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인서트) "안녕하세요. 저는 김서연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에 가스비가 인상된다고 뉴스에 나오더라고요. 뭐 큰 금액은 아니지만 어쨌든 돈을 더 내야 한다니까 달갑진 않던데, 문득 북한에서도 가스를 사용하는지, 비용은 어느정도 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알려주세요"
가스비 인상 소식, 저도 보도를 통해 봤습니다. 평균 1.8% 정도 오른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에서는 보통 가스비나 전기요금 등의 가격조정이 있을 때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알 수 있도록 발표를 하고 이 내용을 기자들이 취재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텔레비젼 보도나 신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미리 알려줍니다.
크든 작든 돈이 나가는 문제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고, 또 관심도의 크기와 상관없이 한국은 국민들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한 공지의 의무를 국가와 언론 모두 책임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끔 “와 이런 것까지 알려주네” 싶을 만큼 세세하게, 그리고 미리 공지해 주기 때문에 대비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북한의 가스비에 대한 질문을 주셨는데, 그 전에 한국에서의 가스 사용과 비용에 대해 먼저 좀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맘때도 북한은 장작과 석탄을 이용해 불을 때서 밥을 하고 방을 덥히고 계시겠죠? 한국에서는 그 과정이 모두 가스로 대체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집집마다 모두 가스를 이용한 가스보일러가 설치돼 있는데요. 배관이 방바닥 밑에 설치되어 있어 쉽고 편리하게 우리의 고유 문화인 뜨끈뜨끈한 온돌 문화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겁니다.
북한에서 불을 때서 방을 덥힐 때 열기를 조절하기 어려워서 아랫목이 검게 그을리기도 하고, 불을 지피면서 연기가 나서 한겨울에 문을 열어 두기도 하고 여러가지 불편함들이 있었는데요. 가스보일러를 이용하면 쉽게 원하는 온도를 설정해 둘 수도 있고, 난방기가 자동으로 작동과 멈춤을 반복하면서 설정온도를 유지해 주게 됩니다.
일정하게 유지되는 집안 온도 덕에 추운 겨울도 집에만 들어오면 바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을 수가 있죠. 저는 겨울에는 집안 온도를 23.5도 정도로 유지해 두는데요. 한국에 와서 아파트에 살면서 생활했던 10여 년간 가스난방기가 고장 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요금도 궁금하실 텐데, 여기선 개인이 쓴 것만큼 가스비를 냅니다. 전국 각지의 30여 개 도시가스사업자가 지역별로 24시간 가스를 공급하고, 집집마다 설치되어 있는 계량기에 표시된 만큼의 비용을 받는데요. 제가 내는 비용을 말씀드리면 겨울에 12월에서 2월까지 3개월 정도 보일러를 23.5도로 항시 켜놓고 하루에 2끼 정도 가스레인지를 이용해 음식을 하면 한달에 50달러 정도의 비용이 나옵니다. 한국인의 한달 로임이 평균 3천달러 정도 되니까, 크게 부담되는 금액은 아닌 겁니다. 아, 그리고 식당에서 사용하는 가스비나 기업소에서 사용하는 공업용 가스비는 가정집보다 훨씬 가격이 눅습니다.
자, 그럼 이제 북한의 가스 사용과 비용에 대해 답을 드려야 하는데요. 오늘 답도 간단할 것 같네요. 첫 부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까지 대부분의 지방에서 가스가 아닌 나무나 탄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스 사용은 극히 적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평양 아파트들의 경우 가스보일러가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겨울만 되면 착화탄으로 음식만 겨우 조리하고 방안은 얼음장 같이 차다고 합니다. 한국에 온 평양사람들은 하나 같이 북한에서 가스를 그렇게 안 줄 거면 차라리 지방아파트처럼 부엌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네요.
세금 없는 나라라며 가스비도 없다고 북한은 선전하겠지만, 사용을 못하니 돈을 안 내는 거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탈북민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출연 조미영,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