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있어요] 북한에 아직도 금이 많이 매장돼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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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 서울에 살고 있는 50대 직장인입니다. 요즘 한국은 금값이 너무 오르고 있어서 친구들끼리 '어디서 새로 금광이라도 발견됐으면 좋겠다'고 우스개소리처럼 주고 받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북한은 여기 남쪽보다 지하자원이 더 많다고 알고 있는데, 혹시 금광도 많이 있나요?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도 금제품을 사용하는지 궁금합니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가 단연 '금값'이 아닐까 싶습니다.

2월 12일 현재 한국의 금값은 3.75그램, 그러니까 순금 한돈 기준 58만 6천원, 달러로 하면 약 407달러입니다. 전 날에 비해 2만원, 달러로 하면 약 14달러 가까이 오른 가격인데요. 정말 금값이 하루가 다르게 수직 상승 중인 겁니다.

금가격 상승은 달러의 약세와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우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랑 확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 등 여러 복합적 요인들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금은 한국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돼 왔습니다. 목걸이나 귀걸이 등 여성들의 장신구는 물론이고, 아이들 돌잔치에도 순금으로 만든 반지나 팔찌, 장신구 등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리고 금은 현대에 들어서 지능형 손전화기의 필수부품인 반도체나 전자제품, 의료기기 등 다양한 산업에도 사용되며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그 수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과 같은 유한 자원의 경우 새로운 금광 개발이 어렵고 채굴 비용도 증가하면서 점점 그 희소성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는데요. 이럴 때 사람들은 ‘혹시 아직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미지의 땅에 금이 가득 묻혀 있고, 내가 그걸 발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마저 잠깐 해보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북한에서 밀반출된 금은 어디로

사실 북한은 금 생산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나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자연 자원이 풍부한 지형으로 특히 금, 은, 아연, 철, 석탄 등의 광물이 많이 매장돼 있고, 금매장량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전 세계 10위권 안에 들 정도라는 추정도 나와 있는데요. 실제로 그동안 북한 당국은 금을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해오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큰 금광으로 평가 받는 평안북도 운산광산을 비롯해 대유동광산, 평안남도 성흥광산, 함경북도 상농광산, 황해북도 홀동광산 등 크고 작은 규모의 금광이 북한에는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습니다.

북한의 금 매장량을 2천톤에서 5천톤 정도로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이 되지 않고 있으며, 또 실제 채굴량과 기술력 부족으로 생산량은 아직까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은 오랫동안 여러 지하자원을 활용해 외화를 확보하고 그 돈으로 핵이나 신형 무기개발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래서 금 역시 수출이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의 금은 중국을 통해 밀반출되어 단둥이나 선양에서 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중국의 정제시설에서 금을 정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은 반출한 금을 대가로 필요한 기계, 기름, 식량 등을 받고 있고, 나머지 확보된 외화는 늘 그렇듯 김씨일가의 사치품 구입에도 사용되고 있을 텐데요. 중요한 건 국가 자원이지만 그 자원이 국민 생활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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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공식적으로 금을 사고 팔 수 있는 창구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다만 장마당을 비롯한 암시장에서의 거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때 북 젊은이들 사이 하트모양 금니 유행

북한에서는 금가락지를 끼고 금의 색깔이나 반짝임의 변화로 건강의 유무를 알 수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어 일부러 금반지를 착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빨에 금을 덧씌우는 치료를 받기도 하고요. 또 한때는 금을 송곳니나 웃을 때 보이는 어금니 쪽에 하트모양으로 삽입시키는 시술이 젊은이들 사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한국 사회에서 살아보니 이곳 사람들은 이제 통일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통일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로 북한의 지하자원을 꼽기도 합니다.

물론 북한에서 지하자원을 얻는다는 의미라기 보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북쪽과 기술력이 높은 남한이 함께 한다면 훨씬 더 부강한 한반도가 된다는 논리로 설득을 하는 건데요. 실제로 한국에 알려진 만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만큼의 지하자원이 아직 북한에 많이 남아있기를, 또 북한의 귀한 지하자원들이 지도자나 일부 권력층의 개인자금처럼 소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래보면서 오늘 이만 줄이겠습니다. 서울에서 청진 출신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