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소통 역사교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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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코로나비루스가 참 많은 것들을 달라지게 합니다.

모두들 앞만 보고 달렸다면

잠시 멈추기도 하고 한껏 조심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위로를 받고 현재를 견디는 힘을 얻기도 합니다.

개인의 역사에도 그런 힘이 있는데 나라의 역사에는 어떤 힘이 있을까요?

사단법인 <물망초>에서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역사 교실을 진행중인데요.

<여기는 서울>에서 소개합니다.

인서트1: (역사교실) 조선시대 왕릉인데 조선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였는지 잠깐 간단하게 소개하고 왕릉의 주인이 또 어떤 사람이었가를 간단하게 설명하고 그리고 왕릉의 구조는 가서 그 자리에서 보시는 걸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단법인 물망초는 탈북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민간 단체입니다.

법률, 경제, 문화, 예술 등 다양한 교실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역사 교실도 그 중 하나죠.

역사 교실은 지난 5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김요나 간사의 말입니다.

인서트2: (김요나) 남한 분들과 북한 분들이 같이 참여해서 역사적으로 어떤 이해와 차이가 있는지를 그런 것들을 해소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수업을 통해서 남한 분과 북한 분들이 만나는 만남의 장을 만들면 좋겠다 싶어서 대상을 북한이탈주민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남한 분들도 같이 모집했어요. 10주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역사의 범위가 방대하다 보니까 이번에는 조선시대부터 구한 말까지를 중심으로 역사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망초의 역사 교실은 2017년에 시작됐습니다.

처음엔 강의 중심의 역사 수업이었지만 점차 운영 방법이 달라졌는데요.

올해는 강의 한 번에 현장 답사 한 번입니다.

인서트3: (김요나) 이 역사 교실 프로그램을 중복해서 참여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매번 다른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자 다양한 컨셉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뜨거운 날씨를 고려하면 현장 답사도 쉽지 않은 일이죠?

특히 코로나비루스 유행으로 개방되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예정된 현장 답사 대신 강의실 수업으로 변경되기도 했지만

코로나 덕에 얻은 것도 있습니다.

인서트4: (김요나) 오후 2시부터 4시 수요일에 참여할 수 있는 분들이, 보통 직장을 다니시면 참여하기가 어려우시잖아요. 그래서 평균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조금 연령대가 있으세요. 그런데 이번에는 학생들은 코로나 때문에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안 가게 돼서 참여가 많이 늘었어요. 그래서 나이가 많으신 50대, 60대분들과 젊은 20대 후반의 친구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확실히 답사 수업을 훨씬 더 재미있어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인서트5: (현장음) 맨 꼭대기에 삐죽삐죽 나온 거 있잖습니까? 그게 화살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 문을 홍살문이라고 합니다~

더운 날씨에 마스크까지 착용해야 했던 현장학습! 어땠을까요?

역사 교실에 처음 참여해 본다는 김수아 씨 입니다.

인서트6: (김수아) 제가 대학원 준비를 하면서 조금 시간적 여유도 있고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북을 떠난 지 오래돼서 예전에 받았던 수업이 많이 기억은 안 나지만 (북한에서는) 김부자에 대한 역사교육을 많이 받았었어요. 그런데 한국까지 오는 과정에, 저는 중국에서 조금 지내다 왔는데 그때 드라마나 교양 프로그램을 보면서 제가 몰랐던 역사적인 사실들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지식적으로 한계가 있다 보니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좀 더 배우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이다보니까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저는 오히려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수아 씨는 고향을 떠나 중국에서 7년 정도 지냈고 한국에 온지 이제 7년 됐습니다.

대학에서는 익숙한 중국어를 전공했지만 대학원은 교육학쪽으로 진학하고 싶다는데요.

누군가를 가르치고 싶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배우기 위해서랍니다.

역사 교실도 배움에 대한 호기심으로 등록했습니다.

인서트7: (김수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제가 좀 더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지원하게 됐고 현장 교육이 같이 병행된 수업이 많지 않잖아요. 보통은 이론적으로 강의실에서 배우는 수업 위주인데 이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강의를 1시간 듣고 연관된 그런 역사유적지를 저희가 직접 탐방하면서 배우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런 부분이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수아 씨는 역사적 지식보다 오히려 강의장 밖에서 많은 배워간다고 말합니다.

인서트8: (김수아) 남쪽에서 태어나신 분들의 경우 퇴직을 하고 조금 연세가 있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분들이 더 많은 지식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 교실에 성실히, 열심히 참여하시고 강사님의 강의에 경청을 해주시는 모습에서 ‘이런 게 어른다운 어른이구나’ 그런 것도 느꼈고. 또 보면서 저렇게 나이 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사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합니다.

남북 사람들이 섞여 있고 역사적인 지식도 천차만별이죠.

각양각색 20여 명의 수강생들과 함께 하는 자리이기에

지식의 눈높이를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역사 강사, 황인희 씨는 그런 부담감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인서트9: (황인희) 저는 학자는 아닌데 역사책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쓰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인문여행 작가라고 해서 답사여행 이런 걸 진행하고 있어요. 사실은 제안을 받았다기보다 제가 먼저 제안을 했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데 거기(물망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까요 라는 제안을 제가 했어요. 감사하게도 그걸 받아들여 주셔서 강좌가 만들어 진 거죠. 여러분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서 답사 강의를 많이 넣었어요. 그런데 답사만 하면 현장에서 전달하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강의실에서 사진을 보면서 공부를 미리 하고 답사를 가서 눈으로 확인하는 그런 방식으로 만들었죠.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둘째 부인 신덕왕후 강 씨의 첫 만남 얘기, 혹시 들어 보셨습니까?

고려 말 호랑이 사냥에 나선 이성계는 목이 말라 우물을 찾습니다.

우물가에서 있던 강 씨에게 물을 달라고 청하자 강 씨는 바가지에 물을 떠 버들잎을 띄워 건넵니다.

이성계가 이유를 묻자 급하게 물을 마시다 체할 것을 염려해 그리했다는 설명을 듣고

이성계는 강 씨의 사려 깊음에 반해 부인으로 맞았다는 일화입니다.

태조는 신덕왕후를 아꼈지만 왕후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죠.

죽은 왕비에 대한 애틋함을 간직하고 싶었던 태조는

왕비의 묘를 사대문 안에 들여놓게 하는데요. 그곳이 바로 지금의 정릉입니다.

-Closing-

이후 신덕왕후의 어린 아들 방석이 세자로 책봉되지만

태조의 첫째 부인 신의왕후의 아들 이방원은 '왕자의 난'을 일으키는데요.

방석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이방원이 바로 조선 3대왕 태종입니다.

훗날 태조는 신덕왕후 곁에 묻히기를 소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동구릉에 홀로 잠들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이야기를 듣고 답사를 간 곳이 바로 ‘동구릉’.

서울 동북쪽 조선왕조 오백년이 잠들어 있는 조선의 왕릉입니다.

현장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오가고, 수강생들은 역사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 왔을까요?

역사 교실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도 이어집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