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모두 자체 생산 가능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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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전 한국은 최초로 국산 초음속 전투기를 생산해 ‘KF-21 보라매’라는 이름으로 명명한 뒤 시험 비행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세계에서 전투기를 독자 개발한 나라는 13개 밖에 안 됩니다. 그만큼 항공 산업은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음속 전투기를 자체 개발한 나라는 세계에서 8개밖에 안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항공우주산업에서도 당당하게 세계 10권인 국가 경제 위상에 합당한, 아니 경제규모 순위보다 더 위의 자리를 차지한 것입니다. 한국은 땅크와 군함은 물론 이제는 전투기까지 자체로 생산해 수출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북한 사람들은 “우리도 군함도 땅크도 다 만든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대충 만들려면 어느 나라인들 못 만들겠습니까. 한국의 전투기는 미국을 제외한 세계 어느 나라 전투기와도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수준이고, 땅크도 세계에서 네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수준이며 세계에서 몇 개 나라만 갖고 있다는 이지스함도 만들었습니다. 북한의 땅크는 한국군 땅크와 맞붙으면 10대가 달라붙어도 한 대도 못 이기고, 전투기는 더욱 격차가 큽니다. 한국이 생산한 전투기는 레이더에 안 걸리는 스텔스 전투기의 직전 단계로, 항공 강국이라는 러시아의 최신 전투기보다 성능이 낫다고 봅니다.

사실 전투기는 상당히 중요한 무기입니다. 현대전은 공중을 누가 제패하는가에 승부가 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핵무기를 가진 쪽도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이상 공중을 제압당하면 핵무기를 쏠 기회조차 빼앗길 수 있습니다. 공중을 장악하면 핵무기 투발 수단, 즉 핵미사일과 공중 폭격기를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폭격기는 뜰 수도 없고, 핵미사일은 발사 이후 궤도 진입까지 가장 느린데 공중을 장악하면 발사 순간부터 곧바로 100% 요격을 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하게는 발사 준비 단계에서부터 타격이 가능하죠. 핵잠수함도 활동 범위가 크지 않다면 위치를 짐작해 해당 상공에서 지키면 되죠.

하늘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지상전의 왕자라고 하는 땅크 무용론까지 오래 전부터 나왔죠. 공중을 빼앗기면 땅크나 포병이나 땅에 있는 무력은 강력한 폭격기 앞에선 그냥 밥입니다. 걸프전 때 이라크는 공중을 장악당해 땅크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등 항공 폭격에 지상군이 거의 괴멸됐죠. 현대전은 먼저 스텔스기가 들어가서 적의 항공관제 및 반항공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관제 시설을 잃은 적의 공군은 눈을 잃게 되고, 반항공 시스템이 파괴되면 그때부터 속도가 느리지만 강력한 타격력을 갖춘 폭격기나 지상 공격기, 직승기가 하늘을 제패합니다.

북한은 공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오래 전에 깨달았습니다.

여러분들은 북한군이 6.25전쟁 때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왔다가 왜 끝내 퇴각했는지 아십니까. 이것도 공군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낙동강을 넘으려 할 때 미군 폭격기가 하늘에서 폭탄을 비처럼 쏟아냈습니다. 그러니 북한 주력부대가 괴멸되고, 땅크들이 파괴되고, 보급로가 끊겨 힘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6.25전쟁이 끝난 뒤 김일성은 공군이 없는 것을 통탄해 공군 건설에 힘을 쏟았습니다. 결과 1980년대 드디어 북한은 평안남도 순천 인근 ‘각암공장’이라는 지하공장에서 전투기 두 대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냥 미그-15 전투기 수준이지만 당시 북한 주력기가 미그21인 점을 감안할 때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발동기는 소련제였습니다. 시험비행은 사실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데, 특히 북한산 전투기는 더욱 그러하겠죠. 결국 한 조종사가 목숨을 걸고 도전했는데, 내린 다음엔 “죽어도 다신 타지 않겠다”고 했답니다. 동체가 너무 떨려서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는 것이죠.

북한에선 1980년대 말에 미그-29 부품 일체를 수입해서 조립하기도 했는데, 당시 첫 비행기를 만들고 소련 비행사에게 시험 비행을 맡기니 돈을 너무 많이 불러서 북한군 비행사 몇 명이 김정일에게 편지를 보내 목숨 걸고 시험비행을 했습니다. 이들은 나중에 영웅칭호를 받았습니다.

현재 북한의 중요 전투기 제작 공장은 평북 방현에 있는 ‘방현비행기공장’입니다. 일명 4월4일 공장으로 불리는 이 공장은 북한 군수공장 중에 최대 규모인데 종업원이 1만 명 정도 됩니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때 이 공장 사람들부터 굶어죽었다고 합니다. 이 공장은 공군 전투기 정비와 수리 일체를 담당하는데 경비행기와 우뚜바, 직승기 정도는 만듭니다. 그리고 지금은 경제난 때문에 그것도 못하고 허접한 무인기 생산과 비행기 정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김정은은 북한이 비행기 생산 능력이 있다는 것을 그렇게 자랑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여러분 기억하시겠는지 모르겠지만, 2015년에 어떤 촌극을 펼쳤냐하면, 북한의 기술로 경비행기를 자체 생산했다면서 김정은이 직접 시험 비행까지 하는 연극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설퍼서 딱 들켜 망신당했죠. 새로 만들었다는 비행기 문이 울퉁불퉁한 데다 녹이 쓸어 노랗게 변해 있었습니다. 이게 뭡니까. 동유럽 어느 나라에서 쓰다 버린 낡은 비행기를 주어 와서 페인트 좀 칠하고 새 것이라 사기 치려다 딱 걸린 건데,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김정은도 얼마나 창피했겠습니까. 아마 노발대발해서 관련자 수십 명을 죽였을 듯 합니다. 그 다음부터 이런 어설픈 연극은 하지 않습니다.

이런 김정은이니 자체로 세계적 수준의 전투기를 생산하는 한국을 보며 얼마나 부럽겠습니까. 아니, 부럽기보단 속이 쓰리고 자괴감이 들고, 무능력하게 느껴질 겁니다. 김정은에게 밤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전투기는 우리가 먼저 만들었는데, 지금은 왜 격차가 이다지도 하늘땅 차이로 벌어진 것인지”를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길 권고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