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음력설은 잘 보내셨습니까. 지난번 방송에서 저는 우크라이나에서 죽어가는 북한 군인들의 불쌍한 운명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말하면 남한 일각에선 “우리도 과거 베트남(윁남) 전쟁이 군대를 보내지 않았는가. 김정은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할 수 있을까”라는 말도 나옵니다.
그래서 한국의 베트남전 파병이 김정은의 파병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오늘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한국의 베트남전 파병은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65년에 시작됐고, 1973년까지 약 7년 반 동안 현지에 5만 명의 병력을 유지했습니다. 전쟁 기간 5,099명이 전사했습니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물론 60년과 오늘을 동일 선상에서 따질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북한군 파병과 한국군의 파병을 한번 비교해보려 합니다.
베트남 파병은 한국이 경이로운 수준의 경제 성장을 할 수 있게 한 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60년대는 정말 가난하던 시절이었고 미국에 안보를 절대적으로 의존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전쟁이 시작되자, 미국은 한국전에 참전해 자유세계를 지켰던 것처럼, 호치민이 선제공격한 남부 베트남을 지원해 참전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자 미군은 한국에 주둔한 두 개 사단을 베트남에 보내려고 했습니다.
당시엔 김일성이 호시탐탐 남침 기회를 엿볼 때였는데, 강력한 전력을 갖춘 미군이 빠져나가면 북한이 기회라고 생각해 침공할 우려가 컸습니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너희 대신 병력을 보내줄 것”을 제안했던 것입니다.
또 하나 고려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10여 년 전에 치른 3년간의 6.25전쟁에 미국은 연인원 179만 명을 파병했습니다. 이중 전사자 4만 명 부상자가 10만 명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젊은이들이 숱한 피를 흘리며 한반도를 지켰는데, 미국의 젊은이들이 죽어갈 때 모른다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이랬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김정은의 파병은 이런 환경도 아니었습니다. 북한에 러시아군이 주둔한 것도 아니고 안보적 공백이 발생할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또 6.25전쟁 때 소련이 공식적으로 파병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안 보내도 되는 전쟁인데 김정은이 파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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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은 파병은 하면서도 어떻게 하나 우리의 손실은 줄이고, 얻어내는 것은 많게 하려고 많은 애를 썼습니다. 베트남 전쟁을 통해 한국은 ‘월남 특수’라고 불리는 엄청난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미국과의 각서를 통해 “파병에 따른 모든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고, 한국군 17개 사단과 해병대 1개 사단의 장비를 현대화하며 미군의 차관과 원조를 받으며 군수물자 생산에 한국에 참여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조약을 맺습니다.
그 덕분에 한국군의 무장 장비는 빠른 시기에 미군과 같은 수준으로 질적 도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로 파병한 북한은 러시아의 군사 장비를 제공받기는커녕 개인 화기는 물론 자주포와 방사포까지 북한에서 가져가고, 포탄과 미사일까지 탈탈 털어 러시아에 바쳤습니다. 젊은이들의 목숨에 더해 인민들이 굶어 죽어 가면서 만든 군수물자를 러시아에 다 넘겨준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얻고 있습니까. 러시아는 농업 대국이라 1년에 1억 톤이 넘는 식량이 생산됩니다. 그중 몇 십만 톤만 북에 들어와도 지금 장마당 쌀값이 치솟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 기간 엄청난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1960년 3,300만 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이 1966년에는 2억5,000만 달러로 증가하여 연 44%의 고속성장률을 기록했고,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8.5%에 이르렀습니다. 1967년부터는 다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착수해 이 기간 수출은 연평균 33.7%, 경제성장률도 연평균 10.7%를 기록했습니다. 경제성장률 10.7%는 경이적인 기록입니다.
이게 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미국으로 받은 대가로 이룬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무슨 대가를 받게 될까요. 전 세계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과연 북한을 도와줄 여력이나 있겠습니까.
또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 군인들은 어디로, 왜 싸우려 가는지는 알고 갔습니다. 북한처럼 훈련이라고 속여서 누구랑 싸우다 죽는지도 모르는 전장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베트남에 간 한국군은 지금 러시아군의 총알받이가 된 북한군과 처지가 달랐습니다. 당시 베트남에서 미군의 전사자 비율은 2.3%였지만, 한국군은 1.4%였습니다. 미군이 훨씬 많이 전사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러시아에선 북한군을 돌격의 앞장에 세워 벌써 병력이 2개월 안에 궤멸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이 죽습니다.
베트남에 간 군인들과 노무자들은 적잖은 보상도 받았습니다. 비록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북한처럼 살아서 돌아오면 영웅 대접해준다는 그따위 말뿐인 보상은 아니었습니다.
1967년에 베트남 파병 군인과 기술자들의 저축액이 당시 한국의 가계 저축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4%에 이르렀습니다. 즉 베트남에 참전하는 대가로 미국에서 흘러온 달러가 어마어마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은 과연 어떤 보상을 받을까요.
베트남에 간 한국군은 적어도 참전 사실을 숨기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병사들이 죽어가는 소식을 북한 내부에조차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할 얘기가 많지만 시간상 다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러시아 파병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여러분들이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은 베트남 참전으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일떠서는 발판을 마련했고, 국민이 부유해졌습니다.
북한은 자국 병사들의 목숨 값으로 과연 무엇을 얻게 될지, 그들의 죽음으로 받는 보상금이 김정은의 주머니만 채우는 것은 아닌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