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장 단장에 열심인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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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동안 사라졌던 김정은이 다시 나타나 이번 주에 당 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망해가는 회사들을 보면 쓸데없이 회의만 많던데, 북한이 딱 그 꼴입니다. 올해가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당 전원회의만 3차례나 열렸습니다. 아마 북에 사는 인민들도 이젠 무슨 회의를 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겁니다. 회의를 했다고 해서 대책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이번에도 김정은이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말했군요. 똑같은 태풍이 들이닥쳐도 북한만 피해를 봤다는 거네요. 태풍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늘 올라가기 때문에 한국이 훨씬 더 센 강풍을 만나지만 여긴 특별히 피해가 없습니다.

김정은이 올해 어디를 시찰하지도 않고 앉아서 주재하는 회의만 주구장창 열고 있는데 어딜 다니기 몸이 편치 않은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회의를 하면 저는 회의장에 눈길이 갑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됐는데, 이유는 회의를 할 때마다 회의장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여러 회의장을 번갈아 쓰기도 하고 또 같은 방인 것 같아도 배경이 바뀌고 책걸상이 달라지고, 병풍도 바뀌는 것 같습니다. 한번은 큰 원탁에 앉아 했다가, 한번은 책걸상 놓고 했다가 또 한번은 그냥 접견실 같은 분위기를 맞추어 했다가 아무튼 계속 변화를 줍니다. 김정은이 이런 것에 아주 예민하다는 증거겠죠. 회의 사진이 외부에 공개되니 없어도 있어 보이려 하는지 몰라도 아무튼 계속 외부에 비치는 모양새에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같은 회의장에서 계속 회의를 하면 뭐가 문제가 됩니까.

이런 것을 보면 김정은의 성격이 일부 비춰지는 것 같습니다. 엄청 까다롭다는 말이겠죠. 회의장만 그런 것이 아니고, 자기 집도 계속 뜯어 고칩니다. 여러분들이야 평양에 살아도 중구역 중앙당 청사 안을 볼 수 없지만, 여기선 위성으로 내려다보기 때문에 다 볼 수 있습니다.

전국에 김정은의 특각이 30개가 넘는데, 평양에도 10여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진짜 사는 집이라고 할 만한 것이 바로 중앙당 청사 안에 있는 15호 관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위성으로 내려다보면 엄청 으리으리합니다. 중앙당 본부청사에서 250m 떨어져 있는 곳인데, 지하도로로 중앙당 청사와 연결돼 있어 김정일은 집무실에서 승강기로 지하로 가서 집으로 퇴근했습니다. 정문이나 현관은 전혀 이용하지 않으니 중앙당 사람들도 김정일이 언제 나타나고 언제 사라지는지 알 수가 없는 겁니다. 집무실은 늘 불을 켜놓고 선전선동부는 이걸 장군님이 퇴근 안하고 일하고 있다고 또 세뇌를 시켰던 겁니다.

김정일이 사망한 뒤 15호 관저는 김정은이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죽은 아버지가 쓰던 것을 물려받아 쓰기는 찝찝했는지 아예 완전히 뜯어 고쳤습니다. 2012년에 대대적인 공사를 벌여 집을 싹 다 갈았는데, 그러고도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3년 뒤인 2015년엔 아예 허물고 다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올해 지붕도 또 파란색으로 새로 교체했습니다.

지금 쓰는 집을 보면 외관이 김정일 때보다 훨씬 화려하고 또 평양 시내와 연결되는 지하도로까지 새로 만들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세 번이나 집을 보수했는데, 나라를 잘 살게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집 공사에 이렇게 열심인 것을 보니 정말 지도자의 자격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럼 평양 자기 집만 고치면 몰라도 전국 도처에 있는 별장들도 이것저것 또 고칩니다. 돈은 여기에다 다 퍼붓는지 계속 바뀝니다. 가령 김정은이 태어난 송도원야영소 강 건너편에 있는 원산 602초대소의 경우 김정일이 쓰던 건물은 놔두고, 주변에 큰 건물 6~7개 새 것처럼 꾸렸습니다. 초대소 뒤에는 비행장을 만들었다가 몇 년 뒤에 또 없애고 승마장으로 바꾸었습니다.

전국 초대소 인근에 비행장이 10개 넘게 새로 생겼습니다. 차로 다니기도 불편하니 비행기를 타고 놀러 다니겠다는 말이겠죠. 비행장 하나 건설하는 게 얼마나 품이 많이 듭니까. 그런데 김정은 하나를 위해 비행장을 몇 년 동안 열개나 건설했다는 말이겠죠. 인민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처사입니다.

어디 집과 별장만 그럽니까. 심지어 평양의 도로조차 자기들 입맛에 맞게 만들었죠. 평양은 건늠길이 거의 없어 시내에서도 시속 100km 놓고 달려도 거침이 없습니다. 광복거리 같은 곳에 가면 비행장처럼 넓은 도로가 10리 넘게 쭉 이어집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바로 인민을 대하는 철학의 차이에서 갈라지는 것입니다.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도 시내 도로는 보행자 편의를 위해 우선적으로 건설합니다. 그런데 평양은 김 씨 일가의 편의를 위해 도로가 건설된 것입니다. 김 씨 일가가 행사 나갈 때에는 신호를 파란색으로 다 열고 다니니 문제는 없는데, 그 외에도 암행어사처럼 밤에 몰래 다닐 때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횡단보도가 많아 신호가 걸리니 짜증이 나서 “뭐가 이리 신호가 많나, 건늠길 없애고 육교와 지하도를 만들어”라고 했답니다. 이후에 평양 도로에서 건늠길이 사라지고 육교와 지하도가 대량으로 생겨났다고 합니다. 김 씨 일가가 차를 타고 쌩쌩 다닐 때 인민들은 계단을 힘들게 오르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북한을 가만 보면 말로는 인민을 하늘처럼 생각한다고 하지만, 김 씨 일가를 위해 인민이 노예가 된 실상이 여기저기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지금도 인민들은 식량이 없어 앞으로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김정은은 회의 하루 이틀 얼굴을 들이밀고 또 비행기를 타고 별장에 갈 겁니다. 그리고 또 한 달 넘게 들이박혀 5과로 뽑은 미녀들과 세월을 보내지 않겠습니까. 참으로 분통이 터지는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