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음악 up & down)
“안녕하세요. 현재 방학을 보내고 있는 20대 대학생입니다. 저는 이번 여름방학 동안 놀이공원, 그러니까 유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놀이공원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곳에서 돈도 벌고 있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들이 있는지, 또 있다면 주로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음악 up & down)
'아르바이트'라는 말 들어보셨을까요? 아마 이곳 한국의 드라마나 라지오를 많이 접했던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더 간단하게 줄여서 '알바'라고도 말합니다.
'아르바이트' 일명 '알바'는 임시로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보통 회사원들은 일정하게 아침 출근, 저녁 퇴근으로 8시간 정도 일하고 로임은 한 달에 한 번씩 월급으로 받게 됩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는 임시적으로 단기간 고용주와 약속한 시간만큼 일하는 것을 말하고요. 로임도 시급으로 정해 일한 시간만큼 계산해 받게 됩니다.
그래서 대학생들이 주로 방학 동안 몇 개월의 시간을 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요. 소일거리를 찾는 어르신들이나 정식 일자리를 찾기 전, 단기간 일거리를 찾는 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한국에서는 사실 아르바이트를 아예 안 해봤던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부가 수입도 얻고 여러가지 경험을 쌓을 수도 있는 기회로 아르바이트를 활용하게 됩니다.
저도 한국에 와서 했던 아르바이트가 있었는데요. 맥주나 외국 술, 음식 등을 파는 가게였어요. 퇴근하고 오는 회사원들이 주 손님이었는데요. 주로 저녁시간에 손님이 많다 보니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수업이 끝나면 가게로 출근해 6시부터 11시정도까지 일을 했었습니다. 돈을 벌어서 처음으로 부모님께 옷을 사드리고 뿌듯했던 기억이 있네요.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로 어떤 일을 하는지도 북한동포분들은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 설명 드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종류가 다양합니다. 대학생들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과외 알바를 하기도 하고, 맥주집 봉사 일이나 편의점에서 물건 판매도 하고요. 참 이외에도 정말 재미있거나 돈을 많이 버는 이색 알바나 돈을 많이 주는 고액 알바들도 꽤 있습니다.
먼저 이색 알바 중에는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이 조소(조각)를 할 수 있게 8시간 정도 앉아 있어야 하는 알바도 있다고 하는데요. 무표정으로 앉아 있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얼굴로 만든 작품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하네요. 또 고액 알바로는 기업에서 신제품 출시를 할 경우 소비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좌담회를 여는데요. 여기에 참여해서 의견을 내고 오는 일입니다. 한 건당 1~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보통 시급을 받는 알바보다 두세 배 금액이 많은 고액 알바라 경쟁률도 높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근로자의 권익을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법으로 정해 보장해주고 있는데요. 현재 한국에서 1시간 일을 하게 되면 받게 되는 최저 금액은 한국 돈으로 9160원입니다. 달러로 환산하면 6달러 8센트정도 됩니다. 하루에 아르바이트로 5시간 정도 일을 하게 되면 아무리 적어도 34달러 정도를 벌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이곳에선 '시간이 돈' 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질문자 분은 북한에도 아르바이트가 있는지를 물어보셨는데요. 정작 저의 설명을 듣고 처음으로 아르바이트가 뭔지에 대해 이해하신 북한동포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물론 북한에 아르바이트라는 용어는 없어도 단기간제로 일하고 보수를 받는 일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중.고등학생들 과외를 하는 대학생들도 분명 있고요. 물건을 나르거나 하는 힘쓰는 일들도 있고요. 하지만 아르바이트에 대한 노동 규정을 만들어 두지 않았기에 젊은 사람들의 노동력은 하루 종일 일하고도 식사 한끼 정도나 헐값에 대체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공장기업소가 멈춰져 있는 지금의 북한 상황에선 제대로 된 급여는커녕 다양한 경험과 재미를 쌓을 수 있는 그런 아르바이트는 없다고 답을 드려야 할 것 같아 아쉽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서울에서 탈북민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출연 조미영, 에디터 이예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