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영의 질문있어요] 여성동무들이 애인에게 받고 싶어하는 선물은?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017년 10월 29일 방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화장품 공장 시찰 장면에서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이 공장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017년 10월 29일 방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화장품 공장 시찰 장면에서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이 공장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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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음악 up & down)

“안녕하세요. 서울에 살고 있는 27살 이채은입니다. 요즘 한국에선 코로나로 인한 제한이 풀리면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되잖아요. 마스크 때문에 안 했던 화장을 해야 하니, 이 참에 제가 좋아하는 화장품을 새로 장만했어요. 북한 여성들도 화장에 관심 많을 것 같은데, 북한에도 인기있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나요?”

(음악 up & down)

한국은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고 야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풀렸거든요. 2년 넘게 마스크로 가려졌던 얼굴들 이제야 비로서 제대로 마주보며 서로의 얼굴 생김새를 익히게 되는 사이도 분명 있을 텐데요. 마스크를 벗게 되면서 요즘 남한에선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확 올라 화장품 매대마다 여성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고, 인터넷을 이용한 화장품 구입도 늘었다고 합니다.

여성들은 화장 전과 후의 모습이 많이 다르기도 하잖아요? 아, 저만 그런가요? 개인적으론 20대 중반이 넘어가면 확실히 화장을 하는 게 맨 얼굴보단 예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변신을 이끄는 화장품의 선두에 한국이 있습니다. 화장품이나 옷차림 등을 합쳐서 k뷰티라고 말하는데요. 코리아의 첫 알파벳 k와 아름다움을 뜻하는 영어단어 뷰티의 합친 말이죠. 지금 전 세계는 k뷰티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의 화장품과 화장법, 옷차림 등이 모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나 노래 같은 한국의 문화예술 분야가 세계인들의 인기를 끌면서 뷰티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더라고요.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의 성별이나 연령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 20대의 여성분들이 있으시다면 오늘 방송이 가장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질문자의 대답에 앞서,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최근 한국 화장법에 대해 간단히 좀 말씀을 드릴게요.

일단 여기 남한에선 기본적으로 자연스럽고 깨끗한 화장법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피부결 표현이죠. 같은 동양인이라고 해도 사람마다 피부색이 조금씩 다르잖아요. 그래서 피부에 바르는 분크림의 색상 밝기도 여러 단계로 나눠져 있습니다. 자신의 얼굴에 맞는 걸 바르는 게 중요하죠. 먼저 자연스러우면서도 매끈하고 탱탱한 피부표면을 완성합니다.

다음엔 눈썹과 눈을 강조하게 될 텐데요. 요즘 한국에선 일자 눈썹을 선호합니다. 예전처럼 가운데가 올라간 갈매기모양이 아니라 일자모양이면서 끝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눈썹 모양을 만드는 거죠. 그리고 얼굴에서 제일 중요한 눈! 눈두덩이에 바르는 색조화장품은 일반적으론 파랗고 노란 찬란한 색상보단 연한 밤색 계열의 색조를 살짝 발라 눈의 음영을 표현하게 됩니다. 그리고 눈이 더 크고 또렷해 보일 수 있게 눈초리가 있는 부분에 선을 그려주고 마스카라로 눈초리를 길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거죠.

화장법에 얘기하다 보니 오히려 제가 신났네요. 더 말씀드리고 싶지만 이제 질문자에게 답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에도 은하수, 봄향기 개성고려인삼화장품 등 북한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 유명 화장품브랜드들이 있습니다. 화장품 종류로는 스킨에 해당하는 살결물부터 로션인 물크림, 영양크림인 밤크림, 그리고 k화장품의 대표적인 에어쿠션이 북한에도 있어요. 물론 용어는 다릅니다. 젖은 분이라고 하죠. 그리고 파운데이션을 뜻하는 물분크림, 눈썹 그리는 눈썹먹, 아이라인눈시울먹, 그러니까 아이라이너까지…

여기 남한에서 중국을 통해 북한화장품을 구매해서 직접 발라보는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분들이 있더라고요. 종류는 다양했지만 한국화장품과 비교하면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맞아요. 북한에서도 사실 정말 인기있는 화장품은 한국 화장품이죠. 남자친구가 생일에 한국 화장품 선물해준다면 정말 감각있고 능력있는 최고의 애인으로 등극하게 되는 거죠. 한국에서도 선물로 가장 많이 주고받는 물품이 화장품인데요. 한국 화장품을 북에 있는 친구들에게 보내고 싶네요. 특히 여름이 되니까 자외선차단크림부터요. 오늘도 아쉬운 마음만 남기고 마무리할게요. 서울에서 탈북민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출연: 조미영 에디터: 이예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