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절기상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3일이었는데요. 서울에서는 동북권 지역에 새해 들어 첫 한파경보가 발효됐습니다. 나머지 지역에도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는데요. 한파경보와 한파주의보는 각각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영하 12도 이하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됩니다.
이런 한파와 관련한 특보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 강화되고 지역별로 24시간 상황 관리 체계에 돌입했습니다. 기상 현황과 피해 발생 현황, 취약계층 보호 현황 등을 살피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 대응하기 위한 조치인데요. 남쪽보다 더 추운 북쪽의 상황이 염려됩니다. 매서운 한파의 기세가 이번 주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하는데요. 청취자 여러분들 모두 건강관리 잘 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온정이 느껴지는 곳이 있는데요.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만남의 장입니다. 지난 1월 27일, 음력 설을 앞두고 설날맞이 모임을 가졌는데요. 그 현장 <여기는 서울>에 담아봅니다.
[현장음]팀 발표 대땐찌 하고 팀 미션 소개를 하고 바로 출발하면 될 것 같아요. / 소풍 님이랑 성주 님, 두 명 늦는다고 했으니까 2시 10분쯤 출발하고 게임 한 30분 하고 산책 20분 하고…
이곳은 서울 충무로역 인근에 있는 한 커피집인데요. 오늘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준비 모임 중입니다. 어떤 청년들일까요?
[인터뷰]안녕하세요. 저는 '온도시'라고 하는 남북 청년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지예진이라고 해요. 저희는 2018년도부터 북한 인권이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청년이 모였고 탈북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가장 중요한 방향성은 친구가 되는 겁니다. 보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는, 목적 없이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되는 게 저희 모임의 목표입니다. 모임을 정할 때 이름이나 활동 기획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저희 모임의 방향성을 담고 싶어서 고민 끝에 나왔던 이름입니다. 따뜻할 '온', 남한 청년과 북한 청년이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도시', 합쳐서 '온도시' 입니다. 여기서 '온'은 온세대, 온나라… 이렇게 모두 함께라는 의미도 있는데요.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다른 점이나 같은 점을 이해하면서 포용할 수 있는 그런 모임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온도시’는 4명의 남북 청년이 주축이 돼 운영됩니다. 지예진 씨, 박수련 씨, 현주빈 씨 그리고 한현재 씨인데요. 다들 직장인들이라 평일 저녁, 주말 혹은 휴일에 만납니다. 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할 때마다 젊은 세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참가 희망자를 모집한다는 것도 ‘온도시’만의 특징입니다. 지정된 만남과 활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일정과 관심사에 따라 원하는 남북 청년, 누구나 자유롭게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겁니다.
이 모임은 2018년부터 시작해서 올해로 7년 차가 됐고 그동안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는데요. 예진 씨에게 자세히 들어봅니다.
[인터뷰]주로 스포츠를 매개로 많이 했어요. 농구 모임, 풋살 모임으로 같이 편안하게 교류할 수 있는 스포츠를 선택했는데요. 실제로 만나서 함께 운동해도 편견 없이 스포츠 하나로 단합심도 생기고 같이 실패나 승리도 경험하는데요. 그 경험들이 쌓여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새로운 도전들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모임 시작할 때부터 저희 팀원 안에 탈북민 친구가 있기 때문에 남한 친구들이랑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항상 이렇게 대화하고 결정하면서, 즐겁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번 모임은 설 명절을 앞두고 만난 자리인 만큼 특별한 활동을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설 연휴 때 무연고인 분들도 많고 북에 가족을 두고 오신 분들이 많아서 저희가 이렇게 매년 명절마다 모여서 추억을 쌓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런 차원에서 만났는데요. 오늘은 남산골 한옥마을에 와서 한옥 구경하면서 전통놀이도 경험하고 이후에 이제 저희 팀원 중에도 탈북민 친구가 있어서, 그리고 그 친구가 사사끼라고 하는 북한 게임 고수여서 같이 배워서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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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서울] 빛나는 마침표 (1)Opens in new window ]
[ [여기는 서울] 빛나는 마침표 (2)Opens in new window ]
온도시에서 이번에 준비한 행사는 설날맞이 모임으로 제목이 ‘남북청년 설남설녀’라고 합니다. 무슨 뜻인지 알 듯 모를 듯한 이번 행사는 설날을 맞이한 선남선녀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이라는데 만나는 장소는 남산 한옥마을입니다.
눈발이 날리고 바람도 강하게 부는 추운 날씨여서 참가 희망자들이 모두 올까 염려됐는데요. 다행히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모였습니다.
[현장음] 반갑습니다. / 저희 오늘 처음 오신 분들이 계셔서 이름 익히라고 이름표 갖고 왔거든요. 오늘 끝날 때까지 서로 이름 다 외우기! 그래도 인사 한번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 어! 갑자기 날씨가 좋아졌어…
청년들의 만남을 응원이라도 하듯 눈발이 약해지는데요. 날씨 얘기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고 서로의 이름을 말하며 눈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오늘 행사가 시작됩니다. 남북청년들의 소통 모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떻게 친구가 되어가는지 그 뒤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현장음]일단 팀을 나눠서 팀 전으로 이동할 겁니다. 두 팀으로 나눠서 할 건데 대댄찌 아시나요? / 대댄찌로 다 같이 팀 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손 내밀어 주시고요. 대댄찌, 대댄찌, 4명, 4명이 돼야 돼요. 아~ 다시!
오늘 참석 예정자는 모두 10인데요. 2명이 늦게 합류할 예정이라 8명의 청년들이 먼저 만남을, 아니 놀이를 시작합니다. 손바닥 뒤집기, 일명 ‘대댄찌’로 나눈 팀원끼리 함께 이동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수행해야 할 임무가 주어집니다.
[현장음]투호 있는 곳을 알아서 찾아가시면 되고 투호까지 찾아가는 길에 2025년을 기념해서 사진을 찍으면 되는데 조금 독창적으로 재미있게 찍어주시면 됩니다. 팀끼리 찍어 주시면 되고요. 그 사진도 점수가 있으니까 잘 찍어주세요. 투호 장소에 가면 저희 대결을 할 건데 대결해서 음료 지원까지 있으니까 파이팅!
한옥마을 입구에서 이루어진 첫 만남이 어색할 수도 있는데 팀을 나누고 미션을 수행하며 이동하다 보니 이 청년들, 금방 친해졌습니다. 넓은 한옥마을에서 투호 던지기 장소를 빨리 찾으려면 이정표나 지도를 봐야 하는데 아무도 찾아보지 않습니다.
뭐 하고 지내는지, 여기까지 오는 데 얼마나 걸렸냐 대화를 나누고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몇 걸음 가지 않고 멈추기를 반복합니다. 목적지에 갈 생각이 있는 건지… 대화가 끊이지 않는데요. 시간은 좀 걸렸지만 그래도 목적지엔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현장음]이건 어때? 눈 속에 파묻힌 풀 같은 걸 바라보면서 뭔가 새로운 희망을.. / 싹 튼 거요? / 어! 그걸 우리가 소중히 품는 사진을 찍는 거야. 별로야? / 아니, 첫 시작이니까.. / 무슨 사진 찍지? 어! 여기다! / 대결 먼저 하시죠. 가위, 바위, 보 하실래요?
-Closing Music-
온도시 청년들은 학생들이 아니라 대부분 직장인인데요.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학생들 같습니다. 곧바로 투호 던지기 대결이 시작됐는데 신나는 이들의 모습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멈춰 서서 지켜봅니다. 투호 놀이가 이렇게 재미있었던가요?
못다한 남북 청년들의 한옥마을 나들이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전합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