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있어요] 북한에선 독도에 대해 어떻게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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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 서울에 살고 있는 40대 주부예요. 지난 25일이 독도의 날이었잖아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와서는 독도에 가보자고 해서 저희는 지난 주말에 울릉도를 다녀왔어요. 날씨가 좋아서 다행히 독도까지 보고 올 수 있었는데, 북한에서도 독도에 대해 배우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일본이 계속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도 북한분들이 알고 계신가요?"

'독도는 3대가 덕을 쌓아야 입도가 허락된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바다 한복판이라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해서 입도 여부는 현지에 가봐야만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울릉도까지 갔다가 독도를 못보고 오는 경우도 그래서 허다한데, 오늘 질문자분은 바로 보고 오셨다니 운도 굉장히 좋으셨던 것 같습니다.

여기 한국은 지난 25일이 독도의 날이었습니다. 1900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 칙령 제 41호에 '독도는 울릉도의 부속섬이다'라고 천명한 날, 10월 25일을 기념하기 위해 '독도의 날'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선 매년 '독도의 날'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들도 열리고 있고, 학교에서도 독도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독도는 작은 돌섬이지만 그 상징성은 매우 큽니다. 일단, 독도는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로, 본토에서 동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돌섬입니다. 동도와 서도 두 개로 나뉘어져 있죠.

바다 위로 드러나 있는 건 자그마한 돌섬이 전부지만 이 지역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해역으로 플랑크톤이 많기 때문에 황금어장으로도 유명합니다. 또 바다 밑 천연가스층이나 오염되지 않은 해양심층수도 경제적인 가치가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죠.

독도를 기점으로 200해리까지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어업도 할 수 있고, 해양개발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니까 해양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건데요. 게다가 독도로 인해서 동쪽으로 한국의 해역이 그만큼 넓어지기 때문에 군사 안보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한 요충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독도는 돌섬으로 사람이 거주하기는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예전에 독도로 주민등록주소지를 완전히 옮기고 이주해서 사셨던 분이 계시긴 했지만 돌아가셨고, 현재는 독도를 지키는 독도경비대와 등대 관리자 등 약 40명 정도만 거주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질문자분이 북한에서도 독도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으셨는데, 사실 독도가 작은 두개의 돌섬이고 예전 이름이 '우산도'였다는 것, 저도 북한에서 이미 알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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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피묻은 략패'라는 독도에 대한 영화가 있습니다. 사극영화로 아버지와 아들이 왜군에 맞서 독도를 지켜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정확히 '우산도'라는 이름도 나오면서 북한 주민들은 독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무엇보다 영화 앞부분에 동해바다 한가운데에서 찍은 독도의 모습이 나오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 영상은 북한에서 어떻게 찍었나 싶긴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영화를 통해 일본의 아주 오래된 독도 침탈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됐죠.

그리고 북한 주민들이 독도를 알게 된 데에는 이 노래의 역할도 정말 컸는데요. 북한사람들 누구나 알고 있고, 많이 불렀던 한국노래 중 하나, 바로 '독도는 우리땅'이었습니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땅' 지금 당장이라도 북한 사람들을 만나 이 노래를 부르시면 바로 함께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죠.

일본은 오랫동안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국제 사회의 독도를 분쟁 지역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일본교과서에 '독도'는 '다케시마'로, '동해'는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다고 하는데, 일본의 이런 억지 주장으로 독도 문제는 한일 외교문제에 있어서도 매번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독도'는 남과 북이 국제 사회와 일본을 향해 같은 주장을 펴는 거의 유일한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 사람들의 '독도사랑'은 정말 큰데요. 이곳엔 독도를 지키기 위한 기관이나 민간단체들 또한 정말 많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작은 섬 하나도 이렇게 소중한 우리 땅인데, 북한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한반도엔 독도의 몇 백 배가 되는, 이 남쪽 땅만한 북한이 있다는 것, 북한 역시 통일해서 함께 살아가야할 우리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소중한 우리 땅, 우리나라라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요.

최근 들어 잦아지고 있는 북한의 기행이 한국의 젊은 세대들에게 북한을 향한 무관심과 냉소적 태도를 가져올까, 북한에 고향을 둔 탈북민으로서 우려가 앞설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질문에 짧게나마 답이 됐길 바라며 이만 줄일게요. 서울에서 청진 출신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