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영의 질문있어요] 북한에도 층간 소음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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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인서트)안녕하세요. 저는 이영하라고 합니다. 한국은 TV에서 종종 층간소음으로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보도가 되잖아요. 북한관련 방송을 듣다가 문득 북한에서도 층간 소음이 있을까? 층간 소음으로 이웃간 문제가 생길까 궁금하더라고요. 알려주세요.

저도 평소에 이 질문은 많이 들었습니다. 층간 소음, 이 말도 북한에선 일반적으로 쓰지 않는 말일 겁니다. 하지만 어떤 뜻인지는 대충 이해는 되시죠? 윗집과 아랫집 사이에서 발생되는 여러가지 소음들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아파트 승강기를 타면 이런 안내문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1.저녁에는 청소기나 세탁기 돌리지 않기 2.아이들이 집에서 뛰지 않도록 주의주기 3.식탁의자를 끌지 않기 4.소음 발생시 윗집에 직접 얘기하기 보다 관리사무실을 통해 연락하기 등등 이웃과의 소음으로 인한 마찰을 만들지 않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봤던 남한 드라마 ,

한국에 마당 있는 집이 많은 줄 알아

우리나라가 땅이 작아서 일까요. 한국에도 아파트가 많습니다. 북한에서 드라마로 봤을 땐 마당이 있는 집들이 꽤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집에 사는 사람들은 진짜 부자였더라고요. 보통은 빌라라고 부르는 4-5층정도에서 높게는 20-30층 되는 아파트들까지 층층이 올려 쌓아진 집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의 건설 수준은 세계에 수출될 만큼 대단합니다. 아파트 단지 대부분을 햇빛이 들어오게 남향으로 짓는 것은 물론, 아파트 내에 체육관, 어린이집, 카페 등 여러가지 편의시설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고요. 아파트 단지 내에 나무와 꽃으로 공원처럼 조성하는 등 요즘 세워지는 아파트를 보면 실내시설부터 외부시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층간 소음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소음은 서로 이해하고 조심해주길 부탁하며 잘 지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소음에 민감하거나 조심성이 부족한 윗집을 만났을 경우, 층간 소음으로 인해 다투다가 아예 이사를 가기도 하고 몸싸움이 일어나거나 가끔은 심각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며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사실 현대화된 도시는 참 복잡한 소리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밖에선 기본적으로 차들이 많아서 차가 쌩쌩 달리며 내는 마찰소리, 경적소리, 냉풍기나 난방기기로 인해 발생되는 미세한 기계음들, 그 외에도 상점에서 틀어놓은 음악소리, 신호등 건널 때 안내하는 소리, 지하철로 내려가면 전동차 오가는 소리부터 각종 안내방송 등 귓가가 조용할 틈이 없는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집에서 만큼은 아주 조용하고 안락하게 쉬길 원하죠. 아주 조용한 공간이 집이길 바라는 겁니다.

북한의 아파트는

한국 아파트와 얼마나 다를까 ?

아마 오늘 질문자 분은 북한엔 차도 많지 않으니까 소리에 대한 예민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 아니면 북한의 아파트는 한국 아파트와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셨던 듯 싶습니다. 오늘도 간략하게 답을 드려야겠네요.

일단 최신식 아파트들은 모르겠지만 예전에 지어진 대부분의 북한 아파트는 온돌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파트지만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집안 바닥을 데우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그러다 보니 가족들이 실제 딛고 생활하는 바닥 밑으로 열기가 들어가는 공간이 적어도 50센치 정도 띄어져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래서 제가 남북 아파트에서 모두 살아본 결과 구조면에서는 북한의 아파트는 직접적으로 윗집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든지 쿵쾅거리는 소리가 신경 쓰일 만큼 들리지는 않았던 듯 합니다.

엘리베이터 없는 북한 아파트

층간 소음 대신 외부 소음 ?

하지만 북한에 층간 소음은 없지만 외부 소음은 있습니다. 사람들은 수직승강기가 없으니 아파트 안의 누군가를 찾을 땐 늘 밑에서 소리칩니다. “미영아~~~” 그리고 차소리는 없지만 구루마 바퀴소리, 물건 파는 장사꾼의 외침, 밤마다 무한반복되는 악기연습하는 소리, 개 짖는 소리까지... 하지만 다행인 건 그런 소리로 다투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늘만큼은 답을 드리는 마음이 불편하지 않네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탈북민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출연 조미영,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