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음악 up & down)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최근 며칠 동안 뉴스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연이어 나오더라고요. 제가 알기론 미사일 한 발 발사하는데도 많은 돈이 든다고 하던데 북한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고 주민들의 삶이 힘들다는데, 이렇게 많은 미사일들을 발사하는 걸 북한주민들은 반대하지 않나요?”
(음악 up & down)
오늘은 중학생이 질문을 했네요. 몇 학년인지까진 정확하게 얘기하지 않았는데, 한국의 중학교는 북한의 초급중학교에 해당되는 과정입니다. 그러니까 아마 13살에서 15살 정도의 나이가 되겠네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저도 가는 곳마다 이 질문 받았습니다. “왜 이렇게 또 미사일을 쏘는 거래?” 라는 살짝 장난스러운 듯 하나 불만이 가득 담긴 느낌의 질문부터 “이러다 저번처럼 또 백령도나 민간인들 사는 곳에 뭐가 또 떨어지는 건 아니겠지?” 하는 심각하게 걱정스러운 마음에 나오는 질문들까지... 저 역시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인 줄 그들 역시 모르진 않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탈북민들은 필연적으로 비슷한 질문세례를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북한의 핵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연합 공중훈련이 시작되자 북한은 이에 반발하며 지난 2일 새벽 6시 51분쯤 평안북도 정주시와 피현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습니다. 이어 8시 51분쯤엔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이 중 한발이 NLL 이남 25km, 속초 동방 57km 해역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공해상이긴 하지만 NLL 이남으로 남한 영해에 근접한 해역에 처음으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겁니다.
분단 이래 유례없는 방식과 규모의 미사일을 발사한 건데요. 2일에는 10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25발 가량을, 이어 3일에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1발을 쐈으나 비행에 실패했으며 이후 단거리 탄도미사일 5발의 미사일을 더 발사했고, 한미연합 공중훈련 마지막 날인 5일에도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4발을 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2일 울릉도 지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고 전군 경계태세를 격상했으며 이어 공군의 F-15K와 KF-16이 오전 11시 10분부터 정밀 공대지 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의 북한 미사일 도발과 상응한 거리의 해역으로 대응 발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남북관계에 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발사에 대해 오늘 학생의 질문처럼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운 시기에 북한이 엄청난 돈이 드는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은데요. 지난 2일 발사한 25발의 미사일만 하더라도 최대 7500만달러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 도발에 지출한 금액은 국가가 한 달간 필수물품 수입에 드는 비용과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물품 규모는 지난 8월 7154만달러, 9월 9700만달러로 코로나19 이전 북한이 한 해 중국에서 수입한 전체 쌀 규모와도 맞먹는 금액이라고 합니다.
“군수무기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을 조금만 인민생활에 돌려도 우리가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을 텐데...”이 말은 이미 20년 전부터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던 불만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민들의 생활은 더 힘들어졌을 텐데,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미사일 발사와 무력시위를 한 이유, 국민들에게 어떠한 설명이라도 했을까요? 그리고 이제 배고파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그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남아있지 않을 겁니다.
'전쟁 나기 전에 굶어서 죽겠다'는 인민들의 아우성은 무시하고 계속해서 무력증강에 돈을 써야 하는 이유, 그 무력을 통해 기필코 지켜내고자 하는 것은 절대 인민을 위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탈북민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출연 조미영, 에디터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