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일원 6개 도시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지난 8일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은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3위, 5년 만에 국제 대회에 참가한 북한은 10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만, 경기 안팎으로 비난을 많이 받았죠.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이 지난 8일 막을 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남긴 성적표는 금메달 11개와 은메달 18개, 동메달 10개로 총 39개의 메달을 따냈습니다. 대회 초반에는 믿었던 남자 사격이 다소 부진했지만 여자 사격과 기계체조, 그리고 역도 등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5년 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금 12개·은 12개·동 13개)와 비교하면 금메달은 하나 줄었지만, 전체 메달 개수는 늘었습니다. 북한이 지난 수년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강세 종목의 역량을 비교적 잘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대 선수와의 인사 거부와 잇단 기자회견 불참에 선수단 관계자 위협까지,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는 많은 논란도 일으켰습니다.
이예진: 북한은 대회 초반, 금메달이 나오지 않으면서 조급함을 느끼는 것 같았는데요. 그래선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이 비난 받을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북한 선수들에 대한 분석이 나올 정도였죠?
김금혁: 북한은 대회 내내 메달을 땄던 경기든, 그러지 못했던 경기든 상관없이 시종일관 매너가 없거나 스포츠인으로서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들을 연이어 보여주며 또 다른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대회 초반부터 그런 분위기가 연출되었는데요. 보통의 축구 선수들이 경기 전이나 경기 후 언론과 소통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침묵과 함께 지나치고, 응원단도 특히 한국 취재진에 냉랭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색된 남북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죠. 과거에는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짧게나마 답변을 하던 북한이었으나 이번에는 한국 기자들을 바라보는 표정도 살벌했고, 투명인간 취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례는 더 있었죠. 북한 유도의 김철광이 한국의 강헌철과 시합에서 승리한 뒤 강 선수가 청한 악수를 거부하고 돌아서는 장면과 조총련 소속 수영 선수 리혜경이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뒤 한국어가 유창한 중국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은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했습니다. 북한 선수들은 과거 단일팀으로 인연이 있는 한국 선수들에게 조차도 냉랭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북한 선수단은 기자회견에서는 '북한' 호칭에 이어 그동안 관행적으로 통용되어온 '북측' 표현에도 크게 발끈했습니다. 반면 북한 공식 매체에서는 한국팀의 명칭을 '괴뢰'로 표기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여러 논란들 중 가장 논란이 됐던 장면은 남자축구 일본과 8강 시합에서 나왔습니다. 북한 선수들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일본 스태프의 물을 빼앗고 가격을 하려는 듯한 위협적인 행동을 취해 경고를 받더니, 패하고 나서는 단체로 심판에게 달려들며 격렬하게 항의했습니다. 참으로 듣도 보도 못한 비신사적 행동을 이들이 보여준 것이죠.
전체적으로 총평한다면, 북한은 국제대회에 처음 나서는 선수들마냥 이런 분위기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외부 세계에 자신들의 말 한마디, 모습 하나를 노출하는 것에 큰 두려움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그것이 당국의 철저한 지시사항인지, 선수 개개인의 문제인지는 그들만이 알겠으나 최소 정상국가의 선수단이 보여주는 모습은 아니라는 것이죠. 또한 북한이 과거 간간히 보여주었던, 정상국가들을 따려가려 했던 움직임이나 노력들은 이번 대회 내내 사라졌고 오직 숨기만 바쁘고, 감추기만 바쁜 전형적인 은둔국가로 회기했음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특히 북한은 대회 참가 선수들의 약물 검사 거부로 북한의 국기, 인공기를 내걸 수 없었음에도 폐회식까지 인공기를 들어 문제가 됐는데요. 대회 개최국인 중국은 암묵적으로 넘어가 주는 듯 했습니다. 국제 기구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김금혁: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의 인공기 게양을 방치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반도핑 규정 위반 사항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6일 경고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반도핑기구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대회에서 인공기를 반복적으로 휘날리게 둔 것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세계반도핑기구는 "이 문제를 방치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 일어날 수 있는 결과를 개막식 전후로 수차례 명확하게 설명했다"고 했죠. 세계반도핑기구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 다양한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자금 지원 철회,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주관 대회의 올림픽 또는 패럴림픽 관련 자격 철회, 벌금 부과 등이 있습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그럼에도 인공기 사용을 옹호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린다르 싱 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장 대행은 북한의 인공기 사용에 대해 "우리의 입장은 모든 사람이 참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지지한 바 있습니다. 당분간 북한의 인공기 문제를 둘러싸고 이 두 국제기구가 직간접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놓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당사국인 북한은 조만간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방북을 받아들여 도핑 검사도 진행할 전망입니다. 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정보 사이트인 마이 인포에 따르면 비노드 쿠마르 티와리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사무총장 대행은 "최근 북한 측이 도핑방지기구 측에 국경이 열렸으며 금지약물 검사를 위한 직원을 보내도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예진: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화제가 됐던 북한의 유튜브 영상들 기억하십니까? 귀여운 아이나 예쁜 젊은 여성 등이 등장해 평양 시내에서 일상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북한을 홍보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는데요. 이를 두고 한국에서는 또 다른 논란이 있었습니다. 북한이 만든 영상을 정기적으로 보거나, 잘 봤다는 호감을 표시하는 '좋아요'를 누르거나, 또 후원금을 보내는 행위는 국가보안법 위반일까, 아닐까 하는 거였는데요. 통일부가 여기에 대해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한국의 경향신문에 따르면 통일부가 북한 측이 운영하는 유튜브에 좋아요·구독을 누르거나 슈퍼챗(실시간 후원금)을 보내는 단순 행위는 북한 주민 접촉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법률 자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무법인들은 이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령 해석·운용상 접촉 개념에 해당하는 '의사 교환의 목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접촉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자문했습니다. 호감을 표하는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는 일방적인 감정 표현에 불과하며, '구독'은 해당 유튜브에서 새로운 영상을 올렸다는 알림을 받기 위한 일방적인 행위라는 것입니다. '슈퍼챗'도 일방적으로 후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라 접촉 신고 의무는 없다고 봤습니다. 다만 '좋아요'와 '슈퍼챗' 전송이 반복적이거나 구독을 홍보할 경우 '적극적 의사 교환'에 해당해 접촉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슈퍼챗을 통한 대북 송금은 외국환거래법·남북교류협력법과 유엔 대북 제재 위반이 될 가능성도 지적했습니다.
이예진: 북한의 저작물이나 영상물을 보는 행위는 한국에서 오랜 논란거리 중 하나죠. 그래서 인터넷 이용자들의 의견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들이 있었나요?
김금혁: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확연하게 대조적인 댓글 위주로 소개를 좀 해드린다면, '북한측에 후원금을 보내면 그 돈으로 미사일을 만드는 것 아니냐?', '북한 유튜브 구독은 차단으로 막아야 한다', '수익이 발생하고 그 돈이 북으로 들어간다면 반역이다. 그 돈으로 핵 개발하고 무기생산하고 더 나아가 인권탄압 자금 지원하는 꼴이다' 등등이 있었고요. 반대 내용은 '대한민국은 자유로운 국가다. 국가보안법 폐지해라', '남북한 교류는 가능한 개방하여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적대가 아닌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여 전쟁의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등이 있었습니다.
제 판단에는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자유로운 나라이기 때문에 지나친 통제나 차단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유튜브가 체제선전용이고 오직 북한 체제에 이로운 내용만 실리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본다면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유해한 내용들이겠으나 그것을 보고 말고는 개인의 선택이고 '좋아요'를 한두 번 누르고 그 내용에 동조하는 것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한국 국민들도 이제는 북한의 실상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북한 체제가 아무리 선전을 한다 하더라도 그걸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그 내용에 동조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 역시 소수에 불과하죠. 앞서 법무법인들도 밝혔듯이 만약 그 소수가 북한 체제 선전 내용을 유포하거나 적극적으로 홍보에 가담할 때는 처벌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그게 아니라 단순 '좋아요'나 '슈퍼챗'은 개인의 자유 영역에 묶어놔야 한다고 봅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