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있어요] 북한 사람들의 재테크 방법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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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 서울에 살고 있는 60대 남자입니다. 저는 몇 년 전에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현재는 아내와 여행도 다니고 취미 활동도 하면서 여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젊었을 때부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어서 꾸준히 조금씩 돈을 모았는데요. 오랜 시간 조금씩 모은 돈이 몇 배가 되어 지금은 노후의 삶이 윤택해졌습니다. 문득 북한에선 노후에 쓸 돈을 어떻게 장만하는지 궁금해져서요. 북한 사람들의 재테크 방법은 어떻게 될까요?"

재테크는 ‘재무’와 영어로 ‘Technology’, ‘기술’의 합성어인데요. 개인이나 기업이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증식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을 넘어, 다양한 금융 상품과 투자 전략을 활용해 자산을 불리는 과정을 포함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재테크는 이제 경제적 안정과 미래 대비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데요. 단순히 돈을 벌고 모으는 걸로는 부를 축적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더 크게 느껴지는 돈의 가치 하락

북한동포 분들도 잘 아시는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돈의 가치는 계속 하락합니다. 때문에 살아가려면 점점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지게 되죠. 또한 경제적, 의학적 발전과 더불어 사람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 또한 노후에 쓸 돈의 비중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일 안 하고 먹고 놀고 싶다'는 건 국적과 연령을 떠나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갖고 있는 생각이기도 하죠. 특히 한국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퇴직 이후 여행이나 취미 등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도 돈의 필요성을 강조할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질문자 분처럼 한국 사람들에겐 돈을 관리하고 증식시키는 재테크가 아주 중요해지고 있고, 재테크 방식 또한 정말 다양하게 나와 있는데요. 크게 나누면 세 가지 정도로, 그 첫 번째는 바로 연금 제도입니다.

연금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나눠서 봐야 하는데요. 연금은 일단 매달 일정 금액을 조금씩 내면 그 돈을 투자를 통해 잘 관리해서 불린 다음 노후에 돌려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시간에 비례해 큰 목돈을 만들 수 있죠. 그리고 그 돈의 운영기관은 국민연금은 국가에서, 퇴직연금은 내가 다닌 직장과 연계된 금융기관에서, 개인연금은 개별적으로 금융회사의 상품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의 두 번째 재테크 방법은 집이나 땅을 눅은 가격에 사뒀다가 올랐을 때 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는 부동산 투자가 있습니다. 옛날에도 부자는 '지주'였다고 북한에서 배웠잖아요. 지주는 말 그대로 땅의 주인입니다. 한국 사회를 살아보니 예나 지금이나 땅을 가진 사람이 부자라는 거엔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그리고 재테크 방법 세 번째는 북한에는 아예 없는 방식이죠. 자본주의 경제 제도를 잘 보여주는 ‘주식’을 통한 재테크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이해하시기 조금 어렵겠지만 주식 시장이라고 하는 온라인 시장에 들어와 있는 기업들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과정을 통해 차익을 얻는 방식인데요. 저평가된 회사의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돈을 투자했다가 그 회사의 가치가 올라 주식이 오르면 되파는 방식으로 돈을 불리는 거죠. 이렇게 해서 큰 이익을 낼 수도 있지만 예상과 달리 그 회사의 가치가 하락해 주식 가격이 낮아져 투자했던 돈마저 잃을 수 있어 위험 부담도 큰 게 사실입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얘기했지만 이 안에서도 이익은 적게 내지만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품 등 다양한 재테크 방법들이 존재하고, 이런 재테크 방식을 통해 누군가는 노후에 경제적 자유는 물론 시간적 자유까지 누리며 기쁘고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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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정상적인 현대 사회의 기준에 들어와 있진 않지만 예전에 비해 수명이 늘어나고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을 겪는 등 자연스러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처할 만한 기회가 아주 소수에게만 주어진다는 겁니다.

북한에서도 돈이 있는 사람은 소매가 아닌 도매업을 통해 한번에 큰 수익을 올리게 되고, 가치가 계속 요동치는 북한 돈이 아닌 중국 위안화나 미국 달러를 사는 것으로 안전자산을 확보하고 있죠. 또 눅은 가격에 사둔 외화를 올랐을 때 파는 방식으로 돈을 불리고 있으며, 집을 사고 팔며 차익을 얻거나 아파트 건설에 돈을 넣고 분양 후에 수익을 거두는 식으로 돈을 불리고 있는데, 결국 돈을 가진 자가 더 많은 돈을 독식하며 '돈주'가 된 겁니다.

북한에선 소수에게만 허락된 재테크

그러니까 북한 역시 주식투자 외엔 자본주의 사회와 돈을 불리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는 않으나, 다만 이 모든 것은 제도권 안이 아닌 개인이나 장마당에 의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고, 그래서 언제든 당국에 의해 '자산몰수'를 당할 수 있다는 위협과 불안도 크다는 게 다른 점입니다.

북한에서 '가난은 임금님도 못 구한다'라는 말을 합니다. 한평생을 로동자로 살고 돈 없는 노후를 보내는 사람들의 가난을 모두 개인 탓으로 돌리는 말이죠.

그런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보니 가난은 절대 개인 탓이 아닙니다. 가난은 국가와 제도가 분명 구할 수 있습니다. 생계가 어려우면 국가에서 돈과 쌀을 주는 것은 물론 스스로 자립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로 보장해줄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제 더 이상 국가로부터 크게 원하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살아가려는 그 과정을 막지만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큰 게 현실인데요. 북한도 젊은 날의 고생을 여유롭게 회상하며 살아갈 수 있는 노후가 만들어지는, 그런 정상적인 사회로 나아가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서울에서 청진 출신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