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음력설은 잘 보내셨습니까. 방송을 준비하면서 지난해 음력설에 제가 방송을 했던 내용을 다시 보았습니다. 작년 음력설 방송 제목은 ‘올해 더욱 살벌해질 김정은의 공포통치’였습니다. 그 방송을 통해 저는 음력설이 지나 2020년엔 정말 어려운 시절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물론 그때는 코로나가 퍼지지 않았던 때이지만, 북한은 코로나가 없어도 북미관계 실패로 경제 파탄이 이미 예정돼 있었습니다.
지난해 저는 김정은이 경제가 너무 어려워 신년사도 못할 지경이고 내세우는 구호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 선전과 너무도 흡사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경제가 파탄이 나면 민심 이반이 무섭고, 그래서 주민들을 통제하려면 외부를 향해 시선을 돌리게 하거나, 내부적으로 공포통치를 해야 하지만, 외부 도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미국이 작년 설 직전에 이란 군부 실세인 카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총사령관을 갑자기 제거해버리는 것을 보고 무서워서 미국을 향한 도발을 할 수가 없고, 그래서 김정은이 확실히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내부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불안한 민심을 강압적으로 억누르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어떻습니까. 제 예상이 정확히 맞지 않았습니까. 코로나까지 닥치니 김정은의 공포 통치는 극에 달했습니다. 북에 있는 저의 정보원을 통해 들은 바로는 코로나 방역 지침을 위반했다고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두 달 남짓한 기간에 무려 700여명을 처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이 생길까봐 국경에 폭풍군단을 파견해 국경연선 1㎞ 안에 접근하면 무조건 사살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쩍하면 사람들을 죽이는데서 한발 더 나가 완전히 해당 단위를 쓸어버리는 일도 반복됐습니다.
이렇게 공포통치를 하면서 김정은은 얼굴도 잘 내보이지 않았습니다. 뒤에 숨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 조일까 이 궁리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새해 직전 또 하나의 끔찍한 소식이 다시 날아들었습니다. 바로 지난해 1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한국 문화를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것인데, 지금 내부에서 굶어죽을 형편인데 김정은은 인민들 어떻게 하면 더 잘살게 할까,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어떻게 하면 내리게 할까 이런 궁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남조선 영화 못 보게 할까 이런 궁리만 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저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이렇게 악랄할 수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북한은 법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법의 내용을 잘 모를 수가 있어 제가 오늘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해 드리며 분석해 보겠습니다.
금지되는 사항은 일단 한국 영화는 물론, 노래 그림 사진 등 모든 것을 소유하거나 유포하는 것이 금지됐습니다. 이걸 어기고 보면 5년 이상 1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유포하는 사람은 무기징역과 사형에 언도한다고 돼 있습니다.
교화 5년 가면 사람이 생존할 확률이 절반도 안 됩니다. 믿어지지 않아 내부에 알아보니 더 끔찍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한국 영상 1번 보면 무기징역, 2번 보면 사형을 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한국 드라마가 생겨서 예전처럼 친구들과 몰래 돌려보면 돌린 사람은 사형이고, 본 사람은 무기징역이란 뜻입니다. 한국 영화 한번 봤다고 사실상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정말 북한 역사상 그 어느 시기에도 없던 전대미문의 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등록되지 않은 TV, 라디오, 컴퓨터를 쓰게 되면 역시 몽땅 압수하고 형사처벌하겠다고 합니다. MP4, 노트텔 이런 것도 이제 다 빼앗길 판입니다.
남조선식으로 말하고 글을 쓰거나 남조선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남조선 서체로 인쇄물을 만든 자는 2년형에 처한다는 내용도 그렇습니다. 말투가 쉽게 바뀌지 않는데, 어디 가서 한국식으로 한마디 잘못했다가 꼼짝 못하고 감옥에 갈 판입니다.
거기에 신고하지 않은 자에 대해서도 노동단련형을 내린다고 규정하고, 사전에 불법행위를 차단하지 못한 기관 및 관련자까지 처벌하겠다고 명시한 것은 연좌제에 해당합니다. 간부들도 이제부터 공포에 떨어야겠죠. 직원 중에 누가 한국 드라마 보다가 걸릴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김정일 시대에도 보지 못한 공포의 칼날이 2021년에 곳곳에서 피바람을 불 것 같습니다. 이 라디오를 듣는 분들도 만약 적발되면 사형된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작년 음력설 방송 제목이 ‘올해 더욱 살벌해질 김정은의 공포통치’였다면 올해 방송은 어떤 제목을 붙여야 알맞을까요. 올해는 미쳐 날뛴다는 표현 밖에 더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김정은은 당창건 열병식장에서 인민들에게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는 연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뒤에 돌아가선 어떻게 하면 저것들이 주린 배를 그러안고 공포에 질려 벌벌 떨게 만들까 이런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같은 것이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간부도 어떻게 하면 더 조일까 고민하던 끝에 나온 대책이 바로 이번에 신설된 노동당 규율조사부와 법무부입니다. 이제 그 땅에선 간부도 인민도 숨을 제대로 쉬고 살 수가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의 공포 통치가 극에 달하면 달할수록, 이는 김정은 체제가 점점 한계점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일 뿐입니다. 조이고 또 조이면 터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언제까지 인민들이 이런 공포에서 견디며 살 수 있을까요. 동틀 무렵이 제일 어두운 법입니다. 김정은은 지금 마지막 어둠의 발악을 하고 있습니다.
새해엔 김정은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모든 북한 동포들이 자유롭고 미래가 찬란한 새 세상을 맞게 되기를 저와 함께 간절히 소망해 봅시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