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인서트)안녕하세요. 저는 김형순이라고 합니다. 지금 동계올림픽이 한창이잖아요. 이번 올림픽엔 북한이 참가하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인데 북한에서도 올림픽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대회가 열리면 방송을 해주나요? 그리고 동계스포츠 종목 중에 북한이 잘하는 종목은 어떤 게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2022 북경 동계올림픽이 중국의 북경과 연경, 장가구에서 2월 4일부터 20일까지 열립니다. 지금 한창 경기가 진행 중입니다.
현재까지 순위를 보면 1위에 노르웨이, 2위에 독일, 3위가 미국입니다. 대한민국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하나, 은메달 두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은메달 하나 동메달 하나를 따내며 전체 15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요즘 전 세계인들의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올림픽에 출전한 자국선수들의 경기 결과와 또 그들에 대한 응원인데요. 하지만 전 세계인의 축제에 북한은 빠져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개최를 3개월 앞두고 불참을 선언했고, 이에 국제 올림픽위원회 IOC는 올림픽 헌장 4장 제 27조 '각 국 올림픽위원회는 선수들을 파견해 올림픽대회에 참가할 의무가 있다'는 조항을 들어 북한 올림픽위원회 자격을 올해 9월까지 정지한다고 밝혔었습니다.
지난 2018년 한국의 강원도 평창에서 열렸던 평창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과 여자 아이스호케이단일팀 등 남과 북의 화합으로 감동을 느꼈던 한국사람들은 이번에 그런 장면을 볼 수 없음에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속에 치러지는 올림픽이어서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전 세계 TV 시청률도 많이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올림픽은 스포츠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의 축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한국에서는 원래 시간대에 하는 방송들을 거의 멈추고 공영방송 3사 모두 올림픽경기를 실황 중계해주고 있습니다.
스포츠경기는 항상 생방송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북한식으로 말하면 실황 중계가 됩니다. 스포츠경기를 흔히들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합니다. 그 과정과 결과 모두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에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고 현장의 생생함 그대로의 감동과 기쁨을 전해 받길 원하는 것이죠.
오늘 질문자는 북한에서도 올림픽 경기를 보냐고 물어보셨는데, 제가 기억하기로 북한에서 실황중계로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대회를 보게 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보통은 녹화방송으로 전달되고 경기 영상도 북한의 시선에 맞게 다시 편집됩니다. 한국을 비롯한 일반적인 국가에서 스포츠 경기의 생명은 실시간, 실황중계인데 말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전 세계인과 소통이 가능한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경기가 이뤄지는 순간에 보지 못하면 재미없게 바로 결과부터 전해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외부의 정보가 철저히 차단된 북한은 주민들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싫은 게 많기 때문일까요? 여전히 녹화방송으로 전달합니다. 녹화방송이라도 모든 경기를 편집없이 다 볼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북한에서 잘하는 동계올림픽 종목들에 대해서도 질문하셨는데, 한국은 대표적인 동계올림픽 종목들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에 메달을 안겨준 쇼트트랙이라든지, 스피드스케이팅, 그리고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엎드려서 시속 120km가 넘는 속도로 타는 썰매, 스켈레톤에서 쟁쟁한 세계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북한이야 말로 눈이 많이 오고 겨울이 긴 특성으로 인해 한국보다 오히려 겨울스포츠가 성장할 수 있는 유리한 요건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오늘 질문에 답을 드리면 북한엔 동계올림픽 메달권에 들 수 있는 종목은 없는 것 같습니다. 겨울 체육종목들은 시설과 장비같은 환경적인 요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북한은 모든 것이 열악하죠. 결국 국가의 경제력이 스포츠의 힘으로도 이어지는 것입니다.
스포츠 얘기가 나오니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남북이 스포츠분야만이라도 적극적으로 교류해서 한국에서 시설과 장비도 지원받고, 북한선수들도 마음껏 훈련할 수 있게 되어 북한도 동계올릭픽 종목에서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게 됐으면 하는 바람만 가지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서울에서 탈북민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출연조미영, 에디터이예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