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로봇이 청소와 배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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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박수영입니다. 청진에서 초급 여맹위원장을 하다가 남한에 간 여성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실수도 잦았지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산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한 번 만나봅니다.

기자:노우주 씨 안녕하세요.

노우주:네, 안녕하세요.

기자:한 주 어떻게 보내셨나요?

노우주:얼마 전에 친구들과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는데 로봇 종업원이 자리까지 안내해 주고 물과 반찬들도 가져다주더라고요. 새삼 로봇이 많은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남한 곳곳에서 일상을 대신하는 로봇들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기자:저도 처음에 로봇 종업원이나 로봇 경찰들이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는데요. 실제로 보니까 더 신기하더라고요.

노우주:네, 저도 신기했어요. 작년 가을 텔레비전을 보는데 인천공항에서 인공지능 자율주행 청소 로봇을 도입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청소 로봇이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게 됐다"고 하는 거예요. 나중에 비행기를 탈 일이 있어서 인천 공항에 가서 직접 봤는데요. 짙은 색상의 박스 모양의 로봇청소기가 혼자서 그 넓은 공항 안을 휘젓고 다니고,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데도 요리조리 피하며 청소하는 모습이 신통방통한 거예요. 로봇청소기에 탑재된 레이저 센서 및 카메라로 360도 시야를 확보해 스스로 승객과 장애물을 탐지하면서 청소한다는 것이 놀라웠고 저도 모르게 입에서 감탄사가 연속 나오더라고요.

기자:인천공항같이 넓은 곳을 청소하기에는 아무래도 사람보다 기계가 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겠죠. 인천공항에서 사람이 오가는 여객터미널과 탑승동만 25.8만㎡로 일반 축구장의 31배, 김일성 경기장의 13배에 달하는 크기인데요. 이럴 경우에는 로봇청소기가 참 유용할 것 같아요.

노우주:네, 그런 것 같아요. 로봇청소기가 화장실이나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곳은 아직 청소하기 힘들지만, 인천공항처럼 바닥이 평평하고 널찍한 장소에서 사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청소 로봇에 각종 첨단기술이 접목되어 최적화된 경로를 찾아다니며 바닥 청소를 한다니 정말 이게 가능한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기자:그런데 공항뿐 아니라 가정집마다도 로봇청소기를 두곤 하죠.

노우주:맞아요. 요즘 웬만한 가정집에는 로봇청소기 한 대씩은 다 있을 정도로 흔해졌어요. 남한에 와서 처음으로 함께 봉사하던 언니네 집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었는데요. 초인종을 누르니 현관문이 드르륵 열리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동글동글한 기계가 발 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제가 "언니, 저 왔어요. 쪼그만 기계가 발발거리며 돌아다니는데 뭐 하는 거예요?"라고 소리쳤죠. 그런데 방금까지 돌아다니던 기계가 온데간데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거예요. 그래서 제가 "언니, 좀 전에 발발거리며 돌아다니던 동그란 기계는 어디 갔어요?"라고 물으니 "우주 씨, 로봇청소기 처음 보는구나" 하더니 "청소한다고 방전이 돼서 충전하고 있어" 하면서 보여 주는 거예요. 신통방통하니 조그만 저것이 청소한다는 것이 처음엔 믿겨 지지 않더라고요.

기자:가정집에서 공기로 먼지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보통 사용하는 진공청소기도 어린 초등학생 키만큼 되다 보니 작은 강아지 크기만 한 로봇청소기를 보면 '청소가 제대로 되는 건지' 의아할 만도 하네요.

노우주:네, 그래서 제가 언니한테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보여 달라고 했어요. 언니가 웃으면서 단추를 하나 누르자 동그란 그 기계가 온 방을 돌면서 먼지를 빨아들이는 거예요. 그러면서 언니가 "요즘 나오는 스마트 로봇청소기는 손전화기에 앱을 깔아 놓고, 손전화기로 터치하면 로봇 청소기가 사람이 없을 때도 혼자 돌아가며 청소를 다 해 놓는다"며 "옛날에는 물걸레를 짜서 엎드려 밀고 닦고 했는데 지금은 성능이 좋은 로봇청소기들이 출시되고 성능도 날마다 새로워지니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이야기 해주더라고요. 90년대 중반에 로봇청소기가 처음 나왔는데 지금은 더 나은 기술이 도입되어 나오니 쓰기에도 편리하고 기능도 더 좋아졌대요.

기자: 이런 로봇청소기는 어디서 구매할 수 있을까요?

노우주:로봇청소기는 백화점이나 전자제품 전문 매장에 가면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그리고 인터넷으로 사람들의 사용 후기를 찾아보고 주문하기도 하고요. 또 가끔 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홈쇼핑 방송을 보면 청소기의 기능을 자세히 설명해 주거든요. 그 방송에 나오는 번호로 전화하면 바로 주문도 가능하고 집 앞에까지 배송이 와요.

기자:처음에 로봇 종업원도 보고 오셨다고 했죠?

노우주:네, 맞아요. 어느 날 단체 모임이 있어서 지정된 식당으로 미리 가 앉아 있었어요. 인원이 많아 예약석에 앉아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누가 자꾸 말을 하는 거예요. 서너 명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반찬이 가득 담긴 3단 사각형 기계가 우리 식탁 옆에 와서 반찬을 내려 달라고 말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가 반찬을 식탁으로 옮겨 놓으니, 로봇이 혼자서 또 굴러가는 거 있죠. 식당의 탁자가 네 개였으니 로봇이 네 번을 왔다 갔다 하며 반찬들을 다 날라 놓고 자기 임무는 끝났다는 듯 주방 한쪽 옆에 얌전히 있더라고요. 주방 이모가 주문 내역을 로봇에게 알려주고 음식을 몇 번 테이블로 배달해 주고 오라고 하니 반찬과 음식들을 3단 층에 가득 싣고 침착하게 지정 테이블로 정확하게 배달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오는데 너무 신기했죠.

기자: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기술이 발전되어 가는 것을 느끼면서 적응하기는 힘들지 않으셨나요?

노우주: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니 처음엔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해요. 아무리 설명서가 있어서 읽어보고 이해하려 해도 자꾸 헷갈리곤 하는데요. 오히려 저는 '최신 기술을 이해하려면 배워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자기 계발에 노력하며 살고 있어요. 새로운 기술이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데 그걸 사용하는 인간이 따라가지 못하면 안 되겠죠.

기자: 21세기 발명품 중에는 스마트폰 즉, 지능형 손전화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노우주:네, 지능형 손전화기는 말하기도 입 아플 정도로 다양한 기능이 있는데요. 또 요즘은 음성인식 기능이 있어서 어두울 때나 급할 때 메시지를 손으로 터치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처럼 생긴 모양을 터치해서 파란불이 들어오면 거기에 대고 전하고 싶은 내용을 말하고 그 내용이 그대로 글로 찍혀 나오거든요. 어르신 분들께 이런 기능을 알려 드렸더니 "눈이 어두워 글쓰기 어려웠는데 새댁 덕분에 편하게 메시지 보낼 수 있어서 참 좋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이러한 기능들을 볼 때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도 누구도 기술적으로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마음이 따뜻해지곤 해요. 청취자 여러분들도 새로운 기술혁명으로 인해 오늘이 어제보다 더 편해지기를 바랍니다.

기자:노우주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노우주:여러분 다음 시간에 뵐게요.

기자:청진 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한국 포항에 있는 노우주 씨를 전화로 연결해 첨단시대 발명품들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수영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