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전에도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정상회담을 했지만, 지금의 정상회담은 그때와 차원이 다릅니다. 아마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바뀌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난 이후 한 달 뒤 또 김정은과 트럼프가 만납니다. 그러니까 이번엔 미국까지 뛰어들어 판이 매우 커졌고, 또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한 정상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만큼 큰 거래가 이뤄진다는 뜻이죠.
이번 주에도 4월 초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지명자 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가서 뭘 했겠습니까. 거래가 이뤄질지 타진을 해본 것이죠. 즉 북한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폐기하고 미국은 그 대가로 뭘 줄 수 있는지, 또 북한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이걸 이야기 나눈 것입니다.
예정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기로 한 것을 보면 이야기는 잘 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폐기하고 뭘 바라는지에 대한 윤곽은 나왔습니다. 북한 체제 안전 보장, 북미 수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대북제재 해제 이러루한 요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하나가 다 엄청난 사건입니다. 65년의 정전 상태가 종료되면 아마 북한이 그토록 중단하라고 요구했던 한미군사훈련도 거의 하지 않게 되겠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최종 도장을 찍기 전에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나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북한의 핵 폐기는 미국과 흥정할 문제지만, 그 전에 문 대통령과 만나서 여러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담의 중재자라고 할 수 있는 문 대통령은 또 김정은을 만나 들은 의중을 트럼프에게 전달하겠죠.
일단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나오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그거 있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고 제가 늘 말했던 것이죠. 김정은에게 중요한 것은 체제 보장인데, 핵을 쥐고 있어봐야 국제사회의 제재로 말라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 그럼 이제 우리는 핵을 폐기한 뒤 우리 생활이 뭐가 달라질지 한번 따져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정은이 요구하는 것은 일단 내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것입니다. 북미수교와 평화협정 체제 전환 모두 결국 따져 놓고 보면 무기를 놓을 테니 나를 치지 말라는 것이죠.
그런데 북미수교가 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다고 해서, 그게 곧 북한 인민이 잘 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전혀 영향이 없다는 것은 아니죠.
일단 대북제재가 해제되면 대량 아사 사태가 벌어질 위험은 크게 떨어지겠죠. 중국과 교역을 해서 살 수 있기 때문에 석탄 등 광물 수출과 수산물 수출, 의류 임가공 이런 것들이 다시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정도는 인민의 삶에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김정은이 거기에서 더 진도를 나갈 것인지, 아니면 체제 보장에만 만족해서 진도 나갈 생각을 하지 않을지 그게 관건입니다. 가령 평화체제가 정착돼 안보 걱정이 해소되면 김정은이 경제를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해 한국과 적극 경제교류를 하는 상황이 제일 좋지요.
남북 관계도 좋아지면 개성공단 같은 것이 북한에 열 개 이상 생길 수 있고, 이때쯤이면 개성공단처럼 구멍가게가 아니라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이 북한에 들어가 저렴한 인건비를 이용해 공장을 차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의 대기업도 적극 북한에 진출하고, 이러면 남쪽도 좋고, 북한 인민도 좋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외부 바람이 들어오면 체제가 위태롭다 생각해 한국이나 해외 기업을 받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민들이야 평화체제가 무슨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또 평화체제가 되면 남북이 상호 약속을 해서 병력 감축 같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남쪽에선 18개월, 즉 1년 반 동안 모든 남자는 의무적으로 군대를 다녀와야 합니다. 북한의 10년에 비하면 정말 짧지만 여기 청년들은 자유를 속박당하는 군대에 1년 반이나 묶여 있어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북이 합의해서 병력을 절반 감축한다 이러면 여기는 60만 병력을 30만 명으로 줄이고, 군 의무복무제를 원하는 사람이 월급을 받고 군대에 복무하는 직업군인제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만 해도 아마 사람들이 만세를 부를 겁니다.
그럼 북한은 어떻습니까? 병력을 절반으로 감축하면 10년 갈 것을 5년만 가도 됩니다. 젊은 지지층의 인기를 얻길 몹시 원하는 김정은이 이것만 해도 청년들의 만세를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걸 안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김정은이 청년들을 군대에 몽땅 입대시키는 것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만이겠습니까. 청년들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지요. 사회에 나둬봐야 직업도 없고, 무직 청년이 늘면 사회가 불안해지니까 이들을 다 군대라는 조직에 묶어두고, 공짜로 건설 판에 내몰아 부려 먹자는 목적입니다. 이걸 기꺼이 포기할지는 의문입니다.
이밖에도 남북이 합의해서 한국에서 중국, 러시아를 잇는 철도와 도로를 닦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언제부터 한국이 하자고 했는데 김정일이 거부해왔습니다. 북한이 중국까지 가는 고속도로만 닦아서 이용료만 받아도 연간 1억 달러가 넘는 돈이 공짜로 들어오지만, 그걸 닦으면 자본주의 물이 들어와서 안 된다고 거부했습니다.
과거 김정일은 인민을 잘 살게 만드는 방법이 없어서 잘 살게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인민이 잘 살면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워질까 봐 안했던 것입니다. 과연 김정은은 인민을 위한 마음이 얼마나 있을까요?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면 그가 아버지와 똑같은 인간인지, 아닌지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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