까워집니다. 영어로 타임이란 시간이란 의미이고 캡슐은 물건을 담아 보관하는 일종의 보관함입니다. 타임캡슐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록이나 물건을 담아서 후세에 온전히 전할 목적으로 고안한 보관함인데요. 보통 수십 년의 시간을 보관하지만, 자원봉사단의 타임캡슐은 활동을 시작하며 만들고, 활동이 끝나면 열어볼 예정입니다. 남북통합문화센터 문동욱 과장의 설명입니다.

(문동욱 과장)자원봉사자분들이 스스로 재미있고 즐겁고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2기 봉사단이) 굉장히 바쁘게 진행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초심에 가졌던 마음과 의지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여러 가지 돌발적인 상황들이 생겼을 때 (봉사를) 못하시는 분들도 생기더라고요. 1년의 봉사활동을 마쳤을 때 '내가 이루고 싶었던 또는 처음에 마음 먹었던 것들이 이런 거였구나' 하는 걸 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타임캡슐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봉사단 활동에 임하는 각오와 다짐을 적은 종이를 계란 모양의 플라스틱 통 안에 넣으면 타임캡슐이 완성됩니다. 완성된 타임캡슐은 발대식 행사 시작 후 조별로 취합하는데요. 팀장의 구호와 함께 조원들이 커다란 통 속에 타임캡슐을 넣습니다.

(현장음)소신! 봄봄보르 봄봄, 봄보르르 봄봄! 소신 파이팅! / 여름입니다. 더위에 지친 모든 분들에게 시원한 느낌을 드리기 위해 저희의 팀 명은 아아! 입니다. 여름은 우리가 지킨다! 시원한 아아! / 저희 구호는 내 마음속의 저장입니다! 여러분, 저희가 예쁜 사진 많이 찍어 드릴게요. 내 마음속에 저장! / 달콤한 일들을 많이 하려고 (팀 구호를) 아이스크림으로 했습니다. 아이스! 크림!!

이제 출범식의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봉사단의 힘찬 출발을 다짐하는 선언인데요. 단원들의 선언문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현장음)선서! / 하나, 우리는 남북 주민의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함께 만나 소통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포용 정신과 사회적 신뢰를 배우고 실천하여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다. / 하나, 우리는 남북 주민이 함께 자원봉사를 통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살펴보고 해결하며 취약계층과 이웃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세상, 따뜻한 공동체를 만든다. 하나, 우리는 성별, 나이, 인종, 종교적 차별 없이 또한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조건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협력하고 연대한다. 하나, 우리는 자원봉사를 통해 세상, 사람, 자신과 만나며 인간의 가치관을 높이고 잠재력을 발전시켜 상호 관계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자원봉사자들의 선언문을 끝으로 남북 통합문화센터 2기 봉사단이 힘찬 출발을 했습니다. 공식적인 첫 활동을 마친 봉사단원들을 만나봤는데요.

(장효성)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현재 서울에서 살고 있는 장효성입니다. 남한 주민과 북한 주민이 만나서 같이 봉사하게 되면 남한 주민도 북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고, 북한 사람도 남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잖아요. 또 훗날 통일이 됐을 경우에 남한 사람들하고 같이 부대끼며 생활했던 탈북 주민들이 전해주는 남한 이야기가 훨씬 더 사실적일 것 같거든요. 그래서 탈북민과 함께하는 자원봉사를 택하게 됐습니다.

장효성 씨는 1기에 이어 2기 봉사단으로도 활동하게 됐다는데요. 첫해에 서툴러서 못했던 일들을 이번에는 잘 해보고 싶어서 다시 지원했고 겨울 팀 팀장까지 맡았습니다. 겨울 팀의 봉사자들은 쉽게 말해 짝꿍이 돼주는 것입니다. 이동이 쉽지 않은 장애인, 어르신 또 대안학교 학생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 봉사에서 1대 1로 동행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장효성)동행을 한다는 게, 사람들은 그냥 같이 걷는 건 줄 아는데 같이 걷는 게 아니고 손잡고 걷는 거예요. 모르는 사람과 손잡고 걷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될 게 자신의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손을 잡아도 너무 서먹하거든요. 그래서 우리 겨울 조원들에게 그런 동행 서비스를 할 기회가 오면 어떻게 마음을 여는가 그 이야기부터 해주고 싶습니다.

효성 씨가 생각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바로 상대방 언어에 집중하는 것이랍니다. 남북 사람이 함께 하기 때문에 언어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하는데요.

(장효성)대화하면서 사용하는 단어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남한 사람들이 북한 말에 익숙하지 않거든요. 지난 해 그런 표현을 이해하기 힘들었고 전반적으로는 북한 사람들의 표현이 남한 사람들보다는 좀 강한 표현을 많이 쓰는 걸 보면서 (남북 언어가) 조금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북한 말은 이제 알아듣기는 하는데 억양이 달라서 잘 따라 하지는 못하고 재미있는 표현들도 많은데 그때그때 듣고 나서 금방 잘 잊어버리네요. (웃음) 그렇다고 우리가 북한 사람들한테 뭘 가르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 같아요. 남한 사람, 북한 사람 다 같은 우리 국민이다, 서로 동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원봉사를 하면 1년 동안 재미있게 잘 지낼 것 같습니다.

탈북민 김예나 씨는 한국에 정착하는 5년 동안 받았던 것들이 많아서 보답한다는 마음에서 2기 봉사단에 지원했답니다. 서류와 면접전형의 절차를 통과해 2기 봉사단으로 선발된 것이 복권 당첨과 같다고 말하는데요. 연말에 모범봉사상까지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힙니다. 예나 씨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김예나)아침에 눈을 딱 뜨고 나면 '아, 내가 살아있구나' 숨을 쉴 수 있는 게 제일 감사해요. 그리고 쌀밥 먹을 수 있어서... 쌀밥을 먹을 수 있고 안전하게 가족이 건강하게 같이 살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한민국에 와서 감사한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하게 됐거든요. 대한민국에서 저를 따뜻하게 안아줬으니까 저도 뭔가 해보고 싶다. 물질적으로는 안 되더라도 뭔가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당첨됐잖아요. 로또 당첨입니다! 그래서 일단 열심히 하고 싶어요. 대한민국 국민들 앞에 저도 떳떳하게 한몫 단단히 하고 싶고 또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서 봉사도 하고 싶고요. 그리고 봉사상을 모범봉사상을 꼭 타고 싶거든요. 로망(간절히 바람)이에요.

-Closing Music –

봉사단원들 모두, 그 마음가짐만으로 보면 모범봉사상 감입니다.

(현장음)앞으로 열심히 하고 모범상까지 받고 끝내고 싶습니다. 안산에 살아서 (행사장까지)오늘 2시간 걸렸는데 다음번에는 그 전날 밤에 오려고요. 여기 개방되나요? (박수소리) / 남북이 항상 멀리만 느껴졌는데 오늘 이렇게 가까이 느껴졌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만난 것 자체가 의미가 있고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기대됩니다.

봉사 활동이 마무리되는 12월, 타임 캡슐을 열어볼 때면 한층 더 가까워져 있겠죠? 남북사람들을 잇는 남북통합문화센터 자원봉사단 2기의 힘찬 출발을 응원하며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기자 김인선, 에디터이현주,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