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심리 조종을 당하는 북한 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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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에 제가 일본의 유명 심리학자 오카다 다카시란 사람이 쓴 '심리 조작의 비밀'이란 책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대중의 심리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분석했습니다. 이 책을 보고 저는 북한이야말로 심리 조작으로 집단 최면에 걸린 사회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심리조작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특정 동작을 하도록 세뇌되는 걸 말합니다. 여러분들은 생물시간에 파블로프의 개라는 것을 배웠겠지만 종만 딸랑딸랑 울려도 개는 먹이를 주는 줄 알고 침을 뚝뚝 흘립니다. 그렇게 개를 만드는 것이 바로 심리 조작입니다. 그런데 심리조작은 개만 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얼마든지 당합니다. 김일성 얼굴만 봐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면 그것이 바로 여러분이 심리조작을 당했다는 증거입니다.

파블로프의 개를 연구한 러시아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도 소련의 대중 심리조작에 동원됐습니다.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레닌은 파블로프를 불러다가 그동안 연구를 정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파블로프가 400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를 냈는데, 레닌은 그걸 단 하루 만에 다 읽었다 합니다.

이튿날 파블로프를 부른 레닌은 매우 감격한 표정으로 "이로써 혁명의 미래가 보장됐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레닌은 대중에게 박혀있는 제정 러시아의 전통과 사고방식을 개조하고 사회주의 사고를 세뇌하기 위한 심리 조종 기술을 손에 쥔 것입니다.

대중을 사상 개조하는 방법을 설명하면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일단 외부와의 접촉은 철저히 차단합니다. 외부 정보가 들어가면 사람들이 당에서 주입하는 거짓말을 믿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왜 개방이란 말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지 알겠죠. 요즘 불법 영상물을 보면 5년 형에 처한다고 공포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일단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막고 하나의 사상만 인정하게 하고 다른 것은 모두 부정하게 만듭니다.

둘째로 신비성을 조작합니다. 당이나 지도자는 특별한 신과 같은 존재로서 신비성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방법은 사이비 종교 교주들도 씁니다. 자기는 대중을 구하는 신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그런 기초에서 대중에게 끊임없는 자기반성을 하게 만듭니다. 자기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도 비판하고 폭로하고 이런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서로 연대감을 높입니다. 북한에서 생활총화와 호상비판 계속 하도록 만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념을 주입하는 단계에 들어가면, 이념을 성스러운 과학으로 만들고 이를 의심하는 것은 신을 의심하는 것과 같은 죄로 인식시킵니다. 김정일이 왜 직접 '사회주의는 과학이다'라는 논문을 자기 이름으로 발표했을까요. 바로 이념을 성스러운 과학으로 만들어야 대중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념을 개인보다 높은 위치에 놓이도록 교육합니다. 즉 사회주의를 위해선 자기 한목숨 서슴없이 바치라고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 또 하나의 원리는 생존은 누구에게나 보장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즉 사상 개조를 거부하고 지도자나 당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람은 죽는다 이런 인식을 심어주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북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죠. 하지만 세계 수많은 사이비 종교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신자들을 세뇌시킵니다. 중동에서 자폭테러범도 똑같은 과정과 방식으로 세뇌됩니다. 다시 말하면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국가와 파시즘, 사이비 종교는 세뇌시키는 방식이 모두 똑같습니다.

그런데 사상을 주입하는 것도 정교한 방식이 있습니다. 우선 사람을 고독한 단절 상태에 놓이게 한 뒤 정보 입력을 극단적으로 제한하거나 과잉시키는 것입니다. 정보가 극단적으로 부족하면 사람은 감각 차단 상태에 놓이는데, 이때 입력하고자 하는 정보를 과잉으로 주입하면 뇌가 잘 받아들입니다. 북한에서 티비만 틀면 맨날 장군님 어쩌고저쩌고 하는 노래가 쉴 새 없이 나오는 것도 이런 원리입니다.

예전에 소련은 정치범을 오랜 기간 격리하고 정보 유입을 제한시키자 취조관의 기분에 맞춰 자신의 죄를 꾸며낼 뿐 아니라 그것을 진실이라 믿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감각차단 상태로 생기는 심리조작의 힘은 상상 이상으로 큽니다.

두 번째 원리는 뇌와 육체를 지치게 만들어 딴 생각할 여유를 빼앗습니다. 북한 당국이 왜 쥐꼬리만 한 배급을 줘 굶주린 인민을 '100일 전투'나 '200일 전투'에 쉬지 않고 내모는지, 왜 생활총화와 각종 강연회로 정신없이 들볶는지 잘 모르시겠죠. 이게 바로 심리조작에서 제일 필요한 부분입니다. 여러분들이 딴 생각할 겨를이 없이 들볶으면 사상 주입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중을 피곤하고 지친 상태, 즉 결핍과 불안한 상태로 빠지게 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빼앗고 나면 드디어 핵심으로 들어가는데 바로 지도자나 이념을 따르면 영생이 차례진다고 주입하는 것이죠. 이런 단계를 거치면 사람들은 육체와 재산을 서슴없이 지도자를 위해 바치려는 완전한 심리 조작이 성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북한은 바로 소련과 중국에서 배운 이런 정교한 대중 심리조작의 단계를 70년 넘게 운영하고 있고 인민을 수령의 꼭두각시로 조종하고 있습니다. 종교 집단과 테러범을 세뇌시키는 방식과 북한의 세뇌 방식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이런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불행하게도 어렵습니다. 북한에서 사는 한 자기가 세뇌됐다는 것도 알지 못합니다.

북한 인민의 집단 세뇌와 최면을 깨려면 어떻게 할까요.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습니다. 김정은이 죽고 노동당 선전부를 없애고, 세계와 교류하게 되면 여러분들도 드디어 우리가 평생 속고 조종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