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일가의 해외 위조여권 사랑

0:00 / 0:00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1년 5월. 당시 저는 탈북해 중국에 머물고 있었는데, 텔레비에선 김정일의 맏아들인 김정남이 일본에 입국하다가 나리타공항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중국으로 추방됐다는 보도를 보게 됐습니다. 추방 장면을 담은 사진도 다 나왔는데, 뚱뚱한 김정남과 그 뒤로 아이 한 명, 젊은 여자 두 명이 함께 찍혔습니다.

저야 김정일에게 아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렇게 크고 뚱뚱한지 몰랐습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김정남이 자기 아내인 신정희와 아들, 그리고 신정희의 친척 여자와 함께 일본에 놀려왔다가 잡힌 겁니다. 북한 여권으로는 올 수 없으니 도미니카 여권을 정교하게 위조해 팡시온이란 도미니카 거주 인물로 위장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분노했죠. 지금 조국에선 인민들이 배고파 굶어죽고 있는데, 저 김정남은 얼마나 좋은 것들을 많이 먹었는지 완전히 피둥피둥해서는 가족 데리고 달러 뿌리며 전 세계를 놀러 돌아다니고 있구나 하고 말입니다. 일본에 있는 디즈니랜드라는 유명한 놀이공원에 놀러 왔다가 잡혔다고 합니다.

여권도 얼마나 잘 위조했는지 들킬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일본 정보기관이 이미 김정남이 도미니카 여권으로 입국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알고 있었기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이지 여권만 보고선 절대 잡을 수 없었죠.

확실하진 않지만, 당시 김정은의 모친인 고용희가 권력 승계가 유력했던 김정남을 내치고 자기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작업했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고용희는 일본에서 건너간 재일동포 출신이라 일본에 선이 있죠. 그러니까 성혜림의 소생인 김정남을 몰아내기 위해 일본에 슬쩍 김정일의 맏아들이 놀러간다고 정보를 흘려준 거다 이런 말입니다.

아무튼 이 작전이 먹혔는지, 김정남이 일본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에 김정일은 대노해서 "저 놈은 못 쓰겠어"하고 고용희의 자식인 김정은에게 권력을 물려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이런 이야기도 들렸습니다.

권력에선 밀려났지만 김정남은 지난해 2월에 말레이시아에서 독살되기 전까지 해외에서 호화롭게 살았습니다. 마카오와 베이징에 여자 3명이나 두고 살았는데, 주로 마카오에 오래 머물렀죠. 마카오 집은 남중국해가 보이는 300만 달러가 넘는 고급 주택인데, 수영장도 집안에 다 있었습니다. 이 집에서 김정남은 둘째 여자와 그가 낳은 아들과 딸과 살면서 경호원도 셋이나 두고 시간이 되면 카지노에 놀러 다녔습니다. 마카오 시내에 또 아파트를 내서 3번째 내연녀도 살게 했습니다.

일본에 데려갔던 본처인 신정희는 베이징에서 100만 달러가 넘는 아파트에 살게 했습니다. 김정남은 베이징에서 살다가 마카오에 가서 살다가 태국에도 놀려가고, 유럽에도 가고 하면서 아무튼 잘 놀다가 죽었습니다. 김정남이 펑펑 써댄 돈들은 다 북한 인민의 고혈을 짜내 한 푼, 한 푼 마련한 달러였을 겁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얼마 전 김정은과 김정일의 위조여권도 세계적 통신사인 로이터의 단독 보도로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서유럽 정보기관이 갖고 있던 정보를 로이터 기자가 입수한 것이죠. 사진을 딱 보니 한눈에 김정일과 김정은인걸 알겠습니다. 김정남이 도미니카 여권을 썼다면 김정일과 김정은은 브라질 여권을 위조했습니다.

해당 여권들은 유효기간 10년으로 1996년 2월 체코 프라하의 브라질 대사관에서 발급했다는 도장이 찍혀 있었습니다. 김정은의 여권은 1983년 2월 1일생 '조세프 와그'라는 이름으로 돼 있고, 김정일의 여권은 1940년 4월 4일생 '이종 최'라는 이름으로 돼 있었습니다. 둘 다 출생지는 브라질 상파울루로 기록돼 있더군요.

이걸 공개한 로이터가 브라질에 이 여권이 진짜 맞냐고 질문하니까, 브라질 관계부서에서 "아, 진짜 맞다"고 놀랐습니다. 교묘하게 진짜 여권을 만든 것이죠. 일본 요미우리신문 역시 김정은이 "1991년 5월 '조세프 와그'라는 가명을 사용한 브라질 여권을 갖고 형 김정철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에서 일본으로 입국해 11일간 체류한 적이 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김정남만 위조여권 가지고 다닌 것이 아니라 김정은도 이미 7살 때인 1991년부터 형제들과 함께 브라질 위조여권 가지고 일본에 놀러 다녔던 것입니다.

북한에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다가 일본에 가면 즐겁게 놀데 많지, 맛있는 음식도 많지 아마 눈이 번쩍 뜨였을 겁니다. 그렇게 일본이 좋았으면 북한도 그렇게 만들 생각을 해야지, 자기들만 놀고 북한은 '거지 국가'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일본과 로이터의 합작 보도로 김정일과 김정은의 위조 여권이 드러났지만, 김정은이 위조여권을 한개만 갖고 있었겠습니까. 아마 많을 겁니다. 김정일이 1996년에 브라질 위조여권을 만들었다는 건 뭘 의미합니까? 그때 김정은이야 12살 이니까 몰래 놀러 다닐 수 있다 쳐도, 김정일은 얼굴이 전 세계에 알려졌을 때인데 위조여권이 통하겠습니까. 해외에 몰래 놀러 다니느라 만든 것은 아닌 게 확실한데, 왜 만들었을까요.

1996년은 고난의 행군으로 수 많은 북한 인민들이 굶어 죽어갈 때였습니다. 김정일도 체제 유지가 자신 없으니 혹시 봉기 같은 것이 일어나면 이 위조여권을 갖고 외국으로 냅다 뛰려고 만든 거 아니겠습니까.

요렇게 자기는 살길을 다 마련해두고선 인민들에겐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고 선동이나 해대고 말입니다. 아마 모름지기 지금 김정은도 미국과 끝까지 싸우자고 하면서도, 비밀금고 안에는 자기와 이설주, 그리고 자식들의 위조여권을 갖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유사시 망명객의 목숨은 어떻게 하나 살려주는 미국으로 도망갈 계산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여러분에게 충성을 강요하는 백두혈통의 실체는 바로 이렇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