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음악 up & down)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남자입니다. 뉴스를 보다 보면 '북한과 중국은 혈맹관계다’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사실 요즘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 대한 감정이 그렇게 썩 좋지는 않은 것 같거든요. 북한사람들은 중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음악 up & down)
뉴스를 보다 보면 국제관계가 소년들의 친구 관계와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더없이 친밀했다, 금세 소원해지기도 하고, 가끔은 동지에서 적이 되기도 하죠. 그리고 그런 상태는 시시각각 변하는 듯 합니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은 국제관계에도 통용되는 듯 하거든요. 시작부터 너무 개인적인 생각을 진지하게 얘기했나요?
오늘 질문자 분은 북중관계, 그러니까 북한과 중국 두 국가간 관계보다 중국에 대한 북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일본, 중국, 한국에 다 살아봤다는 외국인에게 '각각 다 살아보니까 어떠냐, 어디가 더 좋은 것 같냐?'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을 본 적도 있거든요.
보통 이런 질문을 받은 외국인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대답을 하게 되죠. 그 나라에서 만났던 사람, 그리고 그 사회나 문화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에 비추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북한사람들의 경우 오늘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의 기준이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왜냐면 중국사람과 직접적으로 교류해본 사람, 또는 중국에 직접 가서 그 사회와 문화를 직접 겪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흥미로운 건 북한사람들에게 중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본다면 각자가 모두 할 얘기가 꽤 있을 거라는 겁니다.
지리적으로 한국보다 북한은 중국과 더 가까이에 있습니다. 아니, 아예 붙어있다고 봐도 될 겁니다. 북한에선 '개울인 줄 알고 건너갔는데 중국땅이더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요. 대부분의 탈북민이 이 강을 건너서 탈북을 시도하게 되고, 강을 통해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국경지역엔 꽤 많을 겁니다.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중국산이 아닌 물건을 찾기란 세 잎 클로버 밭에 있는 네 잎 클로버 찾기 만큼이나 어려운데요. 북한의 핵 실험 등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이어지면서 북한으로 물품이 드나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중국이 돼버렸습니다. 칫솔, 치약, 그리고 숟가락이나 그릇같은 식기류, 쌀, 강냉이, 밀가루 등 식량이나 가공식품, 옷, 신발, 화장품 그 외 자전거나 가전제품, 심지어 중국 노래, 영화까지 먹고 쓰고 사는 거의 모든 것이 중국산 제품들입니다.
그렇게 중국의 물건들을 많이 쓰면 친밀하고 좋게 느끼는 거 아닌가 생각하실 수 있지만 어쩌면 거의 그 반대입니다. 중국 물품에는 물론 좋은 것도, 그렇지 못한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북한에 들어오는 중국산 물품들은 대부분 품질이 굉장히 낮은 물품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욕 하면서 쓴다'라고 할 정도로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한국산이나 일본산을 찾는 북한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죠.
외교적으로 혈맹관계라는 표현을 양국이 쓰고 있긴 하지만 실제 북한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경계하고 있고, 내부강연회를 통해서도 인민들에게 중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면 안 된다고 교육시키고 있으며, 무엇보다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이념적 명분을 내세우며 북한을 후원하는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이라는 점은 북한주민들에게는 거의 알리지 않고 있거든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북중이 혈맹관계라 생각하는 북한 인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아마 한국과 중국이 축구경기를 한다면 북한사람들은 무조건 한국을 응원하게 될 겁니다. 진짜 혈맹관계는 남북 아닌가요.
질문에 대한 답이 됐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탈북민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출연 조미영, 에디터 이예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